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8 (화)

[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이세돌, 반상의 ‘이단아’서 ‘도락가’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이세돌 9단 캐리커처. 배계규 편집위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 덕에 스타 기사로 떠오른 이세돌(35) 9단은 바둑계의 ‘이단아’로 불려왔다.

그는 승단대회가 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며 16세이던 1999년 승단대회를 통해 3단으로 승단한 이후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기원은 2003년 1월 일반기전을 승단대회로 대체하고 주요대회 우승 시 승단을 시켜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이세돌은 2009년 5월 프로기사회가 한국바둑리그 불참을 선언한 자신에게 징계 의사를 비추자 7월 한국기원에 휴직계를 제출해 또 논란을 일으켰다. 2년 전에는 한국프로기사회의 운영에 불만을 표출하며 전격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둑계 누구도 그 동안 이세돌의 지적을 논리적으로 반박하지 못했다.

이세돌은 지난 2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JTBC 챌린지매치 2차 바둑TV컵 결승에서 허영호 9단에게 24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개인 통산 50승째였다. 감정 표현에 솔직한 그는 바둑도 도전적으로 즐기는 스타일이다. 이세돌과 ‘절친’으로 알려진 염정훈 8단은 “순간 순간 받아 치는 임기응변 능력이 탁월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수를 많이 둔다”며 이세돌만의 독특한 기풍을 설명했다. 한 해에 많게는 6번까지 정상에 올랐던 이세돌은 지난해엔 우승 없이 한 해를 보내기도 했다. 바둑에 전성기는 없다지만 삼십대 중반이 된 이세돌은 우승 소감으로 “후배들과 바둑을 두는 게 즐겁다”고 했다. 이세돌은 이제 반상에서도 승부의 집착에서 내려와 즐기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