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씻고, 면역력 높이는 비타민C
장 운동, 배변 촉진하는 식이섬유
태아 정상 발육 돕는 엽산 등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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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소 밀도는 식품 100㎉당 영양적 가치를 알려주는 지표다. 일일 섭취 권장량과 비교해 단백질·식이섬유·비타민·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얼마나 함유했는지 계산해 산출한다. 다양한 성분을 골고루 많이 갖출수록 점수가 높은데, 과일 중에선 키위가 가장 우수하다. 제스프리 썬골드키위(29.8점)와 그린키위(20점)가 수박(7.1점)·바나나(5.6점)·사과(3.5점)보다 월등히 높다.
24가지 영양소 골고루 들어
키위의 으뜸 영양소인 ‘비타민C’는 일일 권장 섭취량보다도 많이 들어 있다. 특히 썬골드키위의 비타민C 함량은 100g당 161.3㎎으로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로 알려진 오렌지의 3배, 사과의 35배다.
체내에서 비타민C는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 누적된 피로를 풀어주고 피부 탄력을 높이며 철분의 체내 흡수를 촉진시켜 빈혈을 예방한다. 또한 키위의 비타민C는 노란색 과일에 풍부한 카로티노이드와 함께 체내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2008년 뉴질랜드 농업연구기관 ‘에그리서치’ 연구팀은 골드키위와 20%의 설탕 용액(대조군)을 각각 쥐 10마리에게 20일간 먹였다. 그리고 면역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쥐에게 콜레라 바이러스를 투여했다. 그 결과 골드키위를 먹은 쥐에서 면역반응을 나타내는 ‘총 면역글로불린(Ig)’ 수치가 대조군의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팀은 “키위에 들어 있는 비타민C와 카로티노이드 같은 항산화 영양소가 항체를 만들어 면역 활성을 높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비 치료제 역할 톡톡히
키위의 두 번째 핵심 영양소는 ‘식이섬유’다. 키위는 100g당 1.4~3g 정도의 식이섬유를 함유하는데, 채소 중에서도 식이섬유가 풍부한 감자(2.2g)·브로콜리(2.6g)와 비슷한 양이다. 게다가 키위는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를 모두 갖고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물을 머금어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반대로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 속 잔여물을 끌고 내려가 쾌변을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최근에는 이런 키위의 배변 효능을 직접 측정한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난 5월 미국 소화기협회지에 실린 연구로, 뉴질랜드·일본·이탈리아의 연구진이 변비 치료제의 주요 성분인 ‘실리움(차전자피)’과 키위의 장 기능 개선 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연구팀은 총 178명의 참여자를 건강한 사람군과 변비 환자군으로 나눈 뒤 한 달 동안 그린키위 2개 혹은 실리움을 하루 7.5g 먹도록 했다. 한 달 뒤 실리움을 먹은 변비 환자들은 실험 전보다 주당 배변 횟수가 0.92회 증가했고, 그린키위를 먹은 환자군은 2.1회 증가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배변 횟수가 주 1회 증가한 것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다. 연구팀은 “변비 치료제로서 키위의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5~7일 놔두면 신맛 사라져
키위의 세 번째 주요 영양소인 ‘엽산’은 음식으로만 충족시키기 어렵다. 키위 100g당 엽산 함량은 그린키위 38.2㎍, 썬골드키위는 30.6㎍으로 과일 중 최고 수준이다.
세포의 성장·발달에 관여하는 엽산은 특히 태아의 정상 발달과 기형아 예방을 위해 임신부가 꼭 먹어야 할 영양소로 꼽힌다. 키위 속 비타민 성분이 엽산의 흡수를 도와 엽산 보충제만 먹을 때보다 효율도 높다. 이 밖에도 키위는 피부 노화를 막는 비타민E와 혈당 유지를 돕는 칼륨 등이 풍부해 채소 대신 주식으로 내놔도 손색이 없다.
키위는 잘 익지 않았을 때 신맛이 강하지만 잘 익히면 복숭아만큼 당도가 높다. 단단한 키위라도 5~7일 상온에 놔두면 맛있게 익는다. 빨리 익혀 먹고 싶다면 잘 익은 바나나와 함께 밀봉해 상온에 보관한다. 바나나 껍질에서 과일의 후숙을 유도하는 에틸렌 가스가 배출돼 1~3일 만에 말랑말랑하고 달콤해진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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