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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자영업 폐업 속출…서울 대표상권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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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과도하게 오른 임대료와 경기 침체로 서울 대표상권의 공실이 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의 영향으로 수익률은 더 악화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 업황 부진으로 인한 침체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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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상권 41곳 중 9곳 임대료 뚝

공실률 10%대 즐비, 이태원 21.6%

임대업자 대출부실 ‘또다른 뇌관’

“높은 임대료에 신규 창업도 줄어든 데다 그나마 문을 연 점포들도 무더위에 손님이 줄어 매출 타격이 크죠. 임대료가 더 떨어져도 불황의 여파는 생각보다 오래갈 것 같습니다.” (압구정 B공인 관계자)

자영업 폐업률이 87.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내로라하는 서울 대표상권의 몰락이 현실화하고 있다.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던 상가 임대료는 최근 하락 전환했고, 빈 점포가 늘면서 거리는 활력을 잃고 있다.

2일 부동산114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 도심 상권 41곳 중 9곳의 임대가격지수가 하락했다. 숙박업과 음식점이 밀집한 동대문(99.8)을 비롯해 명동(99.6), 충무로(96.8) 등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상권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젊은 소비층이 집중된 압구정(99.7), 홍대합정(99.5), 혜화동(98.1)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공실도 꾸준히 쌓이고 있다. 이태원은 빈 중대형 상가가 21.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논현역(18.4%), 혜화(14.2%), 동대문(13.9%), 테헤란로(11.9%) 등이 뒤를 이었다. 불황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주 52시간 근무제 등의 악재가 엎친 데 덮쳤다.

종로구의 한 공인 관계자는 “대로변에 노출된 점포들은 규모가 크고 상대적으로 집객 유도에도 좋아 버틸만 하지만, 골목에 있는 소규모 점포들은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그간 너무 오른 임대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영향이 크다”고 했다.

서울 중대형 상가의 소득수익률은 1분기 1.05%에서 2분기 현재 1.04%로 하락했다. 소규모 상가(0.80%)와 집합상가(1.20%)는 분기별 변동은 없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01%포인트, 0.05%포인트 떨어졌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대내외적 불황에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폐업으로 인한 매물도 늘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책은 없는 상황”이라며 “권리금과 임대료 하락에 이어 하반기엔 자영업 경기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실률 상승과 수익률 하락으로 인한 임대사업자의 대출 부실화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실률 상승은 내수 침체로 인한 자영업 업황 부진이 원인이므로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금융감독원이 부동산임대업 대출 취급 후 임대 여부를 확인하도록 요구한 데 이어 시중은행의 대출 태도도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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