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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yes+ 레저] 숲과 힐링..보은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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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의 흔적 따라 걷는 속리산 충북 보은여행
말티고개 꼬부랑길 넘으면 드넓은 숲체험휴양마을
난공불락의 요새 ‘삼년산성’걷다보면 가슴까지 뻥 뚫려


파이낸셜뉴스

충북 보은군 곡창지대 복판에 우뚝 솟은 해발 325m의 오정산 꼭대기에는 삼국시대 신라가 축조한 삼년산성이 있다. 이곳에 오르면 보은 읍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사진=조용철 기자 보은 원정리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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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은(충북)=조용철 기자】 속리산국립공원은 충북과 경북의 여러 지역에 걸쳐 바위로 이루어진 산으로 행정구역상으로 충북 보은군, 괴산군, 경북 상주시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주요 봉우리인 천왕봉과 비로봉, 문장대는 백두대간의 장엄한 산줄기를 잇고 있어 암봉과 암릉이 잘 발달돼 있다. 남쪽의 천왕봉(1058m)을 중심으로 비로봉, 문장대, 관음봉 등 8개의 봉우리가 활처럼 휘어져 뻗어나간다. 8봉과 더불어 문장대, 입석대, 신선대 등 8대 그리고 8석문이 있다. 정이품송, 망개나무 등 1000여종의 식물과 까막딱따구리, 하늘다람쥐 등 희귀 동물을 포함해 1831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속리산은 유독 조선 세조와 관련된 흔적이 많다. 충북 보은 말티재 너머 소나무에게 정이품 벼슬을 내렸고, 세심정 아래 달천의 상류 계곡의 소(沼)에서 목욕을 해 '목욕소'라는 이름이 유래됐다.

정이품송은 속리산으로 들어가는 길 가운데 서있는 소나무다. 수령은 약 600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백 년 비바람과 엄동설한을 극복하면서도 유지하고 있는 우아한 자태는 비록 상처를 입었지만 여전히 속리산의 랜드마크로 남아 있다.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에 행차할 때 이 나무를 지나는데 연이 걸리지 않도록 가지를 들어올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세조가 타고 있던 가마가 이 소나무 가지에 걸릴까 염려해 "연이 나뭇가지에 걸린다"고 말하자 소나무는 스스로 가지를 들어올려 어가를 무사히 통과하게 했다고 한다. 세조는 이 소나무에 정2품(지금의 장관급)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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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숲체험휴양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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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체험휴양마을은 보은군 속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속 대자연에서 휴식을 취하고 심신 수양 및 건강을 도모하는 자연치유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속리산 숲체험휴양마을로 가기 위해선 속리산 말티재 꼬부랑길을 거쳐서 올라간다. 속리산 말티재 꼬부랑길은 해발 430m 자락의 7㎞ 길이로 잘 보존된 천연림이 좌우측으로 펼쳐져 있다. 이 길의 큰 장점은 자연을 훼손하는 인공시설물 없이 잘 보존된 천연림과의 조화라는 점이다. 산모퉁이를 굽이 도는 자락길이어서 걷는 동안 지루하지 않다. 보은 솔향공원 소나무홍보전시관 주차장에서 말티재 정상 쪽으로 왕복 5시간 정도 소요되는 길로 완만한 경사를 갖고 있어 많은 등산객과 탐방객이 즐겨 찾는다.

말티고개는 조선 세조가 피부병으로 요양 차 속리산에 행차할 때 험준한 이 고개에 이르러 타고 왔던 가마에서 내려 말로 갈아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말티재 꼬부랑길을 지나 도착한 속리산 숲체험휴양마을은 산림이 단순한 휴양 개념이 아닌 산림휴양시설, 산림교육 강화, 숲체험 공간 등으로 산림의 새로운 역할이 강조된 공간이다. 휴양마을 안 숲속의집에서 자연을 바로 느끼고 학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자연 속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자아성찰 및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프로그램, 다양한 야외체험 활동을 통해 숲과 친밀감을 높이는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있다.

속리산 숲체험휴양마을에서는 봄 여행주간(4월 28일~5월 13일) 동안 매일 밤 7시30분부터 9시까지 '봄바람처럼 감미로운 숲속음악회(버스킹)'와 '천체전문가와 함께 숲에서 관찰하는 별자리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명상과 힐링, 트리 클라이밍, 스카이 바이크 등 유료 체험 프로그램과 4D 영상관, 식물원 등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볼거리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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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세조길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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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종기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장은 "2018 봄 여행주간 동안 진행되는 충북 프로그램은 평일 관광 활성화에 목표를 두고 구성했다"며 "이번 봄 여행주간을 계기로 주말이나 공휴일이 아닌 평일에 휴가를 내 국내 여행을 떠나는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년산성이 있는 곳은 보은의 오정산이다. 보은군 최대의 곡창지대 복판에 솟아있는 오정산은 해발 325m이지만, 보은 분지 자체가 200m가량의 고지여서 125m 언덕 정도의 낮은 산세를 이룬다. 남.동.북 방향은 능선으로 이어져 있고 서쪽으로는 트인 지형의 산이다. 산의 능선에 올라서면 동서남북 방향 모두 보은 분지가 조망된다. 천혜의 성지인 셈이다.

충주 단양의 북부지역, 청주·진천·괴산 등의 중부지역, 옥천·영동의 남부지역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지 보은의 길목 모두가 조망되는 지점에 자리잡은 삼년산성은 신라가 백제, 고구려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 성의 입지와 성의 축조기술, 삼국통일을 노리는 신라의 군사적 전략 등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삼년산성은 삼국시대를 통틀어 단 한 번도 점령당하지 않은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산성에 올라가면 보은 읍내가 시원하게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삼년산성은 방어형 산성으로 산성 안에는 5~6개의 우물터가 있다. 또 성 안에는 적들의 공격을 막을 목적으로 만든 저수지가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여전히 물줄기가 남아 있다. 조선시대부터 구한말까지는 무기 창고로 사용됐다가 6·25전쟁 이후 어려웠던 시절엔 주민들이 산성의 벽돌을 빼다가 집을 짓는 데 사용하기도 해 파손된 흔적들이 이곳저곳에 남아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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