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평안 기원하며 26년간 쌓은 강릉 노추산 계곡 '모정탑' 단풍도 절정
어머니 사랑 깃든 모정탑 |
(강릉=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10월 마지막 주말인 27∼28일 강원도는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다 점차 흐려져 산지를 중심으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정선과 강릉을 잇는 노추산 계곡에는 3천 개 돌을 쌓아 만든 '모정(母情)탑'이 뭉클한 사연을 간직한 채 서 있다.
울긋불긋 물든 단풍을 따라 모정탑 길을 걸으며 가정의 평안을 위해 26년간 쌓은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강릉 노추산 계곡 '모정탑'…26년간 쌓은 3천 개 돌탑의 비밀
백두대간 첩첩산중에 한 어머니가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며 26년 간 쌓은 3천 개 돌탑이 있다.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노추산 계곡을 따라 900m 정도 들어가면 볼 수 있는 모정탑이 그곳이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시집온 차옥순 씨가 쌓은 3천 개 돌탑이다.
차 씨는 율곡 이이의 정기가 살아있는 노추산 계곡에 움막을 지어놓고 1986년부터 무려 26년 동안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며 정성을 다해 탑을 완성했다.
탑을 쌓게 된 계기는 현몽(現夢)이었다.
수능·입사 철 맞아 발길 잇는 모정탑 |
4남매 가운데 아들 둘을 잃고 남편은 정신질환을 앓는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던 어느 날 꿈에 산신령이 나타났다.
계곡에 돌탑 3천 개를 쌓으면 집안에 우환이 없어진다는 꿈을 꾼 차 씨는 탑을 쌓기시작했다.
여자의 몸으로 혼자 탑을 쌓았다는 게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탑은 오랜 세월에도 흔들림 없이 신비한 기운을 간직하고 있다.
산림청은 2016년 돌탑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했다.
만추에 접어든 지금은 단풍까지 곱게 물들어 트레킹 코스로도 주목받는다.
입구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하고 하천을 끼고 걷다가 계곡에 들어서면 울긋불긋 단풍이 수많은 탑과 어울려 장관이다.
정성이 깃든 모정탑이 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지에서 탐방객 발길이 이어진다.
수능과 취업 시즌을 앞두고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모정탑길 입구에는 아홉 번의 과거에 모두 장원 급제해 '구도장원(九度壯元) 공(公)'으로 통하는 율곡 이이가 이곳 노추산 이성대에서 수학할 당시 남긴 것으로 알려진 비석도 세워졌다.
'율곡 선생 구도장원비'로 명명된 이 비석은 '관운이 있다'고 해 조선 시대 전국 유생의 방문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말 어머니의 힘과 사랑으로 태어난 모정탑 길을 걸어보자.
서리 맞은 대관령 가을꽃 |
◇ 비 그친 뒤 날씨 쌀쌀…두꺼운 외투 필수
토요일 강원도는 대체로 맑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영상 6도, 낮 최고기온은 7∼15도 분포를 보이겠다.
일요일은 점차 흐려져 곳곳에 비 또는 눈 소식이 있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영상 10도, 낮 최고기온은 8∼16도가 예상된다.
당분간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져 춥겠다.
바다 물결은 1∼3m로 일겠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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