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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월드 트렌드, NOW] “좀비 대재앙 오면 필요할 것”... 머스크 화염방사기 가격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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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2만대 중 1000대 출시

아버지의 날 앞두고 2만달러까지
한국일보

이베이에 올라온 화염 방사기 판매 글. 이베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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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링컴퍼니(일론 머스크의 터널 굴착회사)의 화염방사기. 2만대 중 1,000대만 시중에 나옴. 사용한 적 없음. 가격 2,999달러(약 322만원).’

‘혁신의 아이콘’ ‘괴짜 억만장자’ 등으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의 화염방사기가 시중에 출시되자 마자 높은 몸값으로 되팔리고 있다. 올 초 제품을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도 2만대를 미리 예약 받아 완판이 됐는데, 이 중 1,000대가 지난 9일 시중에 처음으로 풀리면서 가치가 올라가고 있는 것. 해당 제품은 미국에만 있는 ‘아버지의 날’(6월17일)의 날을 앞두고 높게는 2만 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머스크의 화염방사기는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현재 2,000달러 후반부터 3,000달러 초반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가가 500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4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는 셈이다. 한 때 2만 달러까지 책정되기도 했다.

WP는 “아버지의 날을 앞두고 보링컴퍼니가 예약 판매했던 제품 일부를 처음으로 고객에게 나눠줬다”며 “이베이에서 ‘지금 당장 구매’ 기능을 사용하면 경매에 참여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데, 이 때의 가격이 2만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화염방사기가 미국에서는 아버지들이 갖고 싶어하는 선물로 꼽히기도 하는 만큼 평소보다 더 큰 주목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화염방사기는 머스크가 거대한 터널을 만들어 초고속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 1월 예약 판매를 시작해 4일 만에 품절 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WP는 “온라인에서의 농담으로 시작된 것이 수백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마케팅 전략으로 바뀌었고, 보링컴퍼니라는 회사를 알리고 있다”며 엉뚱하게만 보였던 머스크의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1월 말 트위터에 “좀비 대재앙이 오면 당신은 화염방사기를 산 것을 기뻐하게 될 것”이라며 농담을 던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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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링컴퍼니는 지난 9일 예약 판매한 2만대의 화염방사기 가운데 1,000대를 고객에게 우선 지급했다. 큰 사진과 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은 각각 화염방사기를 든 한 남성이 보링컴퍼니가 설치한 포토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과 예약 구매한 화염방사기를 받기 위해 줄을 선 고객들의 모습.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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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는 사용하기 나름이다. 당초 ‘좀비 퇴치용’이라던 머스크는 이와 관련 트위터에서 “벽난로에 불을 붙이거나 바비큐를 해 먹을 때 성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크렘브륄레(크림 위에 녹인 설탕을 올린 것)를 만들 때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위험한 장난감’을 팔아도 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 들어 캘리포니아 일대가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음에 따라, 머스크의 구상이 무모하고 무신경한 도전이라는 비판도 일었다. 머스크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우리 제품이 산불 원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보링컴퍼니가 1만달러를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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