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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무연 흙화덕으로 제3세계 빈민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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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대 동아리 ‘적재적소’ 자체개발 화덕 인도 등에 보급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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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화덕을 사용하는 인구가 30억명이나 되는데 화덕이 내뿜는 유해가스에 매일 노출돼 있어요. 빈민국 사람들이 이젠 마음 놓고 화덕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자신들이 개발한 친환경 화덕으로 인도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빈민층의 수호천사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있다. 전북 군산대 창업동아리 ‘적재적소’ 회원들이다. 적재적소는 박도현(신소재공학과 4년) 고수미(영문과 3년) 김신미(창업학과 1년)씨와 졸업생 등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최근 만들어 낸 ‘흙화덕’은 가스와 전기를 쓸 형편이 못되는 궁핍한 이들을 위한 도구다. 어디서나 흔하게 얻을 수 있는 모래와 진흙, 지푸라기를 재료로 사용해 돈도 거의 들지 않는다. 화력이 강력하면서도 일산화탄소, 미세먼지 등 유해가스에 대한 걱정을 일거에 없앴다.

“인도에서만 한 해 200여 만명이 폐질환으로 사망한다고 합니다. 전 국민의 70%가 화덕을 사용하는데 과도한 연기 흡입이 그 원인이죠. 특히 농촌지역 여성과 아이들의 피해가 크다는 얘기에 안타까움이 컸지요. 이를 해결할 방법이 뭘까,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지요.”

학생들 사이에서 ‘두 번 연소해 화력이 세고, 가스를 잡는 보일러’ 아이디어를 접목해 보자는 제의가 나왔다. 군산대 LINC+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여러 번의 실험 끝에 흙화덕을 제작했다. 두 개의 연소 장치와 외부 공기 주입구를 설치한 제품은 불꽃이 한층 강력해지면서도 연기를 90% 이상 제거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렇게 개발된 흙화덕(틀)은 올 5월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서울대에서 열린 창의설계경진대회에서 ‘전 세계 소외된 90%를 위한 맞춤형 아이디어’라는 평가와 함께 최우수상을 받았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인도 남부지역으로 현지 테스트를 다녀왔다.

현지에서 찍어낸 화덕을 사용해 본 주민들은 “화력이 좋고 무엇보다 연기가 없으니 살 것 같다” “인도 농촌에 바로 적용가능한 제품”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타밀 나두의 타두르 등 일부 지역에서 군산대가 제공한 화덕틀로 제품을 만들어 사용 중이다.

지난 7월 라오스 방문에서도 호응이 뜨거웠다. 흙화덕을 본 대학생들은 “엄마에게 효도하고 싶다”고 시제품을 달라며 뒤를 따라 다녔다. 대학교수들까지도 “화덕틀 제조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요청했다. 아프리카 우간다에서도 흙화덕을 보급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는 요청이 날아들고 있다.

적재적소 박도현 회장은 “편리하고 안전한 흙화덕을 세계인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성형틀을 제작 중이며 3D프린터를 이용해 화덕틀을 더 단단하고 쉽게 만드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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