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2일 개통, 서울역에서 1시간54분
물망치·도치·도루묵…겨울 진미 가득
해풍에 말려 먹는 복어·장치찜도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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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로 가자. 이왕이면 동해로 가자. 살이 잔뜩 오른, 알이 그득 찬 해산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해변에서 한 아낙이 도루묵을 말리는 모습..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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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먹거리식당에서 파는 물망치탕. 물망치(학명 고무꺽정이)는 아귀 친척뻘인데 몸에 진액이 많다. 그래서 탕을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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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조폭 행동대장 같은 이 녀석의 학명은 고무꺽정이다. 아귀의 사촌쯤 되는 녀석인데, 강릉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삼숙이(학명 삼세기)와도 다르다. 강릉·동해·삼척 앞바다, 수심 30~50m에 사는 심해어다. 촌스러운 이름, 험악한 인상과는 달리 맛은 좋다. 물론 알이 잔뜩 밴 겨울이 돼야 진미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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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항에서 본 물망치(고무꺽정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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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먹거리식당의 또 다른 별미 가자미회. 얼린 물가자미를 뼈째 썰어서 초고추장에 버무린 채소와 함께 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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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나 안목 등 다른 강릉의 유명 해변보다 한적한 사천 해수욕장. 갯바위로 건너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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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커피트럭을 몰고 전국을 휘젓고 있는 바리스타 이담씨에게 물었다. 조금 한가하면서 커피 맛도 좋은 카페가 없는지. 이씨는 강릉시내와 정동진, 사천해변 등에 있는 카페 몇 곳을 추천했다. 이중 동선을 고려해 사천해변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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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해변 목 좋은 곳에 자리한 쉘리스커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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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리스커피는 다양한 드립커피를 판다. 수제 쿠키와 케이크, 초콜릿과 궁합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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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항구회센터는 어시장 바로 옆에 있다. 매일 아침마다 시장에서 공수한 해산물로 생선회는 물론 다양한 요리를 낸다. 사진 아래는 개복치 숙회, 가운데는 방어 회, 위는 참가자미 세꼬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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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식당에서 생선회보다 더 인상적인 음식은 따로 있었다. 먼저 도치 두루치기(1만5000원). 이맘때 알이 잔뜩 밴 도치는 알탕으로 많이 먹지만 김치와 함께 자작하게 끓여 먹는 두루치기는 또 다른 별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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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잔뜩 품은 도치와 묵은지를 함께 끓인 도치 두루치기. 도치알탕과는 또 다른 별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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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바람에 열흘 가까이 말린 복어는 아무 양념을 하지 않고 찜통에 쩌내기만 해도 맛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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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가 조금 긴 것이 까치복, 짧은 것이 밀복이다. 밀복이 조금 더 고소하고 까치복은 씹는 맛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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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사람들이 예부터 보양식으로 먹은 우럭미역국. 우럭을 곰국처럼 끓여 살이 거의 바스라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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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미역국을 잘 한다는 옛태광식당(033-653-9612)은 숙소가 있는 경포해수욕장에서 멀지 않았다. 식당에 들어서니 구수한 미역국 냄새가 진동했다. 손님 대부분이 미역국을 먹고 있었다. 외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보다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 많았다.
우럭미역국(8000원)을 주문했다. 여섯가지 반찬과 국이 나왔다. 국물을 떴다. 으어. 탄성이 나왔다. 두 숟갈, 세 숟갈 들 때마다 옅은 탄성이 이어졌다. 구수하고 개운한 맛이 소고기미역국과는 결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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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송죽 사장은 아침마다 한약 달이듯 정성껏 국을 끓인다. 우럭미역국은 김애란의 소설 '가리는 손'에 묘사된 것처럼 손이 많이 가는 보양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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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태광식당은 반찬도 깔끔하다. 동해안 횟집에는 반찬을 사다 쓰는 집이 많지만 이 집은 손수 만든 반찬을 낸다. 1년 이상 숙성한 젓갈로 담근 김치와 강릉 토속음식인 삭힌 오징어젓갈이 특히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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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태광식당은 미역국은 물론 반찬 하나하나를 정성껏 만든다. 맨오른쪽 위에 있는 건 오징어를 삭혀 먹는 정통 오징어젓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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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주문진 수산시장에서 발에 치일 정도로 흔한 도루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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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항 주변에는 큰 시장이 여럿 있다. 주차장 앞 건어물시장과 회센터 뿐 아니라 어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난전, 온갖 잡동사니를 파는 종합시장까지 모여 있다. 황 대표는 “부담없는 가격으로 회를 먹거나 생선을 사가려면 난전을 추천한다”며 “시장 뒤편 골목에 잘 알려지지 않은 허름한 맛집도 많다”고 설명했다.
먼저 주차장과 바투 붙은 어시장을 들렀다. 입구부터 겨울 강릉바다의 주인공이 널려 있었다. 배가 터질듯 알을 품은 도루묵 암놈이 1만원에 10~15마리였다. 석쇠에 구운 도루묵을 파는 집도 있었다. 주문진을 상징하던 오징어는 요즘 금징어로 불린다. 그래도 제법 큼직한 녀석이 두 마리 1만원이라니 서울에선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이다. 시장에는 복어도 많았다. 까치복, 밀복 등이 겨울철 강릉 앞바다에서 많이 잡힌단다. 12월1~3일에는 복어 축제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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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에서 바로 시장으로 온 까치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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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 뒷골목은 유유히 걷기 좋다. 허름하지만 맛난 음식을 내는 식당이 많고, 낡은 적산가옥도 남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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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풍이 말린 장치는 두툼하게 썬 감자, 양파를 넣고 매콤한 찜으로 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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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 삼미식당은 음식 맛이 정갈하다. 밑반찬도 공을 들여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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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KTX 경강선은 12월22일 개통 예정이다.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1시간54분 걸린다. 올림픽 기간(2018년 2월9~25일)에는 인천공항·서울·청량리·상봉역에서 강릉까지 가는 기차를 하루 51편 운항한다. 서울역 출발 기준 어른 2만7600원. 강릉역에서 내린 뒤 경포해수욕장, 주문진 등 강릉 주요명소를 가려면 버스·택시를 타거나 렌터카를 이용하면 된다. 아직 KTX 정식 개통 전이어서 역 주변에 렌터카 업체가 들어서지 않았다. 코레일측은 "열차 개통 시점에 맞춰 현대카드와 함께 운영하는 KTX딜카 외에도 그린카·쏘카 등이 강릉역에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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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22일 개통하는 KTX 경강선의 종착역인 강릉역.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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