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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여행썰풀이] 인도에서 '여장 남자'와 마주쳐도 놀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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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윤슬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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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인도는 놀랄 기대를 잔뜩 하게 만드는 이상한 매력을 가진 나라다.

공항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입이 떡 벌어질 광경이 펼쳐진다. 더운 지역에서 종종 볼 수 있지만, 공항 앞 잔디밭엔 수백 마리의 개들이 죽은 듯 널브러져 있다. 다들 더위에 지친 듯 사람에겐 관심도 없다.

거리 한복판으로 나서면 그야말로 혼돈의 세계다. 4차선 도로에는 사람은 물론 소, 자전거, 인력거, 오토릭샤, 택시, 버스, 트럭 등 달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서로 제 갈 길 가느라 바쁘다.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소나 양 떼가 길을 가로막아 한참을 서 있어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오죽했으면 인도의 관광 표어로 '인크레더블 인디아'(Incredible India)가 몇 년째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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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이동 도중 만나게 되는 염소떼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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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선 사람들이 트럭 뒤칸에 실려도, 버스에 매달려도 고속도로에서 달린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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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상 밖에 일들이 비일비재한 인도에서 또 한 번 놀라게 하는 문화충격을 받는 것이 '고자 거지'이다.

도시에선 돈을 구걸하는 이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그중 눈에 띄는 인상착의를 갖춘 부류가 있다. 화려한 색감의 인도 전통의상인 사리(Saree)를 입고 진한 화장으로 치장한 여성들이 차들을 멈춰 세워 돈을 요구한다.

겉으로 보기엔 부족함 없을 것 같은 그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헉' 놀란다. 아무리 치장을 해도 얼굴이나 골격은 영락없이 '남자'다.

인도는 수도 델리만 벗어나도 가족계획을 체계적으로 하는 경우가 드물어 몸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신해 고자를 낳은 경우가 종종 있다. 고자들은 히즈라(Hijra)라고 부르는 데 선천적으로나 후천적 이유로 고자가 되거나 트랜스젠더를 총칭한다. 히즈라들은 평범한 사회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해 자신들만의 마을을 만들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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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_anj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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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현지 여행을 함께한 가이드인 어비아스는 "여전히 시골 마을에선 집안에 아이가 태어나면 고자들이 찾아온다"며 "춤추고 노래를 부르며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고는 마지막에 아기가 고자인지 아닌지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자임이 확인되면 바로 고자들이 사는 마을로 데려간다"며 "부모 또한 키울 자신이 없으니 아기를 그들에게 선뜻 보낸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선 돈을 구걸하는 여장 남자를 보곤 인상 찌푸리는 경우는 드물다. 이들을 측은하게 생각하고, 신성하다고 여겨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

몇 년 전 히즈라임에도 당선된 국회의원이 나오면서 최근엔 이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20세기부턴 몇몇 히즈라 운동가들이 운동을 펼치면서 2014년부터 법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아닌 '제3의 성'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권과 특정 공식 서류에 대한 선택권도 포함된다.

인도에 가기 전 비자 신청이나 각종 서류를 작성할 때 성별을 선택하기 전 유심히 살펴보자. 영어로 '트랜스젠더'(Transgender)란이 따로 있을 것이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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