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 가까운 부위에 생긴 암
위 전체 절제하지 않고 없애
첫 수술 환자 3년째 이상 없어
[명의 탐방] 이창민 고대안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이창민 교수는 상부 조기 위암 치료에 단일공 복강경 이중통로문합술을 적용해 수술 합병증을 줄이고 환자 회복 시간을 앞당긴다. 김동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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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 위암 85%는 위 전체 떼내
반면 소장과 가까운 하부(원위부) 위암은 복강경으로 가능한 위를 적게 잘라내는 수술이 보편화돼 있었다. 하부 위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커 수술이 쉽고 합병증 위험도 적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복강경 수술의 목표는 암 제거와 더불어 환자의 남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며 “같은 조기 암인데 위치에 따라 위 전체를 잘라내 환자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가 펠로로서 ‘복강경 근위부 위 절제술 후 이중통로문합술’(이하 이중통로문합술)에 관심을 쏟은 이유다.
이중통로문합술은 암을 제거한 후 남은 식도에 위 대신 소장을 먼저 연결하고 식도·소장 연결 부위에서 10~15㎝ 아래에 남은 위를 붙이는 수술이다. 식도와 위 사이의 거리가 멀어져 위산 역류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직접 연결할 때보다 10배가량 적다. 위를 보존해 소화 기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그의 고민을 한번에 없앨 해결책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환자 중심의 암 치료를 향한 이 교수의 목마름은 여전했다. 그때 그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 단일공 수술이었다. 종전에 구멍을 세 개 이상 뚫고 수술했던 것을 하나로 줄인 획기적인 방식이다. 그가 몸담은 병원에서도 위암에 단일공 수술을 적용했고 환자의 통증 감소와 빠른 회복을 경험하며 그 역시 단일공 수술에 매료됐다.
하지만 단일공 수술을 상부 위암 치료에 적용하기에는 걸림돌이 많았다. 위암 환자는 암의 재발·전이를 막기 위해 위와 함께 주변 림프절을 떼는 치료를 받는다. 림프절은 비장동맥·간동맥 등 큰 혈관에 인접해 있어 섬세한 기구 조작이 필수다. 구멍 하나만 뚫고 수술 도구를 조작하는 경우, 장비가 충돌해 혈관이 손상되거나 림프절을 남길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배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도 문제였다. 단일공 수술은 보조 스태프 없이 집도의 혼자 진행해 수술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개인적인 시간을 쪼개 단일공 수술실을 찾아 어깨너머로 수술법을 보고 익혔다. 단일공 수술을 위해 직선 형태의 복강경 수술 도구도 물음표 모양으로 직접 개량하기도 했다. 조작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이 교수는 “단일공 수술법을 익히려 수술 장면을 영상으로 찍고 이를 반복적으로 보면서 수없이 가상 수술을 집도했다”고 떠올렸다.
세계 첫 단일공 복강경 이중통로문합술
하지만 ‘환자 중심 수술’을 향한 그의 집념은 확고했다. 만반의 준비를 거친 후 1년간 하부 조기 위암에 단일공 수술을 적용했고, 4%대의 합병증 발생률을 기록하며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 합병증 발생률이 11~20%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였다.
성공의 경험은 또 다른 성공을 낳았다. 2015년 마침내 상부 조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공 이중통로문합술에 성공한 것이다. 수술을 받은 40세 여성 환자는 10일 만에 합병증 없이 퇴원했고 위산 역류나 체중 감소 등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이런 결과를 2016년 국제학술지 ‘대한위암학회지’에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3년간 환자를 추적 검사한 결과 암이 발견되지 않았고 이는 사실상 완치를 의미하는 결과”라며 “향후 로봇 단일공 수술 장비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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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이창민 교수 약력
● 충남대 의대 박사
● 분당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임상강사
● 고대안산병원 위장관외과 부교수
● 대한위암학회 총무위원
●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 학술위원
●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부총무이사
」● 분당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임상강사
● 고대안산병원 위장관외과 부교수
● 대한위암학회 총무위원
●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 학술위원
●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부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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