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 여행 '무의도'
잠진도에서 배로 5여분 거리에 불과해
대무의도와 소무의도 이은 '인도교'
소무의도 둘러보는 '무의바다누리길'
2시간여 걷다보면 한바퀴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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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무의도=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인천에는 168개의 아름다운 섬이 있다. 그중에서도 조수간만의 차이가 만들어낸 신비의 바닷속 대이작도 ‘풀등’, CNN에서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섬 33곳 중에 1위로 뽑힌 선재도 부속섬 ‘목섬’, 자연이 깎아내린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 두무진 등 제각각 특색있는 빼어남을 자랑하는 섬도 부지기수다. 소무의도는 본섬인 대무의도와 인도교로 이어진 작고 아름다운 섬이다. 인천 앞바다의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하며 느릿느릿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은 휴식 그 자체다. 이 봄이 가기 전 봄기운 물씬 풍기는 소무의도를 찾아 하늘과 바다 사이의 푸른 산자락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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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절 여행으로도 충분한 ‘무의도’
잠진도는 무의도로 가는 통로다. 두 섬은 5분 거리다. 하지만 아직 다리가 없어 뱃길이 살아있다. 갯벌에서는 주민들이 허리를 굽혀 호미질한다. 그때마다 씨알 굵은 바지락들이 알몸을 드러낸다. 뻘밭의 농사다. 뱃머리를 돌리자마자 여객선은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잠진도 선착장에서는 30분 간격으로 배가 뜬다. 5분이면 선착장에 닿는다. 배 시간에 맞춰 마을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실미도 유원지, 하나개해변, 소무의도 인도교까지 갈 수 있다. 단, 배에서 내리는 승객이 없을 때는 버스가 운영하지 않으니 참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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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는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희의 옷처럼 보이기도 해 붙은 이름이다. 대무의도와 소무의도로 나눠져 있다. 대무의도는 면적 9.432㎢, 해안선 길이 31.6㎞에 이른다. 이곳 주민들은 대무의도 보다는 큰무리섬이라 부른다. 섬 주변으로 소무의도, 실미도, 해리도, 상엽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무리 지어 몰려 있어서다. 아마도 이 섬 중 가장 큰 섬이라고 해서 그렇게 불렀을 것이다.
대무의도 북쪽에는 당산이 있고 중앙에는 국사봉이, 남쪽에는 호룡곡산(245m)이 있다. 국사봉에서는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 정상에서는 절터와 금동불상, 토우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사실, 인천 지역의 섬들에는 국사봉이란 이름을 가진 산들이 많다. 덕적도와 영흥도, 자월도 등에도 국사봉이 있는데 이들 모두가 국가에서 하늘에 제사를 모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호룡곡산에는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섬에는 하나개해변과 실미도해변 등 두 개의 아름다운 모래 해변이 있다. 그중 하나개해변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소문난 곳이다.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 위로 방갈로 수십 동이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고, 백사장 남쪽으로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특히 드넓은 갯벌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이 인상적인데, 대무의도에서 하룻밤 묵어도 좋을 만큼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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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무의도와 소무위도를 하나로 잇다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 소무의도로 향한다. 대무의도 광명항으로 내려오면 인도교 너머 소무의도가 보인다. 소무의도는 1.22㎢, 해안선 길이 2.5km의 작은 섬이다. 이곳 사람들은 ‘떼무리’라고 부른다. ‘대무의도 본섬 일부가 떼어져 나간 섬’에서 유래했다. 300여 년 전 박동기란 이가 세 딸을 데리고 이 섬에 들어온 것이 시초다. 그 후 기계 유씨 청년을 데릴사위로 삼으면서 지금은 유씨 집성촌을 이뤘고, 당산 터 옆에는 시조묘(박동기 묘)가 남아 있다.
한때 안강망(鮟鱇網·조수의 흐름을 이용한 고기잡이 그물)어선이 40여 척에 달했고, 수협출장소가 있을 만큼 생기가 넘쳤다. 이후 1992년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시작하면서 큰 시련을 겪는다. 공항 건설을 위한 영종도·용유도 매립공사로 근해 어장이 막대한 피해를 봤다.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뭍으로 떠났고, 이제는 섬에 남아 있는 주민이 40여 명에 불과하다. 다행히 2011년 소무의인도교(414m)가 놓이고 어장도 살아나면서 섬은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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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무의바다누리길’은 2012년 조성했다. 해변과 어촌, 숲을 따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2.48km의 짧은 걷기 길이다. 각기 다른 주제인 8구간이 있다. 여기에 진입광장에서 몽여해변을 잇는 0.75km의 바다를 접한 해안트레킹도 즐길 수 있다. 쉬엄쉬엄 걸어도 1시간이면 살펴볼 수 있고, 어귀마다 쉼터와 벤치도 있어 쉬어갈 수 있다.
무의바다누리길 1구간은 대무의도에서 소무의도로 이어진 ‘인도교길’이다. 2구간은 인도교 끝에서 왼쪽 시계방향 서쪽마을로 들어서는 ‘마주보는길’, 3구간은 ‘떼무리길’, 4구간은 ‘부채깨미길’, 5구간은 ‘몽여해변길’, 6구간은 ‘명사해변길’, 7구간은 ‘해녀섬길’, 8구간은 ‘키작은소나무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서해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며 타박타박 걸어도 2시간 정도면 충분히 걸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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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 감상하며 타박타박 걷다
무의바다누리길을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다. 섬에 들어서자마자 왼쪽 작은 어촌마을인 서쪽마을로 들어서며 2구간인 ‘마주보는길’로 향하거나, 인도교를 건너자마자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당산 정상으로 향하는 ‘키작은소나무길’을 따라 반대로 도는 길이다. 어느 곳으로 향하던 서해 푸른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으니 각자 취향에 맞춰 선택하길 바란다.
인도교를 들머리로 삼는다.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인도교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덧 다리 끝. 여기서 계단을 따라 당산을 오른다. 곳곳이 전망 포인트이지만, 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하도정에서 바라본 모습은 가파른 계단 길을 땀 흘리며 오른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풍경이다. 명사의 해변까지 이어지는 길 또한 전망이 좋다. 이어 중절모처럼 생긴 섬과 마주한다. 소무의도 남쪽에 있는 작은 섬인 해녀섬(해리도)이다. 전복을 따던 해녀들이 쉬었던 섬이라 해서 이름 붙었다. 과거 연안부두 조성을 위해 채석장으로도 이용했지만, 보존을 위해 채석을 금지한 이후 현재의 모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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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해변은 전 박정희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이곳 해안에서 휴양을 즐겼던 곳이다. 물이 완전히 빠져야만 통행이 가능하니, 썰물 때를 미리 알아봐야 한다. 해변에 있는 촛대 모양의 기암 ‘장군바위’도 장관이다. 바위 모습이 마치 장군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과거 이 바위를 보고 해적이 도망쳤다는 전설이 있다.
몽여해변으로 향한다. 과거 굴양식이 성행했던 해변이다. 자갈밭으로 여름이면 조용히 해수욕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찾던 해변이다. 해변 우측으로 물이 빠지면 바위섬이 되는 몽여가 있어 몽여해변이라 불렀다고 한다. 해변을 지나 한때 새우잡이로 부유했던 동쪽마을로 들어선다. 마을은 허물어진 집들이 여럿 보일 만큼 쇠락했다. 이곳에 소무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우물이 있다. 지금도 마르지 않는 우물로, 과거 소무의도 주민들의 식수를 해결해 주던 고마운 우물이다. 동쪽마을 지나 서쪽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모예재를 넘어가야 한다. 동쪽마을에 사는 어머니를 서쪽마을에 살던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 문안을 위해 매일 같이 넘어 다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서쪽마을과 동쪽마을을 잇는 고개로 고개가 너무 높아 마을 사람들이 파내어 골을 낮추고 길을 확장했다고 한다. 서쪽마을로 나와 다시 인도교를 걸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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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가는길= 공항철도를 이용한다면 서울역에서 인천공항 1터미널까지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직통열차(43분 소요)와 모든 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약 60분 소요)를 이용할 수 있다. 무의도까지는 공항철도와 자기부상열차로 가는 게 편리하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1터미널 교통센터 2층에서 용유역까지 15분 간격으로 무료 운행한다. 용유역에서 20분쯤 걸어가면 잠진도선착장이다. 승용차로 갈 때 배에 승용차를 선적할 수 있어 무의도 광명항까지 곧장 갈 수 있다.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무의도행 뱃삯은 1인 성인 왕복 기준 3800원(승용차 선적 시 2만 원 별도).
△먹을 곳= 을왕리해변과 왕산해변 일대와 도로변, 거잠포 포구 등에 횟집·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하다. 음식값은 비싼 편이다. 선녀바위해변 입구 도로변의 ‘선녀풍’(물회 2만 원), 용유역에서 거잠포마을회관 쪽의 ‘소나무식당’(해물밥상 1만5000원) 등으로 관광객이 많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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