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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낭만의 여수]봄물 뚝뚝 떨어져 더 푸른 여수바다,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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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야경의 여수해양공원, 옛 항구 정취 가득한 국동항…

때 묻지 않은 바다-섬 속살에 지친 몸과 마음이 절로 치유

동아일보

전남 여수 서쪽해안인 화양반도는 고즈넉한 어촌 풍경과 아직 때 묻지 않은 연안이 살아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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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항구 전남 여수에 새록새록 봄이 깊어간다. 물빛이 고운 여수바다는 봄바람을 타고 푸른빛을 더해간다. 여수반도의 동쪽은 쪽빛 바다, 남쪽은 섬이 보석처럼 점점이 박힌 다도해, 서쪽은 청정 갯벌로 색다른 해안 풍광을 그려낸다.

2일 ‘비렁길’로 유명한 금오도는 산 벚꽃과 야생화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다른 섬도 울긋불긋 꽃잔치가 한창이다. 한적한 시골도로를 달리다보면 길가에 동백꽃 봉우리가 뚝뚝 떨어져 있다. 영취산에는 연분홍 미소를 띤 진달래가 화사하다. 여수의 평균기온은 섭씨 14.7도로 온화하고 봄이 길다. 여수는 반도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농산물과 수산물이 풍부하고 맛깔난 음식이 많다. 바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휴식을 찾아 떠나고 싶다면 여수가 제격이다. 황홀한 야경의 여수해양공원과 옛 항구의 정취가 풍기는 국동항, 여수반도를 둘러싼 365개의 섬,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가진 화양반도…. 여수는 발 닿는 곳마다 힐링이요, 마음의 안식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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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 바다 빛깔과 팔색조 풍경

여수반도는 해안선 879km를 따라 옹기종기 마을이 자리하고 지척엔 삶의 터전인 바다가 있다. 여수는 갯가이지만 갯냄새가 나지 않는다. 나비 모양의 여수반도 오른쪽 날개인 여수만이 깊은 바다이기 때문이다.

경남 남해와 오동도, 돌산도가 둘러 싼 내해이지만 중간해역은 수심이 11∼28m에 달한다. 바닷물은 파란색이다 못해 푸르다. 밤에 휘황찬란한 야경을 자랑하는 여수국가산업단지로 가는 대형 선박은 깊은 바다가 직행도로인 셈이다.

김명천 여수문화원 사무국장(52)은 “여수만 가운데 해역은 빙하기 때 강물이 흘렀던 하천이어서 주변보다 수심이 깊다”고 말했다.

여수만에는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한 오동도와 고운 모래를 지닌 만성리·모사금·신덕해수욕장은 명소로 자리잡았다. 1926년 국내 최초로 지어진 자연암반을 깎은 마래터널과 바다를 보며 탈수 있는 여수해양레일바이크, 2012년 세계인의 축제 여수엑스포가 열린 엑스포장 등은 여수를 가면 꼭 가봐야 할 곳이다…

나비모양 중간부분 오른쪽은 ‘거북선대교’로 불리는 제2돌산대교와 장군도, 제1돌산대교, 나폴리 같은 야경을 선사하는 여수해양공원과 국동항, 그리고 아시아 최고 복합리조트로 개발될 경도가 자리하고 있다. 이 해안선은 여수 구도심인 옛 여수항으로 불린다.

여수해양공원 등 옛 여수항과 돌산도 사이 폭 500m, 길이 1km 협만은 조수간만 차가 크지 않고 물살이 빨라 여수수도(麗水水道)라고 불린다. 최고 수심은 거북선 대교 15m, 여수해양공원 7.5m, 경도 주변은 12m다. 옛 여수 도심 앞 바다도 물이 맑아 갯냄새가 나지 않는다. 돌산도, 경도 등 섬이 천연방파제 역할을 해 태풍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임진왜란 당시 왜구를 섬멸한 조선수군 전라좌수영 진영과 옛 여수 도심이 이곳에 들어선 이유다.

나비모양 중간부분 왼쪽인 신도심 웅천지구와 웅천해변, 해양레저스포츠시설인 이순신마리나와 소호요트장, 남해안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평가받는 예울마루가 있다. 이들 시설 앞에 펼쳐진 바다는 가막만으로 수심이 3∼7m로 낮다. 바다 바닥이 갯벌이어서 물이 탁하지만 각종 어류가 널뛰는 생명력이 살아있다. 가막만은 돌산도와 금오도, 개도 등 섬들이 천연방파제 역할을 해 파도가 거세지 않다. 올망졸망한 섬과 아름다운 해안이 있어 해양레포츠의 천국이다.

나비모양 왼쪽은 갯벌이 살아있고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화양반도다. 화양반도 아래쪽은 푸른 바다, 위쪽은 갯벌 바다다. 화양반도 위쪽 갯벌은 주변 수심이 깊어 갯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화양면과 조발도 사이 공정수도는 최고 수심이 45m에 달하는 심해다. 조발도 지척에 깊은 바다가 자리한 것이다. 여수 건너편 전남 고흥에 가까운 적금도는 최고 수심은 25m다. 물살이 빠른 적금수도(積金水道)가 있어 물고기가 많이 잡힌다.

김병호 여수지역사회연구소장(66)은 “여수 바다는 수심과 바닥 상황, 물때 등에 따라 차별화된 경관을 보여 준다. 이런 자연을 최대한 보전해 지속 가능한 명품 여수 관광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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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바다 전남 여수는 물이 곱다. 나비모양 여수반도는 해안선마다 바다빛깔이 달라 독특한 풍광을 빚어낸다. 879㎞에 달하는 해안에서 옛 여수항 야경은 풍광의 백미다. 여수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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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포구 정취 풍기는 옛 여수항

여수의 낭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 여수해양공원이다. 여수 사람들은 여수해양공원을 ‘종포’ 또는 ‘소포’라고 불렀다. 옛 여수 도심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해안이다. 옛 여수 도심과 돌산도 사이 여수수도는 바닷물이 세차게 흘러 여름밤에도 상쾌하다. 이 바다는 연중 여수해양공원과 돌산도 진두해안길 가로등, 유람선, 해상케이블카의 조명이 몽롱하게 비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수해양공원은 동문동 하멜등대에서 중앙동 이순신광장까지 1.3km 거리다. 해양공원 주변은 커피숍과 횟집, 음식점, 호텔, 펜션이 즐비하다. 해양공원에서 중앙선어시장까지 거리에서는 20일부터 10월 21일까지 매주 금·토·일 오후 7시부터 3시간 동안 여수밤바다 낭만버스커 공연이 열린다.

버스커 공연을 들으며 해양공원을 거닐면 밴드그룹 버스커버스커가 부른 노래 ‘여수 밤바다’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해양공원 인도 200m 구간은 낭만 포장마차 거리다. 낭만 포장마차 18곳에서 여수에서 생산되는 제철 해산물을 싼값에 맛볼 수 있다. 대학생 김모 씨(25)는 “여수해양공원 앞바다는 생명력이 살아있지만 도심 지척에 있다는 것이 독특한 매력”이라며 “여수해양공원 주변은 항상 활력이 넘쳐 언제 와도 좋다”고 말했다.

국동항 주변은 포근한 옛 포구정취가 느껴진다. 여수어항단지인 국동항에는 여수수협 공판장과 특산물 전시판매장이 있다. 인근에는 바다풍경을 보며 호젓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변공원이 있다.

국동항 명칭은 어부들이 출항하면서 인근 당머리 마을 입구에 있는 영당(影堂)에서 굿을 올려 굿이 ‘국동’으로 바뀌었다는 말이 전해진다. 영당은 조선시대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수하 장수 3명의 영정을 모셨지만 1943년 일제의 수작으로 철폐됐다. 이때 이순신 장군의 영정은 일제 고등계 형사가 탈취해 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당 옆에는 당머리 마을이 있다. 마을 앞 30m 방파제와 갯벌에는 소형 어선들이 정박해 한적한 도심 속 어촌을 떠올리게 한다. 마을에는 여수 명물인 참장어(하모·はも) 음식점들이 영업 중이다.

국동항 위쪽에는 여수에 가면 꼭 맛봐야 할 게장백반 식당가가 있다. 이곳은 하모와 새조개 등을 요리하는 식당이 즐비하다. 국동항 잠수기수협 인근에는 여수 별미인 장어탕거리가 있다. 장어를 통째로 넣어 끓이는 통장어탕과 담백한 장어구이가 별미다.

국동항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조금 걷다보면 경도대합실이 나온다. 시내에서 지척인 섬 경도를 잇는 여객선 터미널이다. 국동항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경도는 여객선을 타고 5분이면 닿는다. 서쪽으로 더 걸으면 파도가 닿는 해변이라는 뜻을 지닌 넘너리 마을이 나온다.

주철현 여수시장은 “여수는 옛 여수항 외에도 차별화된 풍광이 살아있는 바다와 섬들이 즐비하다”며 “때 묻지 않은 여수바다와 섬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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