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대법원이 종교나 신념에 따라 군 복무를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를 형사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일 대법원의 무죄 판결에 대해 ‘사기 저하’를 우려하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입증할 수 없는 양심이 헌법적 질서와 가치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에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심의 자유는 대단히 중요한 가치임은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기본질서를 규정하는 헌법가치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지에 대해선 신중한 판단을 요한다”면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질서와 가치질서의 근간이 흔들리고 국가 안보이익이 방치되는 마당에 나온 판결이라 우려스럽다”고 힐난했다. 이어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의 마음은 어떤지와 현역병들의 사기저하 문제가 없는지 신중하게 짚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논평을 내고 “군대 갔다온 사람들은 다 비양심적인가? 이제 다 군대 못가겠다고 하면 나라는 누가 지키나?”라고 일침을 날렸다.
김 의원은 “이 정권은 어떻게 이렇게 국방력을 허무는 일만 골라가며 하는지 모르겠다”며 “북한군 복무기간은 남자 10년, 여자 7년이고, 이스라엘도 남녀 의무복무다. 우린 가고싶은 사람만 간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법원은 본래 사회를 뒤따라가며 청소해야 하는데 요샌 앞장서서 사회를 개조하려고 덤빈다. 법복 입은 좌파완장부대답다. 이들에게 법은 변혁의 도구일 뿐이다”라고 성토했다.
반면 이번 판결이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민주주의 정신을 반영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법원의 판결은 공동체와 다를 수 있는 자유를 명시해놓았기 때문에 공동체에서 차이가 난다고 해서 배제할 일이 아니라 같이 포용하고 국민으로서 함께 평등하게 살아가자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인권 선진국으로 한 걸음 내딛은 매우 중요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병역기피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도입한 이스라엘, 대만, 독일 같은 예에서도 이 제도가 도입되고 나서 수십만 명이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관리감독하면서 잘 해결해나가면 되는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은 1일 종교적 신념 등의 이유로 군 입대를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형사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날 양심적 병역 거부로 1,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던 오승헌씨에 대해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는 2004년 종교적 병역 거부자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판례를 약 14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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