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참가국 명단이 하나둘 발표됐다. 브라질은 23명의 최종 명단을 일찌감치 확정했으나 대다수가 한국처럼 23명+@로 구성했다. 마지막 경쟁을 통해 최종 옥석을 가린다.
한국은 8년 전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을 앞두고 26명의 선수로 오스트리아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구자철, 이근호, 신형민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아닌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신태용 감독의 선택과 고민은 6월 오스트리아로 출국하기 전까지 끝나지 않는다. 사진=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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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치열한 경쟁에 따른 후폭풍도 없지 않다. 선수는 물론 감독도 스트레스가 심하다. 팀 분위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감안해 4년 전에는 23명 체제로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했다.
러시아월드컵의 예비 명단은 35명이다. 브라질월드컵의 30명보다 5명이 늘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도 23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해 조직력을 다지는 방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부상 도미노라는 변수가 발생하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신 감독은 “부상자가 속출해 리스크를 줄여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청용을 예로 들면서 누구도 ‘현재’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100% 보장되지 않았다고 했다. 거꾸로 말해 누구든지 떨어질 수 있다는 발언이다. 신 감독은 희생과 헌신을 기준으로 탈락자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산술적으로 경쟁률은 5.3대1이다. 그렇지만 기성용, 손흥민, 이재성, 권창훈, 황희찬 등 주요 선수가 부상 외 변수로 낙마할 가능성은 없다. 경쟁률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승우, 문선민, 오반석은 첫 발탁이다. 눈도장을 찍을 시간은 2주도 채 안 된다.
포지션마다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3명만 뽑은 골키퍼는 안전지대다. 최종 명단의 골키퍼는 세 자리다. 김승규, 김진현, 조현우 등 3명은 부상 등 변수가 없는 한 러시아월드컵에 나간다.
격전지가 될 포지션은 수비다. 수비수만 12명이다. 공격수(4명), 미드필더(9명)보다 많다. 일반적으로 포지션의 2배수를 뽑는 편이다.
중앙 수비수만 6명이다. 신 감독은 4-4-2 포메이션의 플랜A가 바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스리백 카드를 버리지 않았다. 김민재의 부상이 미친 여파다. 그렇다고 6명을 다 데려갈 수는 없다. 최대 2명이 탈락할 수 있다.
장현수, 윤영선이 경쟁자보다 한 발 앞서있다는 평가다. 장현수는 신태용호 출범 후 치른 14경기 중 13경기에 출전했다. 못 뛴 1경기(라트비아전)도 소속팀 조기 합류 요청 때문이었다. 신 감독이 성남 시절 지도했던 윤영선도 E-1 챔피언십부터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왼쪽 수비수도 멀티 플레이어까지 포함해 4명이다.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박주호는 중앙 미드필더, 김민우는 왼쪽 미드필더를 맡을 수 있다. 포메이션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어떤 플랜A를 정하는지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다. 신 감독은 일단 박주호, 김민우를 수비수로 분류했다.
김진수는 4년 전의 아쉬움을 지울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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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A 변화에 가장 민감한 포지션은 공격수다. 손흥민, 황희찬, 이근호, 김신욱은 색깔이 다르다. 그러나 투톱을 고수하지 않는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메스를 댈 수도 있다.
이청용, 이재성, 권창훈, 이승우, 문선민 등 측면 공격수 자원이 넘친다. 손흥민, 이근호, 김민우도 측면 공격수를 맡을 수 있다.
“반란을 일으키겠다”던 신 감독은 스웨덴과 조별리그 1차전에 승부수를 띄웠다. 이승우, 문선민은 고심 끝에 꺼낸 스웨덴 공략 맞춤 카드다. 그렇지만 1차 관문을 통과하는 것은 선수의 몫이다.
이청용, 주세종도 ‘점검’을 받아야 한다. 특히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이청용은 형평성 논란의 중심에 있다.
가장 입지가 불안한 선수는 김진수다. 다른 27명보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재활 단계다. 두 차례 국내 평가전 출전은 어렵다.
신 감독도 “(현실적으로)김진수가 최종 명단 합류가 쉽지 않다. 빠르게 회복해야 하는데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4년 전에도 부상으로 낙마했던 김진수다.
그나마 김진수는 경쟁의 기회라도 얻었다. 이명주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2회 연속 예비 명단이다. 4년 전 예비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렸던 박주호, 장현수, 김민우, 김진현 등 4명은 선발됐다.
신태용호에서 꾸준히 뛰었던 최철순과 이창민도 쓴 맛을 봤다. 예비 명단 7명 중 월드컵 경험자는 지동원이 유일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손흥민, 황희찬, 권창훈과 공격을 이끌었던 석현준도 첫 월드컵 꿈이 좌절됐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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