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제32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10개 회원국 지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ASEAN SINGAPORE 2018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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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민영 기자 = 중국이 남중국해 군사화에 속도를 올리자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 국가들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양측이 새 행동 준칙 제정에 나서며 영유권 분쟁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국회에 참석해 아세안국가의 외교 수장들이 다음 주 싱가포르에 모여 ‘남중국해 행동준칙’(COC)제정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푸딘 장관은 “2002년 중국과 아세안이 채택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은 이빨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아세안은 2002년 영유권 분쟁에 대해 대체적인 해결 원칙을 선언한 DOC를 채택했으나 강제 규정 부재로 실효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COC는 다자간의 협상 틀인 DOC의 후속조치로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담는다. 지난해 5월 중국·아세안은 4년에 달하는 공식 협상 기간을 거쳐 COC 초안을 마련했다. 이어 8월 초안을 채택했으며 11월엔 올해부터 제정 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당시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내년 아세안과 관련된 논의를 집중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지역국가들의 공동 의지를 반영하며 실제 상황에 맞고 지역 국가들의 이익에 유리한 체계적인 규칙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 상 인공섬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등 남중국해 군사화에 속도를 올리자 아세안 국가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 중순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우디섬(중국명 융싱다오) 비행장에서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훙(H)-6 전략폭격기 등 중국 폭격기 여러 대의 이착륙 훈련을 실시했다. 또 이 지역에 다수의 지대공미사일을 배치했으며,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도 지대공미사일·전자교란장치 등을 설치했다고 알려졌다.
사이푸딘 장관은 “모든 당사국은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는 도발적인 행동을 삼가야하며, 자제력을 발휘해 군사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프래틀리 군도와 인접해있는 라양라양섬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 신청서를 낼 것이냐고 질문 받자, COC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이푸딘 장관은 “말레이시아는 현재 가능한 한 빨리 COC를 제정해 현재 이 지역에서 중국의 행동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또 “DOC는 이빨이 없다”고 재차 지적하면서도 “COC엔 송곳니가 있을거란 말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만약 COC가 제정됐음에도 중국이 계속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면 ICJ에 라양라양섬과 관련한 문제 제기를 해야만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푸딘 장관은 말레이시아가 남중국해 상에서 순찰과 단속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며 “우리는 국가의 주권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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