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지난해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폴 매너포트 선대본부장이 러시아 정부와의 내통 혐의로 기소됐다.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첫 번째 기소에 몸통이 걸려든 것.

뮬러 특검은 30일(현지시간) 지난주 연방 대배심에 의해 기소된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을 조사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매너포트는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 캠프 간의 공모를 위해 불법적 해외로비 활동과 돈세탁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너포트는 제럴드 포드와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밥 돌 등 공화당 여러 대통령 후보의 캠프를 맡아 이끈 워싱턴 정가의 대표적 정치 컨설턴트로, 지난해 3월 트럼프 캠프에 합류해 5월에는 선대본부장으로 발탁됐다.

매너포트는 지난해 대선 기간 동안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변호사와 만난 이른바 ‘트럼프 타워 회동’에서는, 장남이 직접 매너포트를 불러 같이 만날 정도로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 변호사 측은 힐러리 클린턴에게 불리한 정보를 주겠다며 트럼프 주니어에게 접근했다. 이에따라 매너포트의 기소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도 특검이 기소할지 주목된다.

앞서 매너포트는 친 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집권당으로부터 1270만 달러의 현금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8월 선대본부장을 내려놓은 바 있다.

뮬러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을 직접 기소하고 나서면서, 워싱턴 정가도 소용돌이 속으로 밀려들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공화당 주도의 감세 개혁안 추진과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임명, 아시아 순방 등 굵직굵직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큰 악재가 터진 셈이 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같은 위기를 맞불 작전으로 돌파할 기세다.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가 내통했다는 문건 이른바 ‘트럼프 X파일’을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민주당이 사주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캠프가 퓨전GPS에 92만7천달러를 지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밝혔다. 또 “이 회사는 민주당전국위원회에서도 124만달러를 받았다”며 의혹 부풀리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클린턴이 만든 가짜 X파일, 러시아와의 우라늄 계약, 3만3천건이 넘는 삭제된 이메일과 제임스 코미 FBI 전 국장의 조작 등 너무나 많은 것들에 대해 수사가 부족하다”며 자신에게만 편중되는 수사에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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