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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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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근육 뭉침, 디스크 초기엔 ‘약’…중증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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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염증 질환, 암 환자 삼가야

관절 꺾을 때 떨어져 나간 혈전

사지 마비, 염증 악화 가능성 커

도수치료 제대로 알기 요즘 병원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쉽게 눈에 띄는 게 있다. 바로 ‘도수치료’ 광고다. 예전에는 정형외과·재활의학과 정도에서만 보이던 도수치료가 이제는 내과·가정의학과, 심지어 안과나 성형외과에서까지 볼 수 있다. 그만큼 치료가 대중화되고 문턱이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모든 치료는 효과와 안전성이 확보돼야 좋은 치료다. 도수치료도 마찬가지다. 적응증에 맞게 치료받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뿐더러 부작용 우려도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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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치료는 치료사의 손으로 외력을 가해 뼈 주변을 정렬하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물리치료의 한 종류다. 기존 물리치료는 기계를 이용해 섬세한 작업에 한계가 있었지만 도수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여러 방향 힘을 가할 수 있고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 효과도 있다. 환자 수도 증가했다. 현재 도수치료는 보험사 비급여지급 항목 4위로, 한 해 1만1729건의 도수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도수치료가 가장 도움이 되는 대상은 근육뭉침 환자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는 “급성으로 근육이 뭉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 손을 이용해 근육 방향에 따라 풀어주는 도수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디스크 초기에도 도움이 된다. 자세가 바르지 않거나 체형이 비뚤어져 통증이 생겼을 때 도수치료로 척추·관절을 바로잡아주면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 통로가 넓어져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근육 긴장도 줄어든다. 척추의 정렬을 바르게 하면 중추신경계의 혈류 흐름이 좋아져 전신 건강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거북목이나 일자목의 경우 도수치료를 하면 통증이 줄고 피곤함이 개선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거북목 통증·피로 완화 도와

하지만 도수치료를 받으면 안 되는 사람도 있다. 김 교수는 “도수치료는 근육 마사지 위주의 기술이 있고 관절을 꺾거나 척추 주변에 압력을 가하는 기술이 있는데, 후자 기법으로 치료를 할 때 일부 질환자에게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는 사람은 중증 심혈관 질환, 중증 디스크, 급성 염증 질환, 골다공증, 암 환자 등이다.

중증 심혈관 질환자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혈전이 떨어져 나올 가능성 때문이다. 혈관이 좁아져 있거나 혈전이 있어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도수치료 시 갑작스럽게 관절을 꺾거나 누르는 압력에 의해 혈전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 이런 경우 혈전이 혈관을 막아 팔이나 다리 등이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증 디스크 환자 역시 도수치료로 디스크 주변 신경 다발이 눌리면 팔다리 마비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염증 가라앉은 뒤 치료 받길

관절염, 류머티즘 질환 등 염증성 질환자의 경우 염증이 악화하기 쉽다.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이주강 교수는 “염증 때문에 생긴 통증 자리에 마사지를 하거나 자극을 주면 염증이 더욱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외상을 입은 환자도 처음부터 도수치료를 받으면 염증이 악화한다. 급성 염증이 가라앉은 후 재활을 시작할 때 도수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와 암 환자는 골절을 조심해야 한다. 암 환자도 뼈가 약해져 있는 사람이 많아 압력을 가할 때 골절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노인은 골다공증 정도를 정확히 파악한 뒤 도수치료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병원에서 도수치료부터 권할 경우 한번쯤 생각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라면 의사에게 도수치료 시 문제가 없을지 먼저 상의한다. 디스크나 골다공증 등의 우려가 있다면 이를 의료진에게 전해 검사 후 도수치료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간혹 성형외과나 피부과, 안과 병원에서 시술비 대신 도수치료 비용 명목으로 결제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땐 주의해야 한다. 피부·비만 관리를 도수치료로 위장해 보험사에 치료비를 청구하면 된다는 병원의 감언이설에 속아 사기죄를 선고받은 환자도 있었다. 이 교수는 “어떠한 치료든 적응증과 부작용을 잘 따져보고 받아야 한다”며 “도수치료도 해당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 찾아가 의사와 면밀한 상담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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