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정면 백야도 선착장 인근 백야리 손두부는 깨끗한 바닷물로 콩을 푹 삶아 만드는 것이 독특하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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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화정면 백야도 선착장에서 골목길로 10m 정도 올라가면 ‘백야손두부’라는 간판이 보인다. 가게에 들어서면 아련한 1980년대 풍경이 펼쳐진다. 낡은 탁자에 그 시절 라면, 과자 등이 진열돼 있다. 중장년층이라면 어릴 적 동네 구멍가게를 떠올릴 수 있다.
간판처럼 가게에서는 손부두만 판다. 손두부 한 모에 3500원. 가게에서 손두부를 먹으면 김치와 간장이 딸려 나와서 6000원을 내야 한다.
관광객 이성호 씨(44)는 “손부두가 간장을 찍어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간이 딱 맞다. 이렇게 절묘한 맛을 내는 비결이 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백야손두부는 2004년 집에서 두부를 만들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손부두 간수로는 깨끗한 바닷물을 길어다 쓴다. 바닷물로 콩을 푹 삶아 손두부에 짭조름한 맛이 배어 있다. 손두부 만드는 콩은 인근 섬 낭도 등에서 구입한다.
주인집 할머니에 이어 50대 아들이 손두부를 만든다. 그는 “두부 한 판(20모)을 만드는 데 콩이 예닐곱 되를 들여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고생하며 손두부를 만들지만 가게가 한적한 곳에 있어서 그런지 손님이 아주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손두부를 ‘개도 막걸리’와 같이 마시는 맛이 일품이다. 인근 섬 개도에서 만든 막걸리는 여수에서 꽤 유명하다. 요구르트 맛을 슬쩍 내면서 톡 쏜다. 이곳에서 개도 막걸리 맛에 반한 여행객은 개도에 들어가서 잔을 또 기울인다고 한다. 개도 막걸리 한 병에 1200원이다.
100년 전 지은 개도주조장은 그동안 주인이 두 번 바뀌었다. 현 주인(75)은 42년 전부터 개도 막걸리를 빚었다. 주인 부부를 비롯해 아들(45)과 딸 김남희 씨(43) 등 일가족 4명이 만들어낸다. 김 씨는 “개도는 천제봉 약수가 유명한데 그 물로 빚어서인지 독특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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