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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別나라 맛보기 여행] <4>신비로운 山寺의 왕국 '부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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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최소 산림면적' 명시한 청정국

다수 행복 위해 느리고 불편한 삶 고집

나라 곳곳 종교·행정 관장 '종' 자리잡아

서울경제


중국과 인도 사이 히말라야 산맥 동쪽에 있는 작은 나라 부탄. 수도는 팀부다. 국토 대부분이 해발고도 2,000m 이상인 산악국가로 영국의 보호령이었다가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할 때 함께 독립했다. 당시 영국에 병탄됐던 인도-부탄 경계지역을 돌려받는 대신 인도에 국방·외교권을 넘겼다. 티베트 문화권으로 분류되며 국민의 75%가 티베트 불교(라마교)를 믿는다. 아열대 기후지만 고산지대인 탓에 기온이 낮은 편이다. 여름의 계절풍 영향을 강하게 받아 연간 강우량이 3,000~5,000mm에 이른다. 이런 기후와 지형적 특성을 활용해 수력발전으로 경제를 일군다. 이렇게 생산한 전기가 국가 전체 수출의 31%를 차지한다. 잠재수력발전량도 어마어마해 댐을 더 지어도 되건만 정부는 환경 파괴를 이유로 개발을 미루고 있다. 부를 거부한 채 ‘느리고 편한 삶’을 추구하는 부탄. 수도 팀부에는 신호등조차 없다. 흔히들 이 나라를 ‘행복의 나라’라고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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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도 확인된다. 1인당 GNI가 2,336달러(2017년 기준)에 불과하지만 행복지수 1위(2010년 기준)다. 이들에게 경제발전과 그로 인한 부는 진정한 행복이 아닌 수단일 뿐이다. 이들은 행복의 원천을 자신에게서 찾는다. 정체성을 지키고자 부단히 노력하는데 중국·인도라는 이웃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역사적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국경을 맞댄 네팔과 갈등을 빚긴 했지만 부탄의 전통문화 사랑은 매우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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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유일한 남성 복장 규제국가로 유명한데 공무원·학생들은 모두 ‘고’라는 전통복장을 착용해야 한다. 공공장소에선 일반인도 고를 입어야 한다. 이들은 또 자연환경 역시 자신의 일부라 여긴다. 그래서 헌법에 ‘산림을 국토 면적의 60%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을 뒀다. 주요 외화수입원이 관광산업임에도 한해 관광객을 2만명 이하로 제한한다. 환경 부담금 명목으로 하루 200달러(비수기)·250달러(성수기)의 체류비도 물린다. 부탄은 관광에 비우호적 정책을 펴고 있음에도 관광 수입을 통해 무상교육·의료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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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와 종카어를 공용어로 쓰는데 어려서부터 모든 학교에서 영어를 배워 유창하게 구사한다. 부탄은 인도와 일부 국가를 제외한 국가의 관광객에게 관광비자를 요구한다. 현지 여행사를 통해 발급받거나 서울의 부탄문화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비용은 2017년 기준으로 미화 40달러다. 통화단위로는 눌트럼(BTN)을 쓰는데 인도 루피(INR)와 가치가 같다. 1루피는 대략 15~20원이다. 시차는 한국보다 3시간이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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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에는 ‘종(Dzong)’이라는 성(城)형식의 독특한 건축물이 있다. 외적의 침입을 막는 요새이자 지역의 행정을 총괄하고 종교를 관장한다. 행정과 종교를 집행하는 곳으로 정교일치 국가의 면모를 보인다. 수도 팀부엔 국회의사당·왕궁과 함께 ‘찬란히 빛나는 요새’ 따시최종(Tashichhoe Dzong)이 있다. 이곳은 1216년 갈와 라낭파라는 승려가 ‘도젠종’ 이란 이름으로 건립됐다가 부탄을 최초로 통일한 샤브드룽에 의해 이름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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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고도 3,140m의 절벽에 자리잡은 탁상 사원(Thaktsang Goenpa)은 부탄 최대의 불교 성지다. 곰파란 일반에 개방되지 않는 수행자의 공간으로 ‘고독한 은둔자’라는 뜻이다. 8세기 부탄에 불교를 전파한 파드마 삼바바가 호랑이를 타고 왔다는 전설이 전해져 호랑이 둥지(Tiger’s Nest)라고도 부른다. 1998년 화재 이후 복원된 12개의 사원으로 이뤄졌다. 가파른 파로 계곡에서도 900m를 더 올라야 하므로 높은 고도에 주의해야 한다. 사원으로 향하는 일정 구간(대략 1/3)까지는 말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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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나카에서 7km 거리에 있는 캄숨 율리 남걀 초르텐(Khamsum Yuelley Namgyal Chorten). 이 사원은 일반인도 참배할 수 있는 라캉(Lhakhang)으로 현 5대 국왕의 어머니 ‘체링양돈왕축’이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며 지었다고 한다. 초르텐은 ‘성물을 모시는 곳’이란 뜻으로 성스러운 경전·승려의 유해를 보관하는 불탑이다. 거대한 탑들이 경내의 조경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김태원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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