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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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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덩어리 케이크는 NO!…“건강한 맛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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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닐크팩토리’지쿄 다카유키 대표…

아내 위해 만들었던 건강한 음식 알리고파 매장 오픈


비건 케이크, 밀가루·버터·우유·계란 프리

당분·GMO 논란 없는 아몬드우유도 인기

난생 처음 빵을 먹었다는 아이들 보면 보람



한국인 아내를 위한 그의 사랑은 지극했다. 건강이 안 좋아진 아내를 위해 매일 ‘로푸드’(Raw Food)를 만들고, 아몬드 우유를 직접 착즙했다. 그 정성때문인지 아내는 건강이 회복됐고, 이러한 건강 음식을 사람들에게도 알리자는 마음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더닐크팩토리’의 지쿄 다카유키(Jikyo Takayukiㆍ35) 대표는 이렇게 식품회사를 설립했다.

지쿄 다카유키 대표는 대학 때 경영학을 전공했으나 평소 요리에 관심은 많았다. 대학 졸업 이후에도 일본의 유통관련 기업에서 일했지만 요리와 식품에 대한 호기심은 놓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그가 식품회사를 직접 차리게 된 과정에는 아내의 영향이 컸다. 일본에서 같이 살고 있던 아내가 고국으로 돌아와야 했던 상황에 따라 함께 한국에 오게 됐으며, 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던 중 아내에게 주던 건강한 음식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2015년 ‘더닐크팩토리’ 를 설립한 것이다. 현재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프라인 매장으로 카페도 차렸다. 모든 메뉴는 꼼꼼한 재료선택과 제조과정을 거쳐 건강하게 탄생시켰다. 쉽지 않은 조건에서도 비건(veganㆍ엄격한 채식주의자) 식품의 가치를 내세우는 지쿄다카유키 대표와 ‘더닐크팩토리’에서 비건 케이크를 만드는 김단율 셰프(32)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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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먹이는 음식처럼’ =2015년에 설립된 ‘더닐크팩토리’는 경기도 성남의 제조공장에서 아몬드우유와 아몬드 버터 등의 식품을 만들고 있다. ‘닐크’라는 브랜드명도 새로움(New)을 의미하는 단어와 우유(Milk)를 합친 뜻이다. 아몬드우유는 웰빙 흐름에 따라 미국에서는 두유시장을 앞설 정도로 시장규모가 커졌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인식이 부족하다.

“건강이 안 좋아진 아내에게 어떤 음식을 줄까 고민했어요. 스무디는 당분이 높고, 두유는 GMO(유전자변형식품) 논란이 있어서 영양성분이 훌륭한 아몬드우유를 택했죠. 아내 건강이 좋아진 후 다른 이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었지만 당시 한국에서는 아몬드우유 제품이 없어 제가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주력 상품인 아몬드우유와 아몬드버터, 데이츠(대추야자) 시럽은 비건 케이크를 만들수 있는 주원료가 됐다. 회사 철학이 건강한 식품이기 때문에 케이크도 당연히 건강해야 했다. 백화점 일부매장에 국내 최초로 비건 케이크를 입점시킨 후 좋은 반응을 얻자 카페도 오픈했다.

매장 내 모든 케이크에는 글루텐을 비롯해 색소, 방부제,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는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나 현미가루, 아몬드파우더를 사용하며 비건 케이크에는 밀가루는 물론 버터와 우유, 계란이 들어가지 않는다. 케이크가 만들어지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일반 케이크와 맛의 차이가 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보카도 초코크림 비건 케이크’를 한입 베어물자 입안에서 진한 초코 맛과 달콤함이 감돌았다. 들어가지 않는 재료가 많은데 어떻게 이런 맛이 나올수 있냐는 질문에 답은 간단했다. “좋은 ‘천연 재료’의 맛입니다.”

주재료 빼고 또 빼도…맛의 비결은 ‘천연 재료’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케이크의 해법은 천연 재료였다. 실제로 ‘무설탕 당근 케익’에서도 단 맛이 났다. 단 맛은 당근과 생강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식감은 일반 케이크만큼 부드럽지 않았으나 오히려 살아있는 천연 재료의 건강함이 느껴졌다. 케이크를 담당하고 있는 김 셰프는 “딸기 케이크는 딸기가 맛있으면 맛있게 된다”며 “자연 그대로의 건강한 달콤함”이라고 했다.

자연에서 나오는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이곳에서는 정성이 담긴 최고급 천연 재료를 이용한다. 매장 내 키친에서는 직접 만드는 식재료나 소스가 많았다. 간편하게 배달이 되는 일반 우유대신 직접 생 아몬드를 12시간 정도 불린 후 첨가물없이 아몬드우유를 착즙한다. 버터대신 아몬드 버터를 넣고, 데이츠 시럽이나 친환경 채소ㆍ과일의 단 맛을 이용한다. 생강 엑기스도 직접 만든다. 비건 케이크에 들어가는 크림도 달랐다. 김 셰프는 “식물성 생크림을 이용하는 비건 식품도 있지만, 식물성 생크림에는 트랜스 지방이 있고 방부제나 화학첨가물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으며 칼로리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0% 아몬드우유로 크림을 만들면 더 건강한 비건 케이크가 된다”고 덧붙였다.

놀라웠던 것은 칼로리였다. 치즈나 초콜릿케이크의 경우 대부분 300~ 400㎉ 정도이지만, 이곳에서는 한 조각당 100㎉대였다. 건강한 재료만으로 저칼로리에 단 맛의 케이크를 만들수 있다는 사실은 매력적이었다.

우유도 케이크도, 건강한 선택이 있어요 =의문점도 생겼다. ‘비싼 재료값과 쉽지 않은 제조과정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다. 이에대해 지쿄다카유키 대표는 먼저 “힘든 과정에서 후회를 한 적도 있었다”고 말을 꺼낸 후 설명을 이어갔다.

“첨가물을 넣지 않은 아몬드우유는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짧아요. 식물성 생크림을 넣지 않고 만든 크림은 모양도 잘 안 잡히며 쉽게 마릅니다. 100% 아몬드파우더를 만들기 위해서는 48시간이 걸리죠. 가격이 비싸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하지만 건강한 브랜드라는 철학을 저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가치를 지켜나가자 처음에는 생소한 반응을 보이던 고객들도 차츰 늘어나기 시작했다. 다이어트 중이거나 암 환자, 비건,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이 찾아왔고 재방문율은 높아졌다. 최근에는 비건의 방문이 놀라울 정도로 늘었으며, 비건이 하나의 식품 트렌드가 되면서 일반인의 관심도 높아졌다.

“계란ㆍ밀가루ㆍ우유를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몰랐어요. 태어나 처음으로 빵을 먹었다는 아이들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깨끗하고 진정성 있게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그 가치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더 늘어난다고 믿어요. 천천히 멀리 보고 있습니다”

지쿄다카유키 대표의 목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선택 사항’을 알리는 것이다. 그는 “아직 아몬드우유나 비건 베이커리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알아야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비건 케이크를 맛보고 매장을 나오는 순간, 그동안 정답이라고 여겼던 베이커리 맛은 이제 하나의 선택사항이 돼버렸다. 스스로 정해놨던 달콤함과 식감을 넘어 건강한 선택을 할수 있는 폭이 넓어진 순간이었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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