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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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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심한 합병증 부르는 독감, 10월에 백신 맞으면 70~90%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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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비슷한 감기로 오인 쉬워

협심증·당뇨·천식 앓는 환자

독감 걸리면 악화 가능성 커져

65세 이상, 영유아는 꼭 접종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꼭 맞아야 하는 주사가 있다. 바로 독감 예방 백신이다. 독감의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그러나 원인과 합병증은 전혀 다르다. 이를 모르고 독감을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과 영유아는 독감 바이러스에 취약해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다.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 2000여 명에 이른다. 독감과 감기의 차이점과 예방 백신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했다.

중앙일보

독감 예방 주사는 접종 후 2주 이상 지나야 면역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10월에 접종하는 게 좋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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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과 감기는 원인 바이러스부터 다르다. 감기는 아데노·에코·코로나·라이노 바이러스 등으로 생기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증상도 차이가 난다. 독감은 심한 고열과 몸살 증상이 특징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감기는 콧물·기침·코막힘 등의 호흡기 증상과 미열부터 서서히 나타나는 반면,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부터 생긴다”고 말했다. 동시에 근육통·관절통·두통·피로감 등의 몸살 증상이 심하게 온다. 초기부터 이런 몸살 증상이 심하다. 오히려 증상이 호전되면서 콧물·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또 다른 점은 합병증과의 관계다. 독감은 심한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인과 영유아가 고위험군이다. 노인의 경우 약만 먹어도 잘 조절되던 협심증이 독감 바이러스 때문에 갑자기 심근경색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잘 조절되던 혈당도 갑자기 높아지는가 하면 천식 환자는 발작이 심해져 고통스러워한다. 유아의 경우 심각한 폐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요즘 맞아도 내년 3~4월까지 효과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65세 이하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독감을 70~90%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맞는 시기도 중요하다. 보통 독감 예방 백신은 독감이 본격적으로 유행하는 시기인 11월이나 12월에 맞으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보다 일찍 맞아둬야 한다. 독감 백신을 맞은 뒤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2주에서 4주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접종 시기는 10월이다. 이 교수는 “독감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3~4월에도 다시 한번 유행하는데 10월에 맞으면 그때까지 접종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은 임신부도 접종 권고 대상이며, 영아의 경우 6개월이 넘으면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는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의 대다수가 65세 이상이기 때문이다.

독감 예방 접종을 할 때는 종류도 잘 따져봐야 한다. 기존에는 3가 독감 예방 백신밖에 없었지만 최근에는 4가 예방 백신이 나왔다. 독감 바이러스는 A형과 B형이 있는데 A형에는 H1N1·H3N2 바이러스가, B형에는 빅토리아와 야마가타 바이러스가 있다. 3가 예방 백신은 A형에서 두 가지 모두를, B형에서는 한 가지만 선택해 만든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그해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해 발표하면 제약사가 이에 따라 백신을 제조한다.

모든 바이러스에 통하는 4가 백신
그런데 예측이 빗나갈 때가 문제다. B형 유행 바이러스에 대한 예측이 빗나가면 3가 백신의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최근에는 A형에서 두 가지, B형에서 두 가지 바이러스에 대해 모두 항체를 형성하는 4가 백신이 나온 것이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맞을 수 있는 백신도 나왔다. 기존 백신은 계란을 원료로 만드는 유정란 배양 방식을 썼다. 하지만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쓸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계란에 남아 있을 수 있는 항생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었다. 반면 세포배양 방식은 동물 세포를 키운 뒤 바이러스를 넣어 배양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방식 4가 독감 백신(스카이셀플루4가)을 개발했다.

독감 백신 접종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손 씻기 등의 생활 수칙 준수다. 참바로병원 이주홍 원장은 “바이러스는 비말(침방울)로 직접 옮는 경우도 있지만 손 등 매개체를 통해 옮기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독감 바이러스는 건조한 점액 상태에서도 12시간 이상 살아 있어 공용 물건을 사용할 때 손을 통해 옮기는 경우가 많다. 이 원장은 “손을 자주 씻거나 손을 입이나 코로 가져가는 습관만 줄여도 훨씬 많은 사람이 독감에 덜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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