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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미소 속에 비친 황금빛 영혼 '바간&양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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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

양곤의 하루는 무척 빠르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쉴 새 없이 뒤바뀌는 풍경 속에 급박하게 변화하는 오늘날 미얀마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것만 같다. 깔끔하고 화창한 시민공원과 늦은 밤 클럽에서 터져 나오는 빵빵한 음악 소리는 양곤 여행의 이정표 역시 새롭게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싸움의 종결’이라는 뜻의 양곤은 지금, 미얀마의 한 시대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평화의 중심 '마하반둘라 공원'

마하반둘라 공원은 양곤 시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연두색 잔디 공원을 가운데 두고 주변으로 다양한 역사와 문화의 흔적들이 뒤섞여 있지만 양곤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평화가 일대에서 숨 쉬고 있다. 공원 한가운데에서 파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백색의 독립기념비는 평화의 상징이자 중심. 영국 식민지 시절의 아픔을 지우고 독립의 기쁨을 가득히 채워놓은 모습이 시선을 압도하기에 공원의 평화는 더욱 짙게 가슴에 닿는다. 독립기념비만큼이나 하얀색의 양곤 시청사와 2천 년 역사의 황금빛 술레 파고다Sule Pagoda는 나란히 붙어 선 채 미얀마의 현재와 과거의 아름다움을 각기 뽐내고 있다. 한편에는 미얀마라는 사실이 어색한 건물들이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 개의 십자가가 유난히 크게 느껴지는 1830년에 건립된 임마누엘 침례교회와 18세기 초 앤 여왕 시대의 양식으로 지어진 현재의 고등법원 건물. 역시 나란히 서 있는 이 두 건물만 보고 있으면 미얀마라는 이름도 2018년이라는 시간도 모두 잊어버리게 되지만, 모두가 하나 되어 오늘의 시간을 공존하고 있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곳들이다. 독립에 앞장섰던 마하반둘라 장군의 이름을 얻게된 그 감격의 시간 이후로, 이 공원에는 더 이상 긴장과 아픔이 아닌, 오로지 평화만이 맴돌고 있다.

황금빛 불심 '쉐다곤 파고다'

기원전 2세기 경부터 미얀마 역사 속에 기록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온 ‘황금의 땅’이라는 수식어는 쉐다곤 파고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 사실은 쉐다곤 파고다가 차지하는 미얀마에서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얀마 최고의 보물, 황금 사원 쉐다곤 파고다의 기원은 무려 100미터 높이에 이르는 황금 주탑에서 시작되었고, 미얀마 연대기는 이렇게 전하고 있다.

<약 2500여 년 전,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 인도와 미얀마를 오가며 장사를 하던 미얀마의 상인 형제가 부처님을 만나 꿀떡을 보시했다. 부처님은 그들에게 머리카락 8가닥을 주었고 그들은 그 무엇보다 귀중한 이 보물을 그들의 왕에게 바쳤다. 그 순간, 땅이 갈라지고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 왔으며 때아닌 히말라야의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보석들이 쏟아져 사람의 허리춤 높이까지 찼다. 왕은 백성들이 예불을 드릴 수 있게 언덕 한가운데에 탑을 세우고 부처님의 머리카락을 모셨다.>

처음부터 이 탑이 황금탑은 아니었다. 왕들은 지속적으로 탑의 규모를 확장시켰고 15세기 신소부 여왕이 탑에 자신의 몸무게만큼의 금박을 입힌 것이 최초로 기록되어 있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주탑의 황금은 늘어났고, 부처님을 위한 사원의 규모는 커졌다. 그리고 지금도 부처님을 향한 그들의 사랑과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세계 3대 사원의 명성은 단순히 한 사람의 업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100개가 넘는 건축물이 들어찬 거대한 쉐다곤 파고다를 걷는 길은 2500년이 넘는 세월, 부처님을 모셔온 수많은 미얀마인들의 영혼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온통 황금으로 둘러싸이고 값을 매길 수 없는 수없이 많은 보석들로 치장한 쉐다곤의 가치는 오로지 그들의 진실한 불심으로만 이야기될 수 있을 것이다.

양곤의 또 다른 볼거리들

- 차욱탓지 사원

쉐다곤 파고다에서 약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차욱탓지 사원은 ‘여섯 번 칠한 부처님이 누워 계신 곳’이란 뜻을 갖고 있다. 신발을 벗고 사원 내부로 들어서면 이름이 그러하듯 거대한 와불이 바로 모습을 드러낸다. 미얀마에서 가장 긴 약 66미터 이상 길이의 이 와불이 편안하게 누워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새색시처럼 고운 부처님의 얼굴은 더욱 이색적이다. 막 손질을 마친 것 같은 가지런한 긴 속 눈썹과 앵두같이 붉은입술이 근엄하고 건조한 부처상에 익숙한 우리의 편견을 깨어 놓기에 충분하다. 색계, 욕계 등을 표현한 108개의 문양을 새겨 넣은 널찍한 발바닥 역시 이 와불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와불 앞에 그 모습처럼 누워 사진을 찍는 것이 한때 이곳의 필수 코스였는지, 이를 금지하는 팻말을 세워놓았다.

- 카바 아에 파고다카바 아에는 ‘세계 평화’라는 뜻. 그 거룩한 뜻을 지닌 카바 아에 파고다는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파고다로 미얀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시기에 세워졌다. 때문에 미얀마 내에서도 그만큼 중요한 사원으로 손꼽히는 곳.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사원과는 사뭇 다른 내부 풍경 역시 이색 볼거리이지만, 이곳의 가장 큰 볼거리는 건립 당시 인도의 수상 네루가 선물한 부처님의 진신사리이다. 3개의 작은 불탑 모양의 유리병 안에 들어있는 진신사리를 보기 위해 수많은 불교신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하지만 항상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아니고 한정된 시간에만 공개하고 있으니 사전에 꼭 확인하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

- 보족 시장양곤 을 대표 하 는 재래시장 . 장 군이라 는 뜻의 ‘Bogyoke’이라는 이름이 독특하다. 보석과 수공예품으로 특히 이름난 전통시장은 이미 여행객들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시장 안에는 미얀마 전통제품에서부터 골동품, 예술적 감각이 깊게 베인 한 폭의 그림까지 수많은 종류의 제품들이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보석의 나라라고까지 일컬어지는 미얀마의 대표적인 보석 시장인 만큼 보석에 관심이 있다면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볼만한 시장이다. 미얀마 여행의 필수품이나 다름없는 론지나 미얀마를 상징하는 천연 선크림 다나카 같은 것들을 사는 것도 좋다. 양곤의 대표적인 쇼핑몰 중 하나로 다양한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는 모던한 정션시티몰과 연결되어 있어 쇼핑은 더욱 풍성해진다.


· Editor+PHOTO 김관수
· 기사 제공: 여행매거진 GO ON(☞ GO ON 포스트 바로가기)

[트래블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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