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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자영업자 은행대출 둔화… 제2금융권 내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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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대은행 187兆 돌파, 전월대비 증가율은 꺾여..불경기에 사업실패 우려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자영업대출 급증에 큰 우려를 하는 것과 달리 주요 시중은행의 자영업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8월 말부터 자영업대출 용도 외 유용 검사를 한 탓도 있지만 불경기로 인한 대출수요 감소라는 것이 은행권의 중론이다. 은행권의 자영업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개인사업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14일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4대 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이들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 규모는 187조570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전월대비 증가세는 모두 꺾였다. KB국민은행은 8월엔 전월대비 잔액 증가율이 1.14%였지만 9월엔 0.92%로 내려갔으며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0.78%에서 0.69%로 줄었다. 또 우리은행 역시 0.8%에서 0.62%로, KEB하나은행도 0.75%에서 0.67%로 잔액 증가율이 둔화됐다.

앞서 지난 8월 말 금감원은 자영업대출에 대해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점검에 나선바 있다. 자영업대출이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우회수단으로 활용된다는 판단 아래 대출금의 용도 외 유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금감원 조사에 반응한 일시적 감소세라는 의견도 있지만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의견은 좀 다르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용도 외 유용 검사가 부동산 관련 대출에 집중된 데다 이로 인해 영업이 위축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단순히 금감원 검사 때문이라기보다는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고, 자영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대출수요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자영업 대출 600조원 시대'라는 말에 가려져 드러나진 않지만 분명히 위축 징후가 보인다는 것. 4대 은행의 자영업대출 잔액은 월마다 등락을 거듭하곤 있지만 매 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대출 증가세 둔화가 더욱 명확하게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올 1·4분기 전월대비 잔액 증가율이 1.11%였지만 2분기 말에는 0.51%로 반토막이 났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1.13%(1·4분기), 1%(2·4분기), 0.69%(3·4분기)로 하락세를 보였으며 우리은행은 1.27%, 0.77%, 0.62%로 내려갔다. KEB하나은행 역시 1.11%, 0. 95%, 0.67% 순서로 낮아졌다.

금리인상기라는 점도 대출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변동금리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연간 이자지급액은 평균 94만원 증가하는 데 비해 자영업자는 122만원 늘어난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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