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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책을 여행한다]①버려진 철길, 책 만나 변신…서울 경의선책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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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오후 즐기기 좋은 작은 책방...2030 세대에 입소문

단풍이 절정인 11월은 여행하기 좋은 때이기도 하지만 책 읽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책방으로 떠나는 가을여행지로 ‘작은책방’ 이라는 주제로 국내 곳곳의 책방을 11월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책과 함께하는 도심 산책, 경의선 책거리 (서울시 마포)’, ‘책에 대한 모든 것을 누리다, 파주출판도시 (경기도 파주)’, ‘오븟한 책방에서 즐기는 가을 사색, 원주 작은 서점 (강원도 원주)’, ‘고즈넉한 전원주택 단지에 자리한 가정집 서점, 괴산 숲속작은책방 (충청북도 괴산)’, ‘책이랑 함께하는 모험 놀이터, 농부네텃밭도서관 (전라남도 광양)’, ‘헌책방으로 떠나는 문화여행, 물레책방 (대구광역시)’ 등이 그곳이다.
11월 가볼만한 작은 책방들을 총 6회에 걸쳐 싣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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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책거리 책방 부스 중 하나인 여행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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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철길이 ‘책’을 만나 개성 있는 복합 출판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폐철도 부지에 문학을 비롯해 여행, 인문, 예술 등 분야별 책방 6곳이 들어섰고 아기자기한 조형물도 설치됐다.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1년 312일 책 전시와 판매, 강연, 낭독, 저자와 만남, 체험, 교육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경의선숲길의 일부이기도 한 경의선책거리는 산책하다 마음에 드는 책방에 들어가 책을 구경하며 늦가을 오후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경의선책거리는 2016년 10월에 조성됐다.

경의선이 일부 구간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지상에 남은 공간을 이용해 마포구가 책 테마 거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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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책거리 책방 부스 중 하나인 인문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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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와우교까지 250m가량 이어진다.

전철역에서 나와 먼저 만나는 곳은 경의선책거리 운영사무실 건물이다. 책거리 안내 지도가 비치됐으니 꼼꼼히 둘러보려면 꼭 챙기자.

월별 행사와 이벤트 일정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작가와 만남이나 북 콘서트가 열리는 ‘공간 산책’도 이곳에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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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 풍경을 재현한 땡땡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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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사무실에서 나오면 폭 15~20m 산책로 양옆으로 책방 6동을 포함한 부스 9동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지하에 있던 구조물을 개조해 만들었다. 책거리가 끝나는 와우교에서 내려다보면 기차간이 연결된 듯하다.

책방 6곳(여행 산책, 예술 산책, 아동 산책, 인문 산책, 문학 산책, 테마 산책)은 각 분야 출판사가 위탁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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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과 조형물, 산책로가 어우러진 경의선 책거리는 사색을 즐기기 좋은 도심 속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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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책방이라 할 만한 이곳에서 추천 신간과 화제작, 베스트셀러를 고루 만날 수 있다.

‘여행 산책’은 국내외 여행 가이드북과 감성적인 에세이가 인기다.

‘인문 산책’ 베스트셀러 코너는 절반이 TV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리즈에 출연한 유시민, 정재승, 유현준의 저서로 채워졌다.

1인 출판사 나무숲, 리수/책읽는고양이, 시금치, 써네스트/우물이있는집, 독립 출판사 살리다, 여행 책방 짐프리가 함께 운영하는 ‘테마 산책’은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책이 있어 특별하다.

책방마다 책을 전시·판매하는 외에 소소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여행 산책에서는 가고 싶은 여행지와 그 이유를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면 추첨을 통해 해당 지역 가이드북을 선물로 준다.

‘아동 산책’은 미래 독자인 아이들이 책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도록 재미난 전시를 곁들인다. 책방 외에 ‘미래 산책’ ‘창작 산책’ ‘문화 산책’은 전시와 체험 공간이다. 전통 제본, 미술 심리, 목공, 향초와 디퓨저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곳곳에 놓인 조형물은 포토 존으로 사랑받는다. ‘와우교 100선’ ‘책거리역’ ‘와우교 게시판’이 특히 인기다. 와우교 100선은 마포구 주민이 뽑은 ‘어른이 될 때까지 꼭 읽어야 할 100선 도서 목록’을 토대로 만들었다.

책거리역은 예전 경의선 세교리역과 서강역 사이를 역처럼 꾸민 곳이다. 바닥에 철길 흔적을 남겨 그럴듯하다.

철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와우교 게시판에는 ‘오늘 당신과 함께 할 책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 아래 책 광고와 포스터를 전시했다.

책거리 주변엔 가볼 만한 곳도 많다.

경의선숲길이 대표적이다. 경의선은 용산과 신의주를 잇는 철길이다.

한국전쟁과 분단을 겪으며 문산역까지 운행하다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복원을 시작했다.

2009년 서울역-문산역에 광역 전철이 개통했는데, 이때 용산역과 가좌역 사이 6.3km 구간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지상에 남은 폐철도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었다.

경의선숲길 인기 스타는 가좌역에서 홍대입구역 사이 ‘연남동 구간’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연트럴파크라는 애칭도 얻었다.

소문난 맛집과 카페, 공방, 마켓, 책방 등 트렌디한 명소가 즐비해 언제나 붐빈다.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서강대역까지 370m 남짓한 ‘와우교 구간’은 철도 건널목을 복원한 땡땡거리로 유명하다. 기차가 지나갈 때 건널목에 차단기가 내려오면서 ‘땡땡’ 소리가 울린다고 붙은 이름이다.

길을 건너려는 가족과 역무원 동상 앞은 줄 서서 사진 찍는 명소가 됐다. 와우교 구간 중 앞쪽 2/3가 바로 경의선책거리다.

서강대역에서 대흥역 사이 ‘신수동 구간’은 연남동 구간이나 와우교 구간에 비해 한결 호젓하다.

철길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중심을 잡고 걷는 소녀상, 기차가 오는지 확인하려고 철길에 귀를 대고 엎드린 소년상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경의선숲길은 5개 구간 중 가장 먼저 개통한 대흥동·염리동 구간을 지나 용산문화체육센터에서 끝난다. 구간마다 드나들기 자유롭고, 김대중도서관과 뽈랄라수집관, 동진시장, 마포관광정보센터 등 연계해 둘러볼 곳도 많다.
난지도쓰레기매립장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생태 공원으로 거듭난 월드컵공원도 가볼 만하다.

월드컵공원은 5개 테마 공원(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으로 구성된다.

그중 해발 98m 언덕에 자리한 하늘공원에 오르면 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요즘은 가을의 전령, 은빛 억새 물결이 장관이다. 붉게 핀 댑싸리와 핑크뮬리도 황홀한 풍경을 선사한다.

기수정 기자 violet17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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