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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이슈+] 美 "필요 땐 승부 걸 수도 있다"… 남중국해 군사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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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연일 ‘말폭탄’ 공방 / 매티스 “군사화, 이웃국가 겁박… 주변국들과 협력 방안 찾아야” / 지난달부터 군사적 압박 높여 / 中 “우리 주권 논쟁의 여지 없어 / 내정간섭 행위 말라” 강력 반발 / 스텔스기 훈련 장면 공개 ‘맞불’

세계일보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말폭탄’ 공방을 벌였다.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가 ‘주변 국가 겁박용’이라고 경고하자 중국은 ‘내정간섭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개막한 연례 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연설을 통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는 이웃 국가를 겁박하고 협박하려는 목적”이라며 중국을 향해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특히 “중국이 해당 지역에서 이해관계에 있는 이웃 국가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중국에 돌아갈 것”이라며 “미국은 필요하다면 강력하게 승부를 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중국 대표로 참석한 허레이(何雷)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은 “남중국해 문제를 무책임하게 떠드는 것은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 행위”라며 반발했다. 이어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며 “남중국해 섬에 방어 시설을 설치한 것은 국제법에 따른 합법적인 주권 행위로, 이 지역을 군사화하고 지역 안보를 해치려는 의도가 없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양국 간 장외공방도 치열하다. 미 합동참모본부 케네스 매켄지 중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이 건립한 남중국해 인공섬을 폭파할 능력이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미군은 서태평양에서 작은 섬들을 점령해버린 경험이 많다고만 말해주겠다”고 말해 중국을 자극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일 사설에서 “중국군은 중국 영해와 섬에 대한 어떠한 위협과 공격도 분쇄할 능력과 의지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움직임에 대해 미국이 본격 견제에 나서면서 양국 군사적 충돌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18일 중국군이 사상 최초로 남중국해의 한 인공섬에서 핵 탑재 훙(轟·H)-6K 폭격기의 이착륙 훈련을 실시했다. 이어 관영 매체를 통해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 야간 공중전 훈련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 한 대가 지난달 31일 괌 앤더슨공군기지를 출발해 대만 부근 상공을 거쳐 중국이 영해 경계선이라고 주장하는 ‘남해(남중국해) 9단선’ 안으로 진입했다.

미국은 최근 11일간 3차례나 폭격기를 출격시켜 중국 주변에 접근시켰으며 지난달 22일과 24일 B-52H가 남중국해 방향으로 비행하기도 했다. 미 해군은 또 지난달 27일에는 구축함 ‘히긴스‘와 순양함 ‘앤티텀’을 투입해 남중국해 파라셀제도(중국명 시사군도) 12해리 이내 수역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 미 국방부는 또 남중국해 군사화를 이유로 중국을 림팩(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 초청국에서 제외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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