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지체장애 교수 열정이 만든 국내 첫 장애학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약사 출신 조한진 대구대 교수

석사과정 신입생 모집 시작

중앙일보

대구대학교 조한진 교수. [사진 대구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년 3월 대구대학교 일반 대학원에 ‘장애학과’가 신설된다. 장애학 석사(Master of Disability Studies) 만들기 국내 첫 도전이다. 조한진(52·사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목발을 짚고 다니는 지체 장애 2급인 그는 한국 최초로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장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다. 조 교수는 “지난 3월부터 장애학과 개설의 필요성을 대학 측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해 마침내 개설 승인을 받아냈다”며 “1일부터 학생 모집에 들어가 내년 신학기 첫 석사 과정 학생들을 받는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화여대가 최초로 여성학과를 만든 배경을 들어가며 대학 측을 설득했다고 한다.

그는 “장애를 교정이나 치료, 치유의 대상으로만 봐선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 여성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를 하는 여성학처럼 장애도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애학은 장애를 개인의 단순한 결함으로 보지 않는다. 사회 환경 문제로 본다. 이 개념을 기본으로 두고, 사회에서 장애를 규정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요인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교육 과정은 장애학 개론, 장애인 인권, 장애인 정책과 법률, 장애와 문화·예술 등 15개 과목 이상이다.

소아마비로 어려서부터 지체 장애가 있던 조 교수는 원래 사회복지학이나 장애학을 공부한 학자가 아니다. 그는 대전에서 약대를 졸업하고 9년간 약국을 운영했던 약사다. 약국에서 우연히 장애인들을 여럿 만나면서 어떤 식으로든 그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후 본격적으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 위해 숭실대학교에 입학했고 미국 유학까지 다녀왔다.

조 교수는 2004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대구대는 1956년 대학 설립 때부터 장애인 교육과 복지 향상에 힘써온 대학이다. 현재도 200여 명의 장애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