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광주에 계엄군을 투입한 전두환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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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초기부터 군 수뇌부 회의에 지속적으로 참석해 계엄군 작전을 주도적으로 논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전씨는 회고록 등을 통해 계엄군 작전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경향신문이 입수한 신군부 비밀책자에는 전씨가 계엄군 작전을 논의하거나 작전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은 국방부와의 소송을 통해 전권을 확보한 ‘제5공화국 전사·사진’(이하 5공 전사)을 분석한 결과를 5일 보도했다. 신군부가 펴낸 5공 전사는 1979년 10·26 사태에서 1981년 3월 제5공화국 출범 전까지를 다루고 있다.
5공 전사에 따르면 1980년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 이튿날부터 광주 현지 상황을 보고받으며 주요 결정을 논의하는 회의에 계속 참석했다.
5공 전사에는 “(1980년 5월) 19일부터 전례 없이 매 격일마다 국방장관을 비롯한 합참의장, 연합사 부사령관, 육·해·공군참모총장, 보안사령관, 수경사령관, 특전사령관 등 군 수뇌부가 국방부 회의실에 모여 2군사령부와 광주의 전투교육사령부로부터 올라오는 매일의 상황보고에 따라 사태에 대한 논의·결정하였다”고 적혀 있다.
전씨는 시민들에 대한 발포 명령인 ‘자위권 발동’을 결정한 (1980년) 5월 21일 군 수뇌부 회의에도 참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실제 같은 날 전남도청 앞에 있는 시민들을 향해 군인들이 총을 쐈다.
당시 상황에 대해 5공 전사는 “2군사(2군사령부)는 육본(육군본부)으로 올라와 참모총장을 뵙고 현장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자위권 발동을 건의하였다. 건의를 들은 참모총장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하면서 장관에게 직접 보고하자고 하여 국방장관실로 갔다. 장관실에는 장관을 비롯하여 합참의장, 합수본부장 겸 보안사령관 전두환 장군, 수경사령관, 육사교장, 특전사령관 등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는 국군기무사령부에 보존된 2군사령부 작성 ‘광주권 충정작전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이란 문서를 찾아낸 바 있다. 이 문서에는 ‘전 각하(전두환) : 초병에 대해 난동시에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라고 명기돼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자위권 발동을 주장했음을 말해줬다.
1980년 5월 27일 이른바 ‘상무충정작전’인 ‘도청(전남도청) 무력 진압작전’에도 전씨가 개입했다는 정황이 나왔다. 5공 전사에는 (1980년) 5월 24일 당시 육군본부 작전처장 이종구가 무력 진압계획을 세운 뒤 보안사 보안처장인 정도영에게 넘겨 사전 검토를 받은 것으로 기록됐다. 정도영은 전씨의 최측근이었다.
전씨는 그동안 5·18과의 연관성을 모두 부인해왔다. 그는 지난해 펴낸 회고록에서 “나는 계엄군의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지시하거나 실행하기 위한 그 어떤 회의에도 참석할 수 없었고 참석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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