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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장하성, 고용 참사에도 “기다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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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소득주도성장 기조 유지

연내 4조 또 돈풀기 대책만 내놔

장 실장 "고용 상황 개선 확신한다”

김동연은 "정책 수정 검토” 엇박자

중앙일보

장하성 정책실장. [연합뉴스]


금융위기 이후 최악인 고용 상황에도 당·정·청이 소득 주도 성장 중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신 일자리 예산을 늘리는 등 재정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가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더 나은 고용 성적표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정부는 이례적으로 휴일인 19일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틀 전 통계청 발표를 통해 고용 상황이 참사 수준인 것으로 확인돼서다.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8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일요일임에도 당·정·청이 한자리에 모인 건 고용 상황이 엄중하고 절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장하성(사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는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했다.

대응책으로 당·정·청은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12.6% 이상 늘리기로 했다. 또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집행 및 4조원 규모의 재정 보강 패키지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내용은 모두 정부가 기존에 발표한 사안이다.

김태년 의장은 “향후 5년간 당초 계획보다 60조원 이상 세수 확보가 가능한 만큼 적극적인 확대 재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규제개선과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당·정·청은 고용상황에 대해 “고용 부진은 업황 등 경기적 요인 이외에도 인구·산업 등 구조적 요인과 정책적 요인의 중첩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며 “경기적 요인과 함께 생산가능인구 감소, 주력 산업의 고용창출력 저하, 자동화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소득 주도 성장 기조에 대한 문제의식은 드러나지 않았다.

김태년 의장은 “공정경제, 혁신성장,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3대 축의 기조는 흔들림이 없다”고 못박았다.

장하성 실장은 “단기간에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 정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고용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이어 “상용 근로자와 규모가 있는 자영업자는 상황이 좋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안정화되면 고용 상황도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동연 부총리는 정책 수정 가능성을 언급해 입장 차이를 보였다. 그는 “그동안 추진한 경제정책의 효과를 되짚어 보고 필요한 경우 관계부처 및 당과 협의해 수정이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드러난 당·정·청의 인식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고용 악화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빼고 설명할 수 없다”며 “회의 결과를 보면 김 부총리 외에는 정책 변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책을 이대로 끌고 나가겠다는 의미여서 고용 충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동근 교수는 “현재의 정책 패러다임을 전면 수정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남현·하준호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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