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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여행+] 반짝반짝 마추픽추보다 빛나는 페루의 숨은 보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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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잉카인들이 신성시하며 풍요와 번성을 빌었던 `아우상가테(Ausangate)`. 이곳에선 전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현지인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페루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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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단골로 등장하는 여행지 마추픽추는 페루는 물론 지구촌을 대표하는 문화역사유적지다. 몇 해 전 직접 본 마추픽추는 '명불허전'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미스터리에 가까운 공중도시 마추픽추를 둘러싸고 있던 기이한 공기는 여행자의 탐험 욕구를 무지막지하게 자극했다. 대체 이 땅에 얼마나 더 놀라운 것들이 숨겨져 있는 건지 두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남들은 잘 모르는 곳을 먼저 탐하려는 얄궂은 심술도 분명 작용했을 것이다. 그렇게 '드래곤볼'을 모으듯 찾아낸 비경을 소개한다. 그러니까 듣도 보도 그리고 알지도 못했던 페루의 시공 초월 여행지 7선이다.

마추픽추의 관문 '오얀타이탐보(Ollantaytambo)'는 살아 있는 잉카마을이다. 사라진 영혼들의 도시가 돼버린 마추픽추와는 달리 이곳은 페루의 전통과 관습을 간직하며 살고 있는 현지인들이 주인공이다. 돌로 쌓아 올린 높다란 담을 끼고 일반 가정집이 늘어서 있다. 산간벽지 마을의 주 수입원은 관광업. 마을 사람들은 화려한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전통 공예품을 만들어 관광객에게 판매한다.

하늘로 솟은 마추픽추와는 정반대로 땅으로 꺼진 모라이(Morai) 유적지는 가히 충격적이다. 안데스 산자락 해발 3400m 지점에서 차를 세우고 외길을 따라가다 보면 별안간 땅이 꺼진다. UFO가 착륙했던 걸까, 그 옛날 만들어진 싱크홀인 걸까, 층층으로 동심원이 계속된다. 이 독특한 지형의 이름은 '모라이'. 동심원 형태로 석재를 쌓아 만든 페루의 계단식 농경지를 말하는데,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가장 높은 곳의 논과 낮은 곳의 고도 차이는 약 70m. 잉카인들은 이곳에서 서로 다른 고도에 따라 재배 가능한 작물을 실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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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이 오묘하게 공존하고 있는 우로스섬. 우로스 사람들은 길쌈, 낚시, 야생조류 사냥 등 그들만의 삶의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페루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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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우로스섬. 수세기 동안 자연과 인간이 오묘하게 공존하고 있는 청정지역이다. 티티카카 호수에 위치한 인공섬 우로스섬은 갈대로 만들어진 떠다니는 섬이다. 실제로 섬에 발을 내디디면 바닥이 2~4인치 정도 내려앉는 기분이 느껴지니 놀라지 마시길. 토착어를 사용하는 우로스 사람들은 길쌈, 낚시, 야생조류 사냥 등 전통 방식 그대로를 고집하며 살아가고 있다. 섬 내에서는 토착민들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홈스테이도 진행한다. 함께 갈대 카누를 타고 갈대를 수확하고, 오후에는 낚시 그물과 수공예품을 만들면서 그들의 문화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이제 페루의 자연을 탐할 차례다. 주요 목적지는 안데스산맥과 아마존. 페루 영토의 약 59%는 아마존이라는 것을 아시는지. 450종이 넘는 동식물의 안식처 파카야 사미리아 국립공원은 페루 아마존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정글 내 로지(lodge)에 머물며 아마존 열대우림 산책, 카누 투어, 피라냐 낚시 등 아마존에서 할 수 있는 온갖 특별한 모험이 가능하다.

페루는 의외로 걷기 여행의 성지다. 마추픽추로 가는 잉카트레일을 비롯해 때 묻지 않은 안데스산맥 곳곳으로 가는 등산로와 트레킹 코스가 잘 갖춰져 있다. 초케키라오(Choquequirao)는 잉카인들이 스페인 침략군을 피해 도망쳐 제국의 마지막 부흥을 꿈꿨던 유적지다. '마추픽추의 자매'라는 별명처럼 그 위치와 구조가 매우 흡사한데, 가이드가 반드시 동행해야 하는 마추픽추 트레킹과는 달리 방문객이 자유롭게 일정을 조정해 트레킹을 즐긴다.

와이와시(Huayhuash) 산맥은 난이도 최상의 여행지다. 등산 마니아들이 버킷리스트로 꼽는 와이와시 산맥 트레킹 코스는 28㎞의 여정 내내 해발고도 6000m가 넘는 7개 봉우리를 지난다. 고된 만큼 등반하는 동안 장관이 보장된다. 그림 같은 암봉과 비현실적인 색감을 띠는 호수에 혼을 빼앗긴 그때 저 멀리 야생 알파카가 느릿느릿 몸을 일으키자 지금 눈앞의 풍경이 그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우상가테(Ausangate)'에 가려거든 소원 하나쯤 준비하자. 옛 잉카인들이 신성시했던 곳으로 풍요와 번성을 소원하던 장소다.

옛 목축업자들이 다니던 길을 되살려 만든 '아푸 아우상가테 트레일'에는 전통을 유지하며 목축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현지인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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