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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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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젊은 피부' 가꾸는 비결? 고농도 산소에게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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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로 지키는 건강 ①피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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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의 21%를 차지하는 산소는 인체의 에너지원이다. 소화 등 우리의 모든 활동엔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때 산소가 ‘배터리’ 역할을 한다. 체내 흡수된 산소는 혈액을 타고 다니며 곳곳의 세포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몸속 산소가 5%만 모자라도 호흡이 곤란해지고, 5분이라도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가 죽기 시작한다. 중앙일보는 산소가 신체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5회에 걸쳐 보도한다. 잘못 알려진 오해도 함께 알아본다. 첫 번째 주제는 우리 몸 전체를 감싸고 있는 ‘피부’다.

밀폐된 사무실이나 퇴근길 지하철에서 가슴이 답답해질 때가 있다. 피부가 달아오르고 바싹 마르는 느낌도 든다. 공기 중 산소가 18~19%로 떨어져 생기는 일이다. 대부분은 다시 맑은 공기를 마시면 금방 해결된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일상에서 산소가 조금 부족한 정도로 당장 신체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면서도 “대기 중 산소가 13% 이하거나 동맥혈의 산소포화도가 90% 미만(정상 약 97%)으로 떨어져 저산소 상태가 되면 의식을 잃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산소 부족 땐 콜라겐 합성량 감소
저산소 상태란 고산지대에 올라가거나 겨울철 막힌 공간에서 난로를 피우는 상황을 떠올리면 된다. 폐 질환으로 인해 기능적으로 산소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산소가 부족하면 피부에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피부의 모낭 세포는 산소와 영양 공급이 모자랄 때 탈모증을 일으킨다. 저산소 환경이 조직이 이상 증식하는 켈로이드 피부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런 저산소 상황이 지속되면 콜라겐 합성에도 영향을 줘 피부 탄력을 저하시킨다.

2011년 국제학술지 ‘척추(Spin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피부 합성 세포를 3일간 ‘산소 0%’와 ‘산소 21%’ 환경에 두었더니, 무산소 환경에서 콜라겐 분자가 약 25% 적게 생성되고 질도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산소량이 콜라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산소가 부족할 때 세포가 ‘H1F 1α’ 등의 물질을 생성하는데 이것이 콜라겐 합성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포의 산소 공급에 지속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피부가 괴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당뇨발’이다. 당뇨 합병증으로 말초 혈관이 망가져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산소 공급량이 줄면 조직이 죽고 발 궤양이나 감염이 잘 낫지 않는다.

산소 결핍으로 생긴 피부 질환은 대부분 수술·약으로 치료하지만 최근엔 산소를 이용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산소로 생긴 문제를 ‘산소 공급’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그중 하나는 고농도의 산소를 물에 녹여 피부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다. 2013년 캐나다 뉴브런즈윅대 신체역학교실 연구팀이 당뇨 환자의 발을 고농도 산소를 녹인 물에 30분간 담그게 했더니, 피부 산소 분압이 담그기 전 65㎜Hg에서 담근 후 205㎜Hg로 세 배 이상 치솟았다. 연구진은 “산소를 물에 녹여 피부에 직접 공급하는 방법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100% 산소가 나오는 2~3기압의 체임버(방)에 2시간 정도 들어가 머무는 ‘고압산소 치료’도 있다. 초고농도의 산소를 체내로 투입해 전신의 세포에 산소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지금은 연탄가스 등에 노출돼 체내 산소가 급히 필요한 ‘이산화탄소 중독’ 등의 치료에 주로 쓰이지만 잘 낫지 않는 만성 상처나 당뇨발 치료에도 사용된다. 말단 세포까지 산소를 공급해 염증을 억제하고 감염을 막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압산소 치료로 피부 탄력 회복
최근에는 이런 고압 산소를 피부 미용에 사용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아직 인체적용 시험 결과는 없지만 해외의 몇몇 연구팀이 쥐 실험을 통해 피부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미국 코네티컷대 분자세포학과 연구팀의 최근 논문에 따르면 쥐에게 피부 노화를 유발하는 강한 자외선(UVA)을 쪼이고 고압산소 치료를 해주자 피부 주름과 탄력도가 원래 수준으로 회복됐다. 연구팀은 쥐 37마리를 네 그룹으로 나눈 뒤 22주간 자외선에 노출시키면서 일주일에 각각 2, 4회씩 고압산소 치료를 진행하거나 손상받은 채로 두었다. 나머지 한 그룹은 대조군(평상시)으로 설정했다.

이들은 5개월간의 피부 변화를 크게 세 가지로 살폈다. 현미경으로 주름 깊이를 관찰하고 초음파로 피부 탄력을 측정했다.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효소(Caspase-3)의 양을 살펴 세포가 얼마나 죽는지도 관찰했다. 그 결과 고압산소 치료를 일주일에 4회씩 받은 쥐의 피부 상태가 자외선 손상을 받지 않은 대조군 쥐와 비슷하거나 더 건강했다. 고압 산소가 피부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그 원리는 미국 로마린다 의대 연구팀의 ‘고압 산소와 노화 치료’ 리뷰 논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에서 ‘H1F 1α’ 같은 물질이 나와 주름을 만드는데 고농도의 산소가 이 물질을 분해시켜 노화를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외선에 손상된 후 고농도 산소의 피부 회복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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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 피부 건강

② 우울증과 심신 안정

③ 임신과 태아 건강

④ 집중력과 인지 기능 향상

⑤ 흡연자와 호흡기 질환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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