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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美 “中, 남중국해 군사화로 주변국 협박”… 中 “내정간섭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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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샹그릴라 대화서 격돌

“일대일로, 아세안 멀어지게 해, 대만 도울 것… 現상황 바꿔선 안돼”

매티스, 시진핑 정책 공개 비판… 中 “주권 도발 결연히 저지” 반발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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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문제로 다시 정면충돌했다. 미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대만과의 군사 협력도 재차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무역 제재를 강행할 경우 미중 무역 합의가 무효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갈등이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은 한반도 문제를 제외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이 남중국해를 군사기지화하는 것은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협박과 강요가 목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남중국해 섬들에 미사일, 전자 교란기를 배치하고 인공섬을 조성하는 것은 시 주석이 2015년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섬인 스프래틀리제도를 군사기지화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행동은 시 주석의 광범위한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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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장관은 미국이 이달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중국을 초청하기로 했다가 취소한 것은 중국이 영토 주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섬들에 대한 미군의 군사 행동을 예고한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대해 “비교적 작은 결과였지만 중국이 계속 기존 질서를 뒤엎으려 하면 더 큰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허레이(何雷)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중장)은 매티스 장관 발언 2시간여 뒤 “남중국해 섬들과 암초들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라며 “남중국해 섬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중국의 주권 범위에 있다. 어떤 다른 국가도 함부로 지껄이며 중국의 내정에 간섭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중국해를 실제 군사화하는 자들이 중국이 남중국해를 군사화하고 있다고 부르짖는다”며 “이는 중국 안보의 안정을 깨뜨리는, 중국 주권에 대한 도발이자 남중국해 군사화의 근원이다. 중국 정부는 필요한 조치와 수단을 취해 결연히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이 올해 하반기 남중국해에 적군의 통신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레이더 설비를 세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매티스 장관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아세안 국가들을 서로 멀어지게 만들 것”이라며 “일대일로 협력 국가들이 (이 프로젝트로 인해) 엄청난 빚을 지게 되면 (이들의) 정치적 행동에 대한 자유를 제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만에 방어 무기와 서비스를 계속 제공해 대만이 충분히 자위력을 발휘하도록 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바꾸려는 어떤 노력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대만 통일을 추진하는 시 주석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군력을 증강해 해로를 보장하고 각국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며 “이 지역의 주권을 지켜낼 수 있도록 공동 군사훈련과 해병, 공군, 해양경비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아 전체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뜻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이달 말 방중할 예정이다.

중국 상무부는 3일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미국 대표단이 2일부터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측과 벌인 무역 협상 결과와 관련해 “미국이 중국에 관세 부과 등 무역 제재를 내놓으면 협상에서 달성한 모든 경제 무역 성과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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