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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역사 문화 향기 가득한 동서양의 길목 터키 '이스탄불 여행'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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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블루모스크)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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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던 터키 여인이 한국인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이스탄불(터키)=글·사진 스포츠서울 황철훈기자] 동서양을 잇는 ‘이스탄불’은 거대한 용광로다.
수천 년 동안 동서양의 문명을 녹여내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기 때문이다. 한때는 광활한 영토를 호령했던 제국의 수도였고 지금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자 유럽의 ‘문화수도’다. 기독교와 이슬람, 아시아와 유럽이 교차하며 조화와 균형을 이룬 곳. 오랜 시간이 응축된 역사의 숨결이 배인 곳. 이스탄불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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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드롬 광장의 ‘이집트 오벨리스크’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반나절에 즐기는 알찬 여행 ‘투어 이스탄불’
11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최종 목적지 아피온에 가기 위해선 퀴타히아행 국내선으로 환승을 해야 한다. 아직 7시간 정도 남았다. 짧은 시간을 알차게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투어이스탄불’이다. 터키항공 국제선 이용객이 환승을 위해 6~24시간 머무르는 레이오버(layover) 승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무료 관광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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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신청은 공항 내 라운지 앞 호텔 데스크에서 하면 된다. 터키항공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이스탄불 시내 중심으로 향했다. 영어가 유창한 현지가이드가 동행했다. 버스에서 내려 히포드롬 광장을 가로질렀다. 광장은 3세기 초에 건설된 원형 경기장이 있었던 곳으로 영화 ‘벤허’에서 전차 경주 장면의 배경이 됐다. 마치 광화문 광장처럼 자리한 이곳에선 거대한 2개의 돌기둥을 볼 수 있다. 광장 남쪽 오벨리스크는 4세기 콘스탄티누스 대제 때 세워졌으나 제4차 십자군 침입 당시 파괴되어 현대에 복원한 것이다. 광장 북쪽에 자리한 돌기둥은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이집트 카르나크 아몬 신전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집트 오벨리스크’라고도 불린다. 하단 대리석 기단은 테오도시우스 황제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것으로 경기를 관전하는 황제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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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5세기 그리스인들이 제작한 전승기념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아폴론 신전에서 가져온 것이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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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오스만제국의 술탄 압둘 하미드에게 선물한 ‘독일분수’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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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식 떡갈비 ‘쾨프테’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두 개의 오벨리스크 사이에 청동기둥이 서 있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인들이 제작한 전승기념비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아폴론 신전에서 가져온 것이다. 원래는 두 마리의 뱀이 서로 엉켜있는 형상이라는데 뱀대가리가 잘려나가 그저 ‘꽈배기’처럼 보인다. 광장 북쪽 끝에는 팔각돔 지붕을 얹은 분수대가 있다. 19세기 말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술탄 압둘 하미드에게 오리엔탈 특급 열차로 실어 선물했다. 도심은 분주했다. 쉴 새 없이 트램이 도심을 가로질렀고 그 뒤를 자동차가 잇는다. 투어 도중 치즈와 올리브, 토마토, 빵 등으로 구성된 소박한 터키 가정식 아침과 떡갈비 모양 쾨프테 점심도 맛봤다. 터키는 식사 때마다 요거트를 물로 희석한 아이란(Ayran)을 먹는다. 약간 짜고 시큼해 호불호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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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 소피아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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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피아 성당 내부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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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피아 성당 입구에서 보안검색이 진행되고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식사를 마치고 아야 소피아로 향했다. 입구에는 긴 줄이 이어지고 철저한 보안검색도 진행된다. 537년 비잔틴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에 의해 축성된 성소피아 성당은 동로마제국 최고 건축물로 손꼽힌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이 오스만제국에 함락되기 전까지 약 900년 동안 동방정교회의 총본산이었으며, 1593년 성 베드로 대성당이 들어서기 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제국의 몰락과 함께 대성당은 두 쌍의 첨탑(미나렛)이 세워지고 내부 모자이크 성화는 회벽으로 덮인 채 이슬람사원으로 개조됐다. 이후 터키공화국이 수립되면서 1935년부터 현재까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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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여제와 그 남편 콘스탄티누스 9세가 그리스도의 축복을 받는 모습을 형상화한 모자이크 성화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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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왼쪽으로 이어지는 복도를 따라가면 2층으로 오르는 나선형 경사로를 마주한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입구에 들어서면 드높은 천장과 화려한 모자이크가 시선을 압도하고 장엄한 분위기와 웅장한 규모에 다시 한번 경탄하게 된다. 중앙 돔의 높이가 자그마치 55m에 지름이 31m 다. 성당 내부는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문화가 공존한다. 높은 천장 돔에는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 성화가 그려져 있고 양옆에는 커다란 원반에 이슬람을 상징하는 금색 문자가 나란히 걸려있다. 성당을 나와 오른쪽 복도를 따라가면 2층으로 이어지는 나선형 경사로를 마주한다. 2층 회랑에 오르면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곳곳에 숨은그림처럼 자리한 모자이크 성화다. 비록 많이 훼손됐지만 정교하고 화려한 모습에 다들 탄성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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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아흐메드 모스크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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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모스크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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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아흐메드 모스크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성소피아 성당 맞은편엔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가 자리한다. 비잔틴제국이 세운 ‘성소피아성당’을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을 오스만 14대 황제 아흐메트 1세가 제국의 자존심을 걸고 세운 모스크다. 술탄의 권력을 상징하는 6개의 첨탑과 멀리서도 웅장함이 느껴지는 규모는 가히 장관이다. 특히나 이곳이 유명한 것은 아름다운 내부에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수많은 창으로 쏟아지는 햇빛이 파란색과 녹색의 타일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블루모스크’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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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바자르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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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바자르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시장 ‘그랜드 바자르’도 필수코스다. 아치형 돔 지붕으로 덮인 초대형 시장으로 60여 개의 미로 같은 통로에 5000여 개의 상점이 빼곡하게 들어서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길목에 위치한 덕에 비잔틴 시대부터 국제 무역의 중심지였다. 시장에는 금은 세공품을 비롯해 카펫, 향신료, 가죽제품, 도자기 등 다양한 물품들을 판매한다. 흥정 만 잘하면 아주 싼 값에 득템할 수 있다. 진귀한 상품 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의 행렬을 보는 것 또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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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가는길
=터키항공은 인천~이스탄불 직항편을 주 11회 씩 왕복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1시간 30분.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통화 및 물가=리라(YTL)를 사용한다. 1리라에 한화 약 240원이다. 물가는 저렴한 편이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가 한국의 반값이다. 터키 국민빵 시미트(Simit)가 1.5리라, 400원도 채 안된다.
●맛집=이스탄불 히포드롬 광장 북쪽에 자리한 ‘요리사 셀림의 쾨프테집(Tarihi Sultanahmet Koftecisi Selim Usta)’은 터키식 떡갈비 ‘쾨프테’ 맛집으로 100년 전통을 자랑한다. 으스파르타 시내 중심에 자리한 ‘케바치 카디르(Kebapci Kadir)’는 168년 된 유명한 케밥집이다.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 염소 케밥를 비롯해 터키식 피자 ‘피데’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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