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난민을 돕는 유엔 기구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이 UNRWA에 추가적인 분담금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끊임없이,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는 난민 공동체는 그야말로 지속 불가능하고 수년간 위기상태였다"며 "바로잡을 수 없을 정도의 문제가 있는 운용"이라고 말했다.

지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때 쫓겨나거나 당시 중동전쟁을 피해 탈출한 팔레스타인 사람 뿐만 아니라 그 후손들에게도 난민 지위를 부여, 지원 대상인 팔레스타인 난민 숫자가 500만명에 이른 것에 대한 문제 의식으로 풀이된다.

친이스라엘 기조를 이어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팔레스타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이어 UNRWA에 대한 지원을 줄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미국의 UNRWA 지원금은 3억6000만달러(약 4023억원)로 UNRWA 전체 예산의 약 30%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1월 6000만달러(약 670억원)만 지원했다.

이날 미국의 지원 중단 발표에 대해 팔레스타인은 강하게 반발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의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민족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자 유엔 결의안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대변인도 "미국의 결정은 팔레스타인 민족이 (자신들의 땅으로) 돌아갈 권리를 완전히 없애려는 것"이라 말했다.

UNRWA 대변인은 "UNRWA의 학교, 보건소, 비상 원조 프로그램이 '바로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에 대해 최대한 강력한 용어로 거부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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