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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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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선에 탄 아기예수'…伊 성탄 장식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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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갓 태어난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 예수 탄생을 경배하는 동방 박사들로 구성된 성탄 장식물을 놓고 이탈리아 한 지방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북부 볼로냐 인근의 소도시 카스테나소의 중심 광장에 설치된 올해의 아기 예수 탄생 장식물은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은 채 고무 보트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이 고무 보트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널 때 사용하는 배를 상징한다.

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 인근 도시에 등장한 성탄절 예수 탄생 장식물.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가 난민들이 타고 지중해를 건너는 고무보트에 타고 있는 모습을 담아 논란이 되고 있다. [ANSA통신 홈페이지 캡처]



이 도시는 난민들이 처한 고난을 일깨우고, 그들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성탄 장식물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헛간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가 동물들에 둘러싸인 채 구유에 누워있는 전형에서 벗어난 이 장식물에 가톨릭계는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에르네스토 베키 볼로냐 보좌 주교는 "성탄을 앞두고 설치되는 예수 탄생 장식물에 난민선이 포함될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예수가 구유에 누워있는 것으로 전한 성경은 글자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며 불쾌감을 표현했다.

스테파노 세르멘기 시장은 일각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번 성탄 장식은 (이탈리아에서)난민이 처한 문제들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 장식물을 바꿀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카스테나소 시는 아기 예수가 난민선에 타고 있는 성탄 장식물을 시가 발행하는 크리스마스 카드의 배경으로도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이탈리아에는 2014년 이래 지중해를 건너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들어온 난민 수가 약 60만 명에 달하며, 난민 수용으로 인한 사회적·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곳곳에서 반(反)난민 정서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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