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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여행] 살랑살랑∼ 강따라 님따라 ‘낭만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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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나 수도권 어디서든 가까워/온 가족이 함께 ‘8경’ 즐기기 그만/정약용의 발자취 서린 다산유적지/유네스코 유산 광릉숲 등 가볼만/자전거로 북한강철교∼춘천 ‘씽씽’/피톤치드 가득한 축령산에서 힐링

세계일보

북한강 자전거길에서 동호회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남양주시 제공


온화한 바람이 산 너머에서 분다. 어디론가 떠나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겨우내 추위로 바짝 움츠러든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여행지를 찾는다면 주말을 이용해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경기 남양주를 추천한다. 서울에서 약 1시간 거리인 남양주는 수도권 어디서나 가까우면서도 즐길거리가 많아 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남양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왕릉을 비롯해 한강과 북한강변 자전거 길, 다산유적지, 광릉숲, 수락산 등 발길 닿는 곳마다 볼거리가 넘쳐난다. 올해는 남양주 출신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저술 200주년이 되는 ‘남양주 정약용의 해’여서 연중 뜻깊은 행사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이번 주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생명이 움트는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추억을 만들 남양주로 떠나보자.

◆남양주의 보물 ‘다산유적지’, ‘광릉숲’

남양주 8경(景) 중에서 제1경으로 꼽히는 다산유적지는 깊은 학문의 세계를 이룬 다산 정약용의 발자취가 서린 곳이다. 1762년 한강 두물머리가 훤히 바라보이는 마현마을에서 태어난 다산은 벼슬과 유배생활을 제외한 나머지 삶을 이곳에 머무르며 보냈다. 조선 후기 최고의 실학자로 조선의 개혁을 꿈꾸었던 그는 오랜 유배생활 끝에 고향인 이곳에서 75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유적지에는 생가인 여유당과 경기도 기념물 제7호로 지정된 선생의 묘, 다산문화관, 다산기념관 등이 자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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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문화관에는 다산의 인간적 고뇌와 삶의 철학,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방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다산기념관에서는 수원성 축조 과정에 쓰였던 거중기, 녹로 그리고 유배생활 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밖에 다산생태공원, 실학박물관, 팔당호, 토끼섬, 남양주역사 박물관 등이 주변에 자리해 둘러볼 만하다.

남양주의 2경인 광릉숲은 포천시 영역의 국립수목원과 광릉, 봉선사가 있는 남양주시 영역에 걸쳐 있다. 이곳은 세조의 사냥터였다고 전해진다. 이곳을 즐겨찾던 세조는 1468년 자신의 능이 들어설 자리를 능림으로 정한 뒤 능 주변과 진입로에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를 심고 능원과 산직을 둬 관리했다. 그렇게 500여년 동안 왕실림으로 보존된 덕에 산불이나 전쟁의 피해 없이 울창한 숲으로 오늘에 이른다. 이곳에는 다양한 동물과 900종이 넘는 식물이 공생해 2010년 유네스코로부터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됐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광릉숲 축제’는 평상시 들어갈 수 없는 특별한 숲길을 걸으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기회를 선사한다.

◆물길과 철길 따라 달리는 북한강 자전거길

강을 따라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북한강 자전거길은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의암호 북단의 신매대교까지 73㎞에 달한다. 산악 지대를 흐르는 북한강은 유속이 빠르고 둔치가 잘 형성되지 않아 강변 자전거길이 절벽이나 언덕 위를 주로 지난다. 길이 대성리에서부터 춘천까지 나란히 달리는 경춘선 전철과도 연계돼 자전거 라이딩의 편리함을 더한다. 이 길을 따라 펼쳐지는 뛰어난 자연경관과 주변의 볼거리는 매력적이다. 남한강과 합쳐지는 두물머리와 팔당호, 고찰 수종사, 남양주종합촬영소, 청평·강촌 유원지, 남이섬, 자라섬 등 자전거를 타고 물길과 철길을 따라가는 길에는 명소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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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볼거리 중에서 천마산 일출을 빼놓을 수 없다. 천마산은 남양주시 화도읍과 오남읍 경계를 이루며 한북정맥에 걸쳐 있는 산이다. 장엄한 일출과 함께 산세가 마치 달마대사가 어깨를 쫙 펴고 앉아 있는 듯한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다. 서울 근교에서는 높은 산(812m)에 속하지만 산세가 매우 험하다고 해서 예로부터 ‘소박맞은 산’이라 불리기도 했다.

◆국내 최대 잣나무 숲 축령산…산속의 오남호수공원

남양주의 5경인 축령산(868m)은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곳은 서울에서 가까우면서 산세가 아늑하다. 국내 최대의 잣나무 숲으로 알려져 있다. 해방 전에 심어놓은 잣나무 묘목들이 무성하게 자라 지금의 송진향 가득한 숲을 이뤘다. 상쾌한 피톤치드가 충만한 숲 속에서 가족과 함께 하룻밤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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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 자락 산속 호수인 오남호수공원은 탁 트인 풍광을 자랑한다. 산 인근 줄기의 깊은 골짜기에서 사계절 맑은 물이 흘러 이곳 호수공원으로 모인다. 호수를 병풍처럼 둘러싼 산 덕분에 공기가 상쾌하다. 순환 산책로가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즐겨찾기에 제격이다.

◆숲과 화강암벽이 그려낸 명산 수락산

서울 근교의 4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수락산은 높이 637m로 그리 높지는 않으나 노원구 상계동, 의정부 장암동, 남양주시 별내면에 넓게 걸쳐 있다. 산 전체가 아기자기한 숲과 화강암벽으로 이뤄졌고 계절과 관계없이 사시사철 찾을 수 있으며, 접근성이 좋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수락산 계곡 일대 수락산유원지에 가면 바위가 마당만큼 큰 ‘마당바위’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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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동상


아울러 남양주 8경으로 꼽히는 ‘미음나루’는 그 옛날 한강을 오가던 배들의 중간 쉼터였다. 겸재 정선이 이 주변의 풍경을 두고 삼주삼신각, 석실서원으로 그린 것에서 알 수 있듯 풍광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석실서원 앞에 있는 한강은 미호(渼湖)인데 강이 마치 호수같이 아름답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는 옛날의 배와 뱃사공은 사라졌어도 나루터의 흔적은 남아 있다. 뱃사공들을 위해 밥을 지었던 작은 음식점들이 이제는 그 숫자가 부쩍 늘어 ‘미음나루 음식문화거리’로 지정됐다.

남양주=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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