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쓰나미 후 혼란 지속…치안 불안에 육로탈출도 쉽지 않아
사망자, 1천558명으로 늘어…각국 구호인력 잇따라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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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가 덮쳐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팔루 지역 주민들이 여전히 피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지역의 유일한 공항인 무티아라 SIS 알-주프리 공항은 강진 발생 이후 7일이 지난 5일 현재까지도 운영이 정상화되지 않았다.
2.5㎞ 길이의 활주로 중 0.5㎞ 구간에 심한 균열이 발생한 데다 관제탑이 무너져 관련 장비가 파손됐기 때문이다.
공항에는 갈 곳이 없는 피난민들이 청사 바깥과 활주로 주변에 운집해 인도네시아군 C-130 허큘리스 수송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현재는 환자 등에 한해서만 탑승이 허용되고 있다.
민항기가 간헐적으로 운항하지만 취소되는 경우가 잦다.
연합뉴스 기자가 예약했던 5일 자 팔루발 마카사르행 라이언에어 여객기도 하루 전 일방적으로 운항이 취소됐다.
활주로 사정 때문에 민항기의 종류 역시 평소 운항하던 183석짜리 보잉기가 아니라 72석의 소형 터보프롭기인 탓에 공항 주변 피난민의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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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로를 통한 피난도 사정이 여의치 않긴 마찬가지다.
도시 기능이 마비되면서 충분한 연료를 확보하기 힘들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팔루 시내에선 이번 주 중반부터 휘발유 판매가 재개됐지만 1인당 구매량이 제한돼 있다.
60대 여성 주민 미슬라니 티에스민은 외신 인터뷰에서 "한 번에 10ℓ 이하로만 (휘발유를)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 어떻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육로를 통해 피난하려는 주민 대다수는 남(南) 술라웨시 주의 중심도시 마카사르로 향하고 있지만, 팔루와 마카사르를 잇는 도로는 지진과 쓰나미가 덮치기 이전부터도 치안이 나쁘기로 악명이 높았다.
이동경로 중간 구간에 있는 마무주 리젠시(군·郡)의 경우 야간에는 차량 운행을 하지 말라는 권고가 내려져 있었다.
지진 이후로는 약탈도 횡행해 인도네시아 경찰은 피난민의 범죄 피해를 막고자 해당 도로의 순찰활동을 강화했다.
비행기나 차량을 이용할 형편이 되지 않는 주민 일부는 인도네시아 해군이 제공한 함정에 무작정 몸을 싣고 타지역으로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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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8일 오후 6시께 술라웨시 섬 동갈라 리젠시에선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고, 약 20분 뒤 진앙과 80㎞ 거리인 팔루 해안에 약 6m 높이의 쓰나미가 들이닥쳤다.
지난 4일 오후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1천558명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 가운데 세계 각국은 잇따라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다.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18개국이 구호를 제안했다면서 한국과 싱가포르, 영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과 관련협의가 사실상 완료됐다고 밝혔다.
4일에는 인도, 싱가포르, 호주 공군 수송기가 구호인력과 물자를 싣고 현지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의료진 10명이 공항에서 진료를 개시하는 등 비정부 단체들의 활동도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프랑스 구조대는 지진으로 무너진 팔루 시내 머큐어 호텔의 잔해 아래에서 탐지기를 이용해 아직 생존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거의 전원이 현지 주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피해지역에 있던 외국인 120명 중 119명이 구조됐으며, 팔루 시내 8층 호텔 붕괴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A(39)씨가 확인된 유일한 외국인 사망 사례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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