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간 복강경수술 3만여 건
로봇수술로 거대 자궁근종 제거
골반장기탈출증 재발률 확 낮춰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로봇수술클리닉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는 자궁근종·골반장기탈출증 등 부인과 질환 치료에 로봇수술을 적용해 흉터가 작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게 한다. 프리랜서 김동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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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기능 최대한 보존 가능
첫째, 절개 범위가 작다. 자궁근종을 떼려면 배를 10㎝ 이상 절개해야 한다. 흉터가 크고 불필요한 조직 손상으로 자연 임신 가능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로봇수술은 0.5~1㎝ 구멍만 뚫어 근종을 제거한다. 손상 범위와 미용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둘째, 치료 범위가 넓다. 고대구로병원 로봇수술기(다빈치Xi)의 로봇 팔은 177도까지 꺾여 사람 손이 닿기 어려운 부위도 접근할 수 있다. 신정호 교수는 “로봇을 이용하면 자궁 뒤쪽의 혹을 쉽게 제거할 수 있고 같은 화면을 의료진 모두가 보기 때문에 치료 정확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셋째, 자궁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근종을 뗀 부위를 제대로 봉합하지 않으면 수정란이 잘 착상하지 못하거나 자궁이 약해져 임신 중에 파열할 수 있다. 로봇수술기는 복강경과 달리 관절이 있어 자궁 내막과 근육층을 각각 정교하게 이을 수 있다. 또 봉합만으로 수술 부위 지혈이 가능해 추가로 조직을 열로 지질 필요가 없다.
고대구로병원은 무게 650g 이상의 거대 자궁근종이나 총 22개에 달하는 다발성 자궁근종도 로봇수술로 완벽히 제거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신 교수는 “매년 200례 이상 시행된 복강경 자궁근종 치료 노하우를 바탕으로 로봇수술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김 교수는 “지난달 자궁근종의 악성도를 ‘마이크로RNA’라는 물질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 국제학술지(국제분자과학학회지)에 발표했다”며 “임신을 방해하는 자궁근종을 조기에 파악, 치료할 수 있도록 진단 장비를 개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고령층 치료에도 폭넓게 활용
신 교수는 로봇과 합성 그물망을 이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질 쪽으로 그물망을 넣은 뒤 고정시켜 장기를 받치는 ‘질식 그물망 교정술’과 그물망을 허리뼈(천골) 인대와 연결해 장기를 지탱하는 ‘천골-질 고정술’이다. 재발률이 10% 미만에 불과하고 출혈량이 적어 환자 대부분은 수술 다음 날부터 걷기 등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이 두 수술을 모두 로봇으로 할 수 있는 의사는 신 교수를 비롯해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적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등 관련 학회와 타 대학병원이 신 교수를 초청해 로봇수술법을 교육받는 이유다. 신 교수는 “고령화와 늦은 결혼·임신으로 부인과 질환의 위험이 커지는 만큼 치료법을 끊임없이 연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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