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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낭만의 여수]이순신 장군이 꽃냄새로 찾았다는 섬… 걷다보면 향기에 취한다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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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꽃섬’ 하화도

동아일보

봄이 온 하화도는 꽃 천지다. 섬에는 진달래꽃, 유채, 구절초, 원추리와 부추 꽃을 비롯해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피고 져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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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화정면 하화도는 백야도에서 약 4km 떨어져 있다. 복조리 모양 하화도는 소머리를 닮은 상하도와 붙어있다. 하화도는 임진왜란 당시 인동 장씨 일가가 뗏목을 타고 피란하다 정착한 곳이다. 동백꽃과 진달래꽃, 선모초가 아름답게 핀 마을을 ‘꽃섬’으로 가꿔 하화도로 불린다고 한다.

하화도에도 파릇파릇 봄이 왔다. 선모초, 진달래꽃, 찔레꽃, 유채, 구절초, 원추리, 부추 꽃을 비롯해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이순신 장군이 안개가 자욱해 지척도 구분하지 못할 때 꽃 냄새로 뱃길을 삼았다는 이야기가 하화도에 전해진다.

하화도 꽃섬 길은 총 6.7km다. 섬 해안선을 따라 바다 풍경을 보면서 쉬엄쉬엄 걸어도 한바퀴를 도는 데 3시간이면 넉넉하다. 꽃섬 길 뒤편 벼랑을 따라 걷다 보면 깻넘 전망대와 큰산 전망대, 구절초 공원에 다다른다.

하화도 최고 비경은 깻넘 전망대와 막산 전망대 사이의 큰 굴이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파도가 들락거리는데 커다란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어 신비롭기 그지없다. 절벽 위에는 노란 원추리꽃이 장관을 이룬다.

큰 굴 협곡에는 높이 65m, 길이 100m, 폭 1.5m의 출렁다리인 ‘하화도 꽃섬다리’가 놓여 있다. 목재덱이 깔린 큰산 전망대와 깻넘 전망대는 인근 개도와 백야도, 금오도를 비롯한 다도해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탐방 포인트다. 깻넘 전망대에서는 고흥 나로우주센터가 손에 닿을 듯하다.

향기에 취해 꽃섬 길을 걷다 보면 허기가 진다. 마을 부녀회에서 금방 지져 내온 꽃섬 명물 부추전과 막걸리로 갈증을 풀어도 좋다. 하화도가 탐방지로 각광받으면서 뭍으로 간 청년 10여 명이 귀향했다고 한다.

김갑임 하화도 문화관광해설사(50·여)는 “섬 바깥 바다는 절벽과 풍랑이, 안쪽에는 아기자기한 숲이 있어 육지와 바다가 공존하는 느낌을 준다”고 자랑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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