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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가맹본사도, 점주도 고달프다 ‘위기의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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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수 증가 둔화세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증가 ‘설상가상’

이코노믹리뷰

편의점 업계는 성장세 둔화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중된 운영비용 증가로 가맹 본사도, 가맹 점주들도 큰 고민에 빠져있다. 출처= 뉴시스


편의점 업계는 과포화에 따른 성장세 둔화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중된 운영비용 증가로 가맹 본사도, 가맹 점주들도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출처= 뉴시스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성장 하락세 위기에도 꿋꿋하게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 온 편의점이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에 처했다. 가뜩이나 성장의 속도가 점점 더뎌지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운영비용도 늘어 가맹 본사도 가맹 점주들에게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위기의 편의점이다.

이전까지 편의점 성장의 원동력은 활발한 점포 수 확장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7년 처음 1만개를 돌파한 국내 편의점 수는 4년만인 2011년 2만개를 넘었고, 2016년 3만개 그리고 2018년 4만개를 넘었다. 이 기간 국내 편의점 상위 3개사(CUㆍGS25ㆍ세븐일레븐)의 연간 영업이익 성장률은 평균 2,5~3.5%를 꾸준하게 기록했다. 여기에 500만을 넘어선 국내 1인가구 수의 급증, 가성비 소비 트렌드 등 편의점에 유리한 변화들이 맞물려 편의점은 오랜 기간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제 편의점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점포 확장으로 몸집을 불리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산업부의 <2018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편의점 성장세는 계속 둔화되고 있다. 지난 2015년 29.5%를 기록한 편의점 매출 성장률은 2016년 21.5%에서 지난해에는 11.4%까지 떨어졌다.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지난해 대비 올해 국내 편의점 상위 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CU는 392억원에서 278억원(-29.1%)으로, GS25는 317억원에서 199억원(-37.3%)으로, 그리고 세븐일레븐은 10억원에서 2억원으로 무려 8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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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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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최저임금이 지난해 대비 10.9% 오른 8350원으로 확정되며 점포를 늘리는 것은 고사하고 현재의 점포 유지도 어려워졌다. 점포의 확장은 곧 매출과 직결된 만큼 편의점 본사에서도 이익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거기에 점주들도 각 점포의 매출이 떨어져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국내 편의점 주요 업체들은 점포 상생지원 방안을 위해 영업이익을 1%대로 낮아지는 것을 감수하며 많은 돈을 풀었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또 올랐다. 영업이익률을 더 낮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더 이상의 상생 비용 증액은 어렵기 때문에 가맹본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정부나 공정위의 따가운 시선, 그리고 점주들의 불안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대응으로 점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며 우리는 할 만큼 했고, 이제 안정이 되나 싶더니 최저임금이 또 올랐다”면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생을 명목으로 비용을 더 쓰기는 어려워 매우 난감한 상황”라고 말했다.

불안하기는 편의점 가맹점주들도 마찬가지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이하 협의희)는 편의점 가맹본사에 담배와 종량제 봉투의 매출을 세금에서 제외하는 방식의 수익구조 개편과 폐점 시 위약금을 최소화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정부에는 담배에 붙는 세금을 편의점 매출 계산에서 제외하는 제도 개편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점주들의 불만은 정부와 가맹본사 양 쪽을 모두 향하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이하 협의희)에 관계자는 “2007년에서 2016년까지 10년 동안 상위 5개사 편의점 가맹점수는 9148개에서 3만3601개로 약 3.7배 늘어났다”면서 “이 기간 가맹본사들의 매출은 약 3.3배, 영업이익은 약 3.8배, 당기순이익은 약 5.8배 증가했지만 편의점주의 연평균 매출액은 1.2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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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반발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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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점점 나빠지자 편의점 업계는 궁여지책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근접출점 제한’을 정부에 제안했으나, 최근 발표된 소상공인 지원대책에 관련된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각 가맹 본사는 고객들을 다시 잡기 위한 마케팅으로 위기 탈출 전략을 내놓고 있다. GS25는 최근 금융업계와 손을 잡고 매장 내 ATM의 수수료를 없애며 고객의 방문 횟수를 늘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CU와 세븐일레븐은 현재 소비행태 변화에 맞는 상품 구성과 차별화 전략을 계속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산업 자체의 성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편의점 업계 위기의 근본 문제는 편의점 점포수의 지나친 증가에 있다”면서 “지난해 편의점 수는 지난해 대비 13.9% 늘었는데 전체 시장성장률은 14.1%로 점포당 매출은 0.2% 증가에 그쳤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이지영 연구원은 “편의점 업체들이 점포 증가 속도 늦추고 점당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당장은 출점 둔화속도가 매우 빠르고 점당 매출이나 점당 구매건수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한동안은 과도기 단계를 지나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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