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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월드 트렌드, NOW] “2030년엔 버려지는 음식물 1초에 66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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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

“단일 국가 차원 해결 어려워”

국제 사회 공동 대응 노력 촉구
한국일보

미국의 한 환경미화원이 수거해 온 음식물쓰레기를 집하장에 버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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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줄이려 해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게 있다. 아니, 감소는커녕 오히려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바로 음식물쓰레기다. 가정이나 식당에서 먹는 걸 줄이거나 남김 없이 다 먹으려고 노력한다 해도, 생산과 소비가 워낙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데다 유통기한 경과 등으로 그냥 버려지는 경우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12년 후인 2030년에는 지구촌에서 초당 무려 66톤의 음식물이 폐기 처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음식물쓰레기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를 차지하는 음식물쓰레기는 쌓여만 가는데, 국제사회의 대응은 매우 단편적이고 적절하지도 못해 ‘억제 효과’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주된 골자다.

2015년 지구촌의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16억톤. 전 세계 음식물 생산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2,000억달러 규모다. 2030년에는 이보다 31% 증가한 21억톤(1조 5,000억달러 상당)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조사 결과, 2016년 전 세계 인구 76억명의 10%가 넘는 8억1,500만명이 만성영양결핍으로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음식이 쓰레기장으로 향하는 모순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일보

그래픽=신동준 기자


음식물쓰레기 발생지는 ‘부(wealth)의 편중’과도 관련성이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주로 생산 과정에서 폐기물이 발생하는 반면, 선진국에선 소매업자와 소비자가 음식물 낭비를 주도한다. 과도한 소비, 미적 기준 등의 이유 때문에 수없이 많은 음식이 버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보 부족’도 음식물쓰레기 발생의 주범이다. 보고서는 “많은 고객이 실온 상태의 신선한 고기나 야채가 냉동 상태보다 건강에 좋을 것으로 여기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샤리니 운니크리시넌 BCG 상무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와중에도 (음식물쓰레기) 문제는 계속 불어날 것이다. 단일 국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 세계의 공동 대응 노력을 촉구했다. 예컨대 기업들은 수요ㆍ공급을 맞추는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고, 소비자들은 폐기물 감소에 힘쓰는 업체를 적극 이용하며, 정부도 관련 규제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인식의 변화, 공급망 효율화 등이 뒷받침된다면, 음식물쓰레기는 (지금의 58% 정도인) 7,000억달러 규모로 줄어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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