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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역사와 와인의 고장... 향기로운 영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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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여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한번쯤 들어본 적 있을 이 시는 포은 정몽주의 '단심가'이다. 기울어 가고 있던 고려이지만 끝까지 굳은 결의를 지키려는 유학자의 자세와 두 왕조를 섬기지 않겠다는 일관된 신념이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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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에는 고려 충신이었던 정몽주의 덕행과 충절을 기리기 위하여 창건된 서원이 있다. 바로 ‘임고서원’이다. 이곳은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어 1603년(선조 36)에 다시 지었고, 이때 사액서원이 되었다.

임고서원의 좌측으로는 웅장한 은행나무 한그루가 있다. 이 나무는 무려 500년이 넘은 것으로,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가을이면 가히 장관을 이룬다. 안으로 들어서면 중심 거물인 강당이 나온다. 자연에 둘러싸여 기품이 느껴진다. 강당 툇마루에는 문필가들의 글로 채워져 있다. 뛰어난 필체로 이루어진 현판이 가득 걸려있는데, 하나하나가 참 멋스럽다. 이곳에 앉아 마당을 내려다보면 영천만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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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고서원 외에도 영천은 한국와인으로 유명한 곳이다. 예로부터 땅이 기름지고, 수리시설이 발달하여 농산물 생산지로 알려졌다. 특히 포도는 전국 생산량 중 11% 가량을 차지할 정도이며, 영천은 국내 최대 포도 산지 중 하나다. 덕분에 와인을 만들기에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현재 영천에는 약 20여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각각의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포도수확 시기나 품종 등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독특해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진다. 게다가 와이너리에서는 포도 따기부터 와인 담그기, 와인 시음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단순히 마시는 것을 떠나 와인에 대한 새로운 경헝을 할 수 있다.30년 와인장인의 경험과 역사가 숨 쉬는 와이너리, ㈜한국와인

영천에 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한국와인은 대표 격인 곳이다. 영천 와인은 지난 1985년 포도가 본격 재배된 이후, 2006년 ㈜한국와인 하형태 사장이 마주앙 근무시절 양조 경험을 살려 '뱅꼬레' 레드, 화이트, 로제, 아이스 와인 등을 출시해 본격 와인시대를 열었다.

하형태 대표는 국내 최고의 양조자 중 한명이다. 마주앙을 생산하던 전 두산주류에서 20년간 양조를 하였고, 현재까지 30년 이상 와인 양조 경력을 갖고 있는 한국와인업계의 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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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와인은 지난 2004년 설립됐다. 5,000평의 규모로 포도를 재배하고 있으며, 400평에서 약 15개 이상의 품종을 시험 재배하고 있다. 모든 포도는 전량 와인으로 만들고 있으며, 레드, 화이트, 로제, 아이스, 오디와인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곳의 아이스와인은 국내 최초로 출시된 아이스와인으로 현재 시판되고 있으며, 2011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식 만찬주로 유명하다.

회사 이름은 (주)한국와인이지만, '뱅꼬레'로 더 많이 알려져있다. 그가 만드는 와인 '뱅꼬레'는 불어로 와인을 뜻하는 '뱅(Vin)'과 한국을 의미하는 '꼬레(Coree)'의 합성어이다. 가장 한국적이고, 세계적인 한국 최고의 와인을 만들겠다는 포부와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만든 브랜드이다.

가장 한국적인, 가장 세계적인 와인

'뱅꼬레'는 시장에 진출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독특한 향과 맛으로 와인을 즐기는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매년 매출액이 평균 20~30%씩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MBA레드 품종을 기본 베이스로 한다. 영천의 MBA레드 품종은 유독 당도가 높아 가당을 하지 않는다. 여기에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등 외래품종을 블렌딩 하고, 3년간 숙성을 통해 완성한다.

하영태 대표는 블렌딩 이유에 대하여 "우리나라 포도품종에 없는 맛을 보완하기 위하여 외래품종을 블렌딩하여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더 풍부한 향과 맛을 낸다"며, "향후에는 블렌딩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단일품종으로도 와인을 만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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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화이트 와인은 오일리한 맛과 풋사과 향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바디감은 묵직하며, 흙향이 감돈이다. ‘뱅꼬레’ 화이트역시 MBA레드 품종으로 만든다. 포도를 파쇄기에 넣으면 껍질이 조금 벗겨지고, 과육이 살짝 눌리는 형태가 된다. 이때 과즙은 붉은 빛깔이 거의 없다. 이상태에서 그대로 발효를 하면 레드와인이나 로제와인이 만들어진다. 반면, 과육이나 껍질을 건져내고, 즙만 걸러내 발효하면 화이트와인이 된다.

'뱅꼬레' 레드와인은 알코올 도수 12도로 짙은 루비색이다. 풍부한 아로마 향과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난다. 석류주스, 라즈베리와 같은 베리 종류의 과일향이 난다. 붉은색 육류와 불고기, 떡갈비 등 한식과 잘 어울린다. 지난 2011년에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VVIP룸 만찬주로 사용됐다.

한국와인에서 만든 알코올 함량 12% 아이스와인으로 영천 머루포도를 동결 건조하여 최대한 당도를 높인 무가당 고급와인이다. 사과, 매실 등의 과실향과 더불어 조청의 진득한 단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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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베리 오디 와인은 신선한 오디를 바로 착즙하여 얻은 오디 착즙액을 단계별로 발효시켜 정통발효와인을 제조했다. 맛과 향 그리고 기능성 등의 품질 면에서 기존의 오디 와인과 차별화시켰다. 딸기향이 감도며, 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와인이다.

한편,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한국와인은 양조장 외에도 실습 및 시음장을 마련하여 교육과 체험학습 등 다채로운 시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직접 한국와인을 빚을 수 있는 '와인 만들기 체험’, 1년간 포도나무를 분양하여 키울 수 있는 '나의 포도나무', 오디 및 아로니아와 포도, 감을 직접 수확하는 '수확 체험', 와인에 발을 담그고 즐기는 '족욕와인' 체험 등이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발효된 와인도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와이너리 바로 옆에는 '최무선 과학관'이 위치하고 있어, 번거로운 이동 없이도 알찬 여행코스를 구성할 수 있다.

㈜한국와인 정보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금호읍 원기리 414-2
전화: 054-333-3010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장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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