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19일(현지 시각) 미국인의 사회 계층간 소득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저커버그가 6개월 전 스탠포드대학 연구진에 페이스북 빅데이터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미국인의 삶을 현장에서 관찰하겠다며 지난해 미국 50개 주를 방문한 ‘민생 투어’와 더불어 저커버그가 추진하는 미국 사회를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저커버그는 첫째 딸의 출생을 기념해 2015년 자선단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했다.
◇ 저커버그 “모든 사람이 정당한 보상 받아야”
저커버그의 관심은 사회 계층 간 이동과 경제적 기회에 초점이 맞춰졌다. 저커버그는 작년 5월 하버드대학 연설에서 “모든 사람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사회를 만들도록 충분히 노력해야 한다”며 “미국의 보편적인 기본 소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018년 2월 19일(현지 시각)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다음 목표는 미국 경제의 불평등 해소라고 보도했다./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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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저커버그가 정치적 야망을 드러냈다”며 “그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정치에 뜻이 있음을 시사해왔다”고 전했다
저커버그의 사회 불평등 연구는 2016년 미국 대선 이후로 페이스북이 시도하는 변화 중 하나다. 당시 페이스북은 러시아 정부가 페이스북 계정으로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여론의 신랄한 비판을 받았다. 이에 페이스북은 연초부터 상업적인 콘텐츠를 축소하고 신뢰할 수 있는 언론사의 뉴스를 상위에 노출시키는 등 뉴스피드 운영 방침을 변경했다.
저커버그의 연구를 책임지는 연구원은 라즈 체티 스탠포드대 교수로,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 수상자다. 이 상은 40세 미만 경제학자에게 주는 예비 노벨상으로 폴 크루그먼, 로렌스 서머스, 조지프 스티글리츠, 밀턴 프리드먼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앞서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체티 교수는 역대 클라크 메달 수상자 가운데 폴 새뮤얼슨 교수와 함께 가장 어린 나이에 이 상을 수상한 인물로 기록됐다.
◇ 페이스북 빅데이터, 불평등 연구의 열쇠될 것
체티 교수의 연구팀에 따르면, 스탠포드대는 미국의 상위 1%가 전체 부(富)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된 이유에 대해 사회 관계를 바탕으로 분석한다. 미국 성인 5명중 3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은 이러한 연구에 최적화된 정보 원천이다.
체티 교수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6개월간 페이스북의 데이터를 통해 불평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사회 자본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소셜 네트워크의 상호작용을 측정하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연구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체티 교수는 예전부터 페이스북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이 어떻게 사회관계망을 통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싶다고 밝혀왔다. 그는 작년 5월 “소셜네트워크 데이터는 사람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서로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렌즈”라고 표현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1월 미국 전역을 방문하겠다는 민생투어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를 방문한 주커버그 모습./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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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정책 전문가는 소셜 네트워크의 활용에 대해 경제적 불평등이 어떻게 심화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내정치담당 수석 비서관이였던 세실리아 무노즈는 “정책을 오랜동안 연구해온 사람의 입장에서 볼때 이론으로 오랜 기간 논쟁해온 내용을 데이터와 같은 정량적인 증거로 입증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체티 교수의 연구팀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사용자의 나이, 고향, 학력, 가족 관계, 취향, 전세계에 보유한 지인 숫자 등 정보를 통해 사용자의 부(富)를 측정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공개된 취미생활과 얼마나 많은 디지털 기기를 보유했는지 등에 따라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파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통해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 저커버그 연설, 인터뷰 등 모든 소통 분석해
이달 초 저커버그는 여론조사 전문가를 고용해 6개월 간 자신에 대한 전세계 평판을 조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계 진출을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지난 6일 작년 6개월 동안 페이스북에서 저커버그에 대한 여론조사 업무를 전담했던 타비스 맥긴과의 인터뷰를 통해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던 시기에 저커버그 개인에 대한 여론동향 추적 작업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맥긴은 “매우 이례적인 업무를 수행했다”며 “사람들이 저커버그를 좋아하는지, 그를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알아내기 위해 여론조사와 포커스 그룹에 대한 심층 조사를 했으며, 특히 미국 이외의 지역까지 다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추상적인 견해뿐 아니라, 저커버그의 연설이나 그의 인터뷰,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 대한 여론동향을 추적했다”며 “저커버그 자택 뒷마당에서 바비큐 파티가 열리고 이것이 페이스북 라이브에 올라오면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까지 파악하는 등 그의 모든 소통을 끊임없이 수치화했다”고 전했다.
맥긴이 저커버그의 미세한 대중 인식 변화를 추적했던 시기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페이스북의 가짜 뉴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는 논란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때이자, 저커버그가 미국의 여론을 청취하겠다면서 미국 전역을 투어하던 때였다.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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