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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서울 야경에 취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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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은 오늘도 치열하게 화려하다. 거대한 빌딩들은 불을 끄지 않고, 8차선 도로는 자동차의 불빛으로 치장한다. 쉼 없이 수만 명을 나르는 열차는 또 얼마나 밝은가. 서울의 야경은 사람들의 일상이 모여 만들어진다. 치열한 야경을 이태원, 강남, 홍대를 대표하는 루프톱바 세 곳에서 감상하는 순간. 그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 절로 취기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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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넘버 원 야경 피피서울(PP Seoul)

소월길은 남산 옆구리를 굽이지며 흐르는 좁은 도로다. 서울역에서 시작되어 후암동을 지나 하얏트 호텔로 이어진다. 산자락에 있는 길인지라 남산 남쪽의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이곳에 피피서울이 있다. 남산체육관 옆 도로 옆에 위치해 있다. 누군가는 피피서울을 가리켜 대한민국 루프톱의 조상이라고도 부른다. 피피서울 이후로 경리단길과 이태원에는 루프톱바들이 제법 많이 생겼다. 그럼에도 여전히 피피서울은 경리단에서 가장 높고 넓은 전망을 가진 핫플레이스다. 피피서울에서는 이태원의 전경과 남산, 하얏트 호텔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해가 저물면 이태원의 낮고 오래된 개성 강한 집들에 노란색 불이 들어온다. 땅에 박힌 노란 별들처럼 보인다. 맞닿은 하늘은 시간에 따라 그 채도를 변화하며 웅장한 아름다움을 뽐내니 목이 마른다. 뭐라도 마셔야겠다 싶다면 피피서울의 이국적인 칵테일을 추천한다. 피피서울은 태국식 술과 음식을 판매하는데 히비스커스 티는 더위를 식혀주는 태국 대표 칵테일이다. 피피서울은 서울역에서 가깝다. 명동이나 광화문에서 근무한다면 피피서울의 노을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 오후 2시부터 밤 12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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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사이의 탁 트인 전망 강남 메리 가든

루프톱바라 하면 경리단길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곳들이 대부분이었다. 고층건물로 가득한 강남 테헤란로는 루프톱바와는 거리가 멀었다. 얼마 전 신논현역 앞 호텔 13층 꼭대기에 바가 문을 열었다. 메리 가든 루프톱바는 논현동 일대에서 드문 루프톱바다. 메리 가든에서 본 야경은 남산이나 홍대와는 사뭇 다르다. 강남의 건물들은 구획이 정확히 나눠져 있어 마치 잘 짜인 바둑판 같고, 바둑판에 새워진 건물들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은 섬광처럼 강렬해 미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높은 건물로 가득한 강남에선 제대로 하늘 보기가 어려운데, 메리 가든 루프톱바에서는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퇴근 후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제격이다. 메리 가든은 한겨울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창을 전면과 천정에 설치했다. 봄과 여름에는 창을 열어 루프톱의 시원함을 만끽한다. 다양한 종류의 와인과 샴페인 등 주류를 비롯해 파스타 등의 식사 메뉴도 판매한다. 매일 저녁 6시부터 새벽 4시까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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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에서 가장 높은 루프톱 롯데호텔 L7 홍대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홍대에서 위치를 설명할 때는 청기와주유소를 언급하곤 했다. 청기와주유소 맞은 편, 청기와주유소 끼고 우회전 등. 파란색 지붕의 주유소는 홍대 문화의 일부였다. 50년간 한 자리를 지킨 주유소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22층짜리 초호화 호텔이 들어섰다. L7 홍대다. 340개 객실의 첨단 시스템을 갖춘 최신식 호텔이다. 프랜차이즈 호텔이지만 홍대의 자유분방한 문화를 적용해 힙한 클럽이나 바 같은 인상을 풍긴다. 호텔 꼭대기 층에는 라운지와 루프톱바를 마련했다. 라운지의 이름은 블루 루프. 청기와 주유소의 흔적이 이름으로 남았다. 루프톱바에서는 홍대 앞 일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홍대 골목의 화려한 불빛이 건물과 건물 사이로 새어 나온다. L7 홍대의 야심작은 루프톱의 수영장이다. 수영장이 있는 루프톱은 흔치 않다. 홍대 입구를 바라보며 수영을 할 수 있다. 수영장 앞에는 바가 설치되어 칵테일과 물놀이를 함께 즐기도록 설계되었다.

[글 조진혁(여행칼럼니스트) 사진 피피서울, L7, 메리가든]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25호 (18.04.24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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