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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좋은 의사란 어떤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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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일본 드라마 <굿 닥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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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번트 증후군을 지닌 신도 미나토(야마자키 겐토)는 소아외과 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피나는 노력 끝에 도쿄대 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한다. 오래전부터 그의 특별한 자질을 눈여겨본 도고기념병원의 시가 아키라(에모토 아키라) 원장은 모두의 반대에도 신도를 신입 레지던트로 데려온다. 신도는 출근 첫날부터 위독한 어린이 환자를 구해내며 능력을 발휘하지만, 동시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드러내며 문제적 의사로 떠오른다. 신도의 지도를 맡게 된 세토 나쓰미(우에노 주리)와 병원 제일의 전문의 다카야마 세이지(후지키 나오히토) 등 소아외과 동료 의사들은 복잡한 심정으로 신도를 바라본다.

<한국방송>(KBS) <굿 닥터>의 일본 리메이크 드라마가 <후지티브이>에서 공개됐다. 지난해 미국에서 먼저 리메이크된 <에이비시>(ABC) 채널의 <굿 닥터>가 뜨거운 반응을 얻어내면서 한층 높아진 원작의 유명세에, 화려한 캐스팅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은 기대작이다. 자폐증을 지닌 천재 외과의사라는 고난도의 캐릭터 설정 때문에 큰 관심을 모았던 주인공 역할은 청춘스타 야마자키 겐토가 맡았다. 원작의 주연배우 주원과 미국판의 프레디 하이모어가 모두 극찬을 받은 데 이어 야마자키 겐토 역시 소년 같은 순수한 매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각각 주인공의 롤모델과 든든한 선배 의사로 등장하는 후지키 나오히토와 우에노 주리도 신뢰를 준다.

각색도 인상적이다. 20부작 원작을 10부작으로 다시 쓰면서 주요 인물들의 개인사, 로맨스 등은 과감하게 축소하고 원작의 핵심 주제에만 집중했다. 그 주제야말로 <굿 닥터>의 리메이크가, 의료체계도 다른 미국과 일본에서 모두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굿 닥터>에는 메디컬 드라마로서의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제목처럼 ‘좋은 의사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물음이다. 최근 메디컬 드라마의 특징이 소재의 독특함을 내세우거나 미스터리, 스릴러, 정치물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와 결합하는 방향으로 흐를 때, <굿 닥터>는 정직하게 ‘좋은 의사’의 의미를 파고든다. 주요 인물들마다 의사의 역할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가운데, ‘아픈 사람을 구하고 싶다’는 신도 미나토의 말은 너무나 단순명료해서 더 많은 이들을 감화시킨다.

메디컬 드라마를 떠나 성장 드라마로서도 좋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장애를 지닌 채 좋은 의사로 성장해가는 신도 미나토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적 성공담이 아니라, 그 사회가 ‘다름’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굿 닥터>는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공존의 방법을 배우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성장을 조화시킨다. 사회적 약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가 갈수록 심화되는 요즘의 대한민국에서 더 보고 싶은 이야기다. 성공적인 리메이크도 반갑지만, 국내판 시즌2 제작 소식이 더 기다려진다.

김선영 티브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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