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68.3%에 달했다고 하죠. 실제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0.9%에 해당하는 590만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하니, ‘펫(pet) 전성시대’라는 말도 무색할 만큼 반려동물이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에 따르면 초콜릿 색의 래브라도는 다른 색의 래브라도보다 수명이 짧고, 질병에 취약하다. 갈색 털의 래브라도를 얻기 위해, 열성 유전자 끼리 교배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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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개의 외모 중 건강과 수명을 판단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색깔’ 입니다. 최근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이 맹인 안내견으로 잘 알려진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대상으로 털 색깔과 수명ㆍ질병의 관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주목되고 있습니다.
시드니대는 영국왕립수의대와 함께 동물 건강 증진을 위한 비영리 연구 프로젝트 '벳컴패스'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이 영국의 일차 진료기관으로부터 데이터를 넘겨받아 조사한 결과, 초콜릿 색 래브라도의 평균수명은 10.7년으로 검정색과 흰색의 래브라도보다 10% 짧았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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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 짙은 갈색털을 가진 초콜릿 래브라도가 수명이 더 짧고 질병도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초콜릿 색깔의 털을 가진 래브라도가 수명이 (다른 색의 래브라도보다) 10% 이상 짧다”고 밝혔죠. 다른 래브라도들의 평균 수명이 12.1년인 반면, 초콜릿 래브라도는 이보다 1년 이상 적은 10.7년을 살았습니다.
래브라도는 지능이 뛰어나고 인내심이 많아 마약탐지견ㆍ맹인인도견 등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래브라도의 털 색깔은 흰색ㆍ검정색ㆍ초콜릿색이 일반적이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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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뭘까요? 연구를 진행한 맥그리비 교수는 특정 털 색깔을 목표로 교배하는 행위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초콜릿 털 색깔을 내는 유전자는 열성이기 때문에, 어미 견과 아비 견 모두에게 해당 유전자가 있어야 해당 색깔의 래브라도가 태어날 수 있다”며 “이 색깔을 원하는 사육사들은 해당 유전자를 가진 래브라도끼리 교배를 시킬 확률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들게 되고, 이것이 래브라도의 귀와 피부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맥그리비 교수의 설명입니다.
찻잔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 '티컵 강아지'라고 불리는 견종.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다. 한편 전문가들은 특정 색이나 외모를 발현시키기 위해 유전적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교배행위가 개체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 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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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컵에 들어갈 정도로 덩치가 작아 ‘티컵(Teacup) 강아지라고 불리는 강아지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역시 “반려동물의 외모나 혈통보다는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연구는 22일 국제 과학학술지 ‘동물 유전학ㆍ역학(Canine Genetics and Epidemiology)’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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