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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길따라 멋따라] 가을 정취 물씬 나는 한강 '행주산성'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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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여행의 묘미는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의외의 기쁨을 맛봤을 때 온다.

너무 많이 알려져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는 곳 가운데 의외의 여행지가 있다. 일상생활 근거지 가운데 큰 만족감을 주는 곳도 의외로 많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내동 행주산성 일대가 바로 그런 곳이다.

정확한 축성연대는 알 수 없으나 축성기법이 삼국시대 양식으로 보여 6세기 이전부터 산성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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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산성 정상에서 바라본 한강(고양시 제공)



행주산성은 접근하기 어려운 지형으로,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이 왜군을 대파한 '행주대첩'이 벌어진 곳이다.

임진왜란 발발 이듬해인 1593년 2월 평양까지 진격한 일본군은 조선군과 명군의 반격으로 철수하며 한양까지 내려왔고, 3만여 명의 군사들을 이끌고 행주산성으로 쳐들어왔다.

권율은 이곳에 진을 치고 9차례에 걸친 일본군의 공격을 치열한 전투 끝에 모두 물리쳤다.

일단 이곳은 한강이 한눈에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멀리 방화대교가 바라보이며 시야가 좋은 날은 서울까지 보인다.

등산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행주산성 일대를 거닐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쏠쏠하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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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전통양식의 행주 성당(성연재)



인근의 행주성당은 1910년에 세워진, 100년이 넘은 성당이다.

아름다운 한옥 모양의 이 성당은 팔작지붕 양식의 조로 128.63㎡ 규모다.

행주성당은 지역은 고양시에 속해 있지만 교구는 의정부교구에 속해 있다.

대부분의 성당이 유럽의 양식을 따르고 있지만 이 행주성당 만큼은 우리 고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보존되고 있다.

2010년 근대 문화유산 등록문화재 455로 지정됐고 2015년 완전해체돼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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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양식과 전통 건축양식이 만나 독특한 아름다움을 주고 있다.(성연재)



감동적인 것은 실제 이 한옥에서 미사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물론 옆에 붉은색 벽돌 기념관이 있지만 미사는 고풍스러운 목조 성당에서 열리고 있다.

천주교의 문화와 만나 독특한 멋을 보여준다.

행주성당에서 5분가량 밑으로 걸어 내려가면 한강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평화 누리길이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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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가 안 된 듯한 평화 누리길이 다소 아쉬웠다.(성연재)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옛 모습은 바로 여전히 어업활동이 이뤄지는 행주나루터다.

행주나루는 삼국시대부터 전통이 내려오는 곳으로, 행주나루 부근을 당시 행호라 불렀다.

1741년 겸재 정선이 그린 '행호관어도'에도 이곳을 그리 부르고 있다.

안타깝게도 행주나루터는 그 자취가 사라졌다.

인근 식당 주차장 입구에 '행주나루터' 표식만이 이곳이 나루였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곳은 '웅어'라 불리는 물고기가 자주 잡혔는데, 임금에게 진상되는 귀한 물고기였다.

웅어를 진상하기 위해서 음력 3~4월 궁궐 관리가 50여 일간 나루터에 머물렀다는 기록도 전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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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모습은 사라졌지만 어업활동이 이뤄지는 행주나루터.(성연재)



1919년 3·1운동에 힘입어 이곳 행주 나루터에서도 뜻깊은 항일 운동이 펼쳐졌다.

바로 행주나루터 배 위에서 일어난 선상 만세 운동이다.

행주나루 일대에서는 같은 해 3월 11일과 24일, 28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일제의 탄압을 피해 강에 띄운 배 위에서 만세 운동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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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때 명장인 권율 장군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행주서원지(성연재)



40년 전통의 장어집 초원 가든을 지나 조금 더 걸어 내려가면 행주서원지가 나온다.

행주서원지는 행주대첩을 통해 왜군을 무찌른 권율 장군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서원이다. 평소에는 잠겨 있어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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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를 대표하는 먹거리 장어.(성연재)



오른쪽 담벼락에 기대어 건물 안쪽을 살펴보고 돌아 나왔다.

이곳은 예로부터 나루터에서 잡히던 장어 덕분에 장어 요릿집들이 모여 있다.

또 저렴하지만 제대로 된 멸치 육수맛으로 인기를 끌어온 국숫집이 강변북로 쪽에서성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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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지만 국물맛과 탱글한 면발이 일품인 국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성연재)



◇ 교통

대중교통을 이용해 행주산성을 가는 방법은 많다.

대표적인 버스가 011번으로, 지하철 3호선 화정역에서 탑승하면 된다.012와 85-1번 버스도 간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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