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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글로벌 이슈/민병선]총기난사, 난민, 부패… 내년엔 희망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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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초등학생 ‘김동아’ 군이 꿈꾸는 가상 북-미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손녀 아라벨라 쿠슈너(가운데)가 할아버지에게 세계 평화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것이 진짜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는 설정이다. 동아일보DB


동아일보

민병선 국제부 차장


밤송이만 한 함박눈이 어깨에 살포시 내린 12월 어느 날. 학교 신문활용교육(NIE) 숙제 때문에 신문을 보며 올해 뉴스를 정리하던 초등학생 김동아 군은 눈물을 흘렸다. 지면에는 온통 우울한 소식뿐이다. 미워하고 싸우고 부수고…. “어른들의 세상은 왜 이렇게 회색빛일까.”

밖에서 들려오는 흥겨운 크리스마스 캐럴이 세상의 비극과 대조를 이뤘다. 한 해를 우울한 기분으로 마무리할 수 없던 동아는 뉴스를 바꿔 보기로 했다. 2017년의 절망 대신 2018년의 희망 메시지가 담긴 뉴스 만들기. 마음 한편 ‘호프(hope) 요정’을 불러내 마법의 주문을 외쳤다. “‘2017 비극의 7대 뉴스’를 핑크빛으로 다시 써줘!”

○ 영국 그렌펠타워 화재


영국 정부가 화재로 집을 잃은 런던 그렌펠타워 320가구에 무상으로 집을 마련해 주기로 했다. 그렌펠 이재민들은 형편이 어려운 이민자와 저소득층이 대부분으로 화재 뒤 모텔 등을 전전해 왔다. 이재민 자녀들에게는 학비도 지원된다.

지난해 6월 14일 발생한 24층 그렌펠타워 참사의 희생자는 총 71명. 입주민들은 사건 발생 전 건물 소유주인 구(區)당국에 수차례 위험을 경고했지만 당국은 리모델링 비용을 아끼려고 가연성 외장재를 써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 와인스틴 스캔들

미국 성폭력 고발 사태를 부른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피해 여성들에게 사과했다. 그동안 와인스틴은 혐의를 부인해 왔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와인스틴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명저 ‘월든’을 쓴 월든 호숫가 오두막에서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그의 변화에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밤 꿈에 나타난 스크루지 영감의 조언이 작용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다른 성폭력 가해자들도 올해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피해자들의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을 본떠 ‘나도 반성한다’는 의미의 또 다른 ‘미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 로힝야족 난민 사태

미얀마 정부가 난민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로힝야족 대표단과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로힝야족 7만3000여 명은 지난해 8월 정부군과 로힝야족 반군 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면서 인근 방글라데시로 피란을 갔다.

로힝야족과 다수인 버마족 처녀 총각 3000쌍은 민족 간 화해의 의미로 단체 결혼식을 올렸다. 미얀마 양곤의 슈웨다곤 사원에서 거행된 단체 결혼식에서 두 민족 대표는 갈등의 역사를 종식하는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날 사원에는 꽃비가 내렸다.

○ 짐바브웨 민주화 좌절

민주화 시위가 격화된 짐바브웨에서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이 국민의 요구대로 대선을 실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짐바브웨 국민은 음낭가과 대통령의 부패와 잇따른 실정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지난달부터 시위를 벌여 왔다.

지난해 이 나라에서는 37년간 독재를 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물러났지만 군부를 등에 업은 음낭가과 정권이 출범하며 완전한 정치 혁명을 이루지 못했다. 대통령궁에서 쫓겨난 음낭가과 대통령은 시골에서 양을 치며 사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BBC는 전했다.

○ 요원한 쿠르드족 독립

터키, 이란,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족에게 광범위한 자치권을 부여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쿠르드족은 독립하지는 못했지만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삶의 질을 높일 발판을 마련했다. 2000만 명에 이르는 쿠르드족은 전 세계에서 독립 국가를 갖지 못한 최대 민족이다.

쿠르드족 전사들은 이제 전쟁 대신 축구에 몰두하고 있다. 세계축구연맹(FIFA)은 기존 H조까지이던 러시아 월드컵 조 편성에 I조를 추가해 쿠르드, 카탈루냐 등 지난해 독립을 추구한 공동체들에 참가 기회를 줬다.

○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


미국에서는 최근 은퇴자의 정신건강을 관리해주는 클리닉이 인기를 끌고 있다. 뉴욕, 시카고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은 클리닉들이 생겨나 우울증, 무기력증 등을 저렴한 가격에 치료해주고 있다.

이는 지난해 부유한 은퇴자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총기를 난사해 58명이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는 은퇴자와 말벗하기 등 자원봉사 활동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한국 정부도 미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 미국과 북한의 극한 대립


‘늙다리 미치광이’ ‘꼬마 로켓맨’ 같은 막말을 주고받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스위스에서 회담을 했다. 스위스는 김 위원장이 학창 시절을 보낸 인연이 있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말한 것처럼 햄버거 오찬을 함께했으며 서로 감자튀김에 케첩을 발라 먹여 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 아라벨라가 “고운 말로 세계 평화 무드를 만들어 달라”며 할아버지를 압박한 결과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상은 새해 밝고 따뜻한 뉴스가 넘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한 가상 뉴스다.

민병선 국제부 차장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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