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t 물폭탄 터지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
으스스한 공포 체험, 합천영상테마파크
여름 보양식 치킨으로 대구 여름 나기
경남 봉화에서는 첨벙첨벙 어부 체험
덥다고 방콕만 하기에는 이 여름이 아깝다. 여름을 벗하며 추억을 남길 만한 여름 축제가 많다. 사진은 신비의 바닷길이 열린 무창포해수욕장. [사진 보령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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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물리칠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전국 여름 축제를 눈여겨보자. 축제마다 더위를 물리칠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다.
머리카락이 쭈뼛 설 만한 귀신의집이 열리기도 하고, 물풍선과 물총을 동원한 물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여름밤 야외에서 치킨을 먹거나 계곡에서 물고기 잡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시원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여름 축제를 소개한다.
한국판 송크란 물축제
물싸움은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녀노소 한바탕 물싸움을 벌이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7말8초' 더위를 날리기 제격이다. [사진 장흥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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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기간 매일 두 차례씩 강변에서 물싸움이 벌어진다. 주요 병기는 장흥군이 준비한 물풍선 20만 개다. 물풍선을 만드는 데 물 60t을 동원한다. 대체 이 많은 물을 어디서 대는지 걱정은 붙들어 매도 된다. 탐진강 맑은 물을 끌어다 쓴다. 축제장이 탐진강 코 옆이라 사용한 물은 다시 강으로 흘러든다. 28일 오후에 열리는 ‘살수대첩’이 축제 하이라이트다. 을지문덕 장군이 활약한 살수(薩水)대첩이 아니라 물을 뿌리며 놀아서 살수(撒水)다. 오후 1~3시 장흥군민회관을 출발해 중앙로를 거쳐 장흥교 주차장까지 약 2㎞ 거리에서 물을 뿌리고 맞는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거리 곳곳에 큰 대야와 수도가 설치돼 있어 원 없이 물을 써도 된다. 중앙로 상인들이 물을 뿌려주기도 한다. 직접 물총을 챙겨와도 좋다.
유유자적 배를 타고 즐기는 화천 쪽배축제 [사진 화천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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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 특집의 귀환
오픈 세트장 합천영상테마파크는 한여름 밤 공포 체험장으로 변모한다. [사진 합천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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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여름 휴가철이 되면 파리를 날리기 일쑤였다. 찜통더위에 세트장을 돌아다니는 것이 영 고역이기 때문이었다. 합천군청은 영상테마파크 여름 방문객을 늘리는 묘책을 궁리했고, 2015년 여름 한 철 야간 개장(오후 7시~자정)을 시행했다. 테마파크 이름도 ‘고스트파크’로 바꾸고 아예 공포 체험장으로 꾸몄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고스트파크 곳곳에 귀신으로 분장한 연기자 100여 명이 배치된다. [사진 합천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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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화암동굴도 명성 높은 공포 체험장이다. 다른 계절에는 순조롭게 동굴 입장권을 예약할 수 있지만, 여름은 다르다. 아이돌 콘서트 표를 예매하는 것처럼 예약 경쟁이 뜨겁다. 여름에만 운영하는 야간 공포 체험에 하루 280명만 입장할 수 있어서다. 손전등을 들고 언제 어디서 귀신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동굴을 탐험한다. 7월 28일부터 8월 12일까지 진행된다. 100명은 홈페이지(jsimc.or.kr)로 신청을 받고, 180명은 현장에서 접수한다.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5000원.
대구는 ‘닭구벌’이다
'2017 대구 치맥페스티벌'을 찾은 방문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 대구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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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2013년 치맥페스티벌을 만든 뒤 ‘치맥의 도시’라며 홍보하고 나섰다. 처음에는 황당한 축제로 이름을 알리더니, 이제는 대프리카(아프리카처럼 더운 대구라는 뜻)를 상징하는 여름 행사가 됐다. 지난해 100만 명이 찾아와 치킨 43만 마리와 맥주 30만ℓ를 소비했다.
올해 축제는 18~22일 닷새간 열린다. 행사장 부스에서 치킨과 맥주를 사다 마시면 된다. 두류공원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상영되는 영화를 보면서 치맥을 즐겨도 좋다. 비와이·마이크로닷 등 핫한 힙합 뮤지션이 축제 분위기를 달군다. 입장료는 따로 없다.
홍천강변에서 맥주로 더위를 달랠 수 있는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 [사진 홍천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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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 은어 잡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봉화은어축제 [사진 봉화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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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수에서만 사는 은어는 ‘민물고기의 귀족’이라 불린다.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산란하는 회귀성 어종이다. 내성천 은어가 낙동강을 거쳐 바다로 나가 겨울을 난 뒤 거슬러왔는데, 1970년대 안동댐이 들어선 뒤로는 씨가 말랐다.
봉화군이 사라진 은어를 되찾기 위해 꾸준히 은어를 방류하고 있지만, 야생 은어는 여전히 귀하다. 그래서 축제에는 양식장에서 기른 은어를 가져다 쓴다. 지난해에는 봉화군에 있는 양식장 4곳에서 은어 50여만 마리를 가져와 풀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은어 잡이 체험이다. 맨손 잡이 체험은 축제 기간 매일 4~5차례 진행된다. 힘 좋고 재빠른 은어를 잡기 위해 막대 두 개와 그물을 엮은 어구 ‘반두’를 쓴다. 반두 잡이 체험은 매일 3~4차례 진행된다. 7월 28일에는 ‘어신(漁神) 선발대회’가 있다. 제한된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은어를 잡은 사람에게 상금 100만원을 준다. 축제 홈페이지(bonghwafestival.com)에서 미리 참가 신청을 해야 한다. 반두 잡이 체험비 1만원, 반두 대여료 5000원. 은어 숯불구이 체험(3000원)과 다슬기 잡기 체험(8000원)도 인기다.
일명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무창포해수욕장. [사진 보령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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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양보라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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