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쇼크'에 손발 묶이고
터키발 금융 불안까지 겹쳐
한은 31일, 금리 동결할 듯
Fed 내달 인상 기정 사실화
미국이 다음달 25~26일(현지시간) 정책금리(연 1.75~2.0%) 인상을 기정 사실화한 반면 한국은 31일 기준금리(연 1.5%)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서다. 이렇게 되면 두 나라의 정책금리 격차는 0.75% 포인트로 더 넓어질 전망이다. 2006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다.
하지만 안팎의 악재가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폭이 5000명에 그치는 등 ‘고용 쇼크’는 진행형이다. 터키발 국제 금융시장 불안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21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정책을 써야 한다”며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거는 듯한 발언을 했다.
시장의 예상은 연 1.5%인 기준금리의 동결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24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963%에 거래를 마쳤다. 연 1%대로 떨어지며 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 투자은행(IB)은 한국은행이 4분기에나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텝이 꼬인 한국과 달리 긴축 페달에 발을 올린 미국은 속도를 줄이지 않을 태세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연례 심포지움’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는 “Fed가 너무 빠르게 움직여 불필요하게 경기 확장세를 억제하거나 너무 늦게 움직여 경기 과열을 초래할 두 가지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이 두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은 금리 인상에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다. 2분기 미국 경제는 전분기 대비 4.1%(연율 기준) 성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경제성장률은 2.8%였다. 7월 실업률은 3.9%를 기록하며 2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Fed가 신중론을 내세워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며 “한국은행은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11월 이후에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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