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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만추에 만난 남국의 초록빛 바다…괌의 유혹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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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4시간이면 따뜻한 괌에서 휴양·쇼핑 즐겨

'닛코·PIC·쉐라톤·힐튼' 주요 4개 호텔 비교

뉴스1

투몬만에서 닛코 괌 호텔을 바라본 모습. (PHR코리아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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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뉴스1) 문창석 기자 = 새하얀 백사장을 지나 해변에 닿자 옅은 에메랄드빛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수면에 반사된 햇살은 반짝이며 이리저리 출렁였고, 발을 담근 얕은 바다의 미지근함에 나른한 기분이 들었다. 고개를 들어 본 코발트색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선명했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저편에선 작은 제트보트만이 흰색 물결을 가르며 서서히 움직였다.

만추에 접어든 한국과 달리 섭씨 25~30도를 오르내리는 괌은 따뜻한 남국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그중에서도 '괌의 와이키키'라고 불리는 투몬만(Tumon Bay)은 대표적인 휴양지다. 총 2km에 이르는 해변에는 산호와 총천연색 열대어로 가득했다. 서핑과 스노클링, 카약 등 다양한 즐길 거리도 있다.

괌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도 이곳 투몬이다. 해변을 따라 선 10여 곳의 특급 호텔에선 바다와 석양을 언제든지 바라볼 수 있다. 호텔 뒤편 도심에는 대형 쇼핑센터와 레스토랑이 밀집해 밤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휴양과 쇼핑을 모두 할 수 있는 데다 괌까지 4시간, 도심까지 15분이라는 거리상 장점도 있어 한국인들로 북적였다. 투몬의 대표적인 호텔 4곳의 특징을 정리해봤다.

◇남태평양의 '자연'을 만나다…닛코 괌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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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코 호텔 야경. (PHR코리아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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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몬만의 동쪽 끝에 자리한 닛코 괌(Nikko Guam) 호텔은 자연의 한 가운데에 있는 듯한 전경이 가장 큰 매력이다.

우선 서쪽 에메랄드빛 투몬 비치(Tumon Beach)와 동쪽 새파란 건 비치(Gun Beach)를 함께 조망할 수 있다. 호텔 동쪽 끝에는 원주민인 차모로족 처녀가 결혼을 강요하는 스페인 장교를 피해 연인과 몸을 던졌다는 '사랑의 절벽(Two Lovers Point)'도 있다. 460개 모든 객실에서 이런 남태평양의 다양한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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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코 호텔 객실에서 투몬만과 수영장을 바라본 모습 (2) © News1 문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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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우거진 숲 한가운데에는 호텔 수영장이 있다. 72m 길이의 워터슬라이드는 이 숲을 관통하도록 설계돼, 이색적인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수영장에는 바다와 이어진 입구가 있어 곧바로 백사장으로 나가면 된다. 카약·스노클링 장비를 빌려 체험하거나, 비치 파라솔·산책로에서 조용히 휴식할 수도 있다.

식당에서 느끼는 '오션뷰'도 남다르다. 호텔 16층의 중식당 '토리(Toh-Lee)'에선 투몬 비치를 220도 파노라마 형태로 보며 식사를 할 수 있어 하늘만 보이는 망망대해에서 식사하는 느낌을 받는다. 전은하 닛코 괌 호텔 차장은 "처음부터 '자연'을 고려해 설계했다는 게 닛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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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16층 중식당 '토리'. (PHR코리아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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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 때문에 최근에는 한국에서 '태교 여행'을 오는 젊은 부부들이 늘고 있다. 하늘과 바다로 둘러싸인 닛코에서 휴양을 즐기고, 근방 쇼핑센터에서 곧 태어날 아기의 옷을 대량으로 구매해 귀국하는 식이다. 이런 수요가 있자 최근에는 호텔 측도 임산부 마사지와 유아용품 선물 등이 포함된 '태교 카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객의 대부분이 일본인이라, 일본어 위주의 호텔 서비스를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한국인 위주로 개선하는 게 숙제다.

◇디즈니를 꿈꾸는 '어린이 특화 리조트' 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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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 워터파크 전경. (PHR코리아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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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괌에 온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PIC(Pacific Islands Club)를 선택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어린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맞춤 시설과 액티비티, 각종 프로그램 등이 구비된 리조트다.

PIC는 괌 최대 규모의 워터파크를 갖췄다. 메인풀을 비롯해 크기·종류가 다른 5개 풀로 구성됐다. 여기에 90m 길이의 워터슬라이드,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인공 수족관 등 70여가지 액티비티 시설도 있다. 야외 놀이터도 있어 물놀이와 병행할 수 있다.

워터파크의 '클럽메이트'는 PIC만의 특징이다. 스포츠 강습 자격을 갖춘 이들은 안전요원과 물놀이 친구의 역할을 동시에 한다. 11세 이하 모든 어린이에겐 물총·비치볼 등 놀이 용품도 선물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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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 마스코트로 꾸민 '시헤키 룸 © News1 문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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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의 마스코트로 꾸민 '시헤키 룸(Siheki Room)'은 PIC가 '어린이 특화 리조트'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일반적인 호텔 객실과 달리 알록달록한 색감이 특징인 이 방은 객실 벽면과 호텔 복도 곳곳에 귀여운 시헤키 캐릭터가 그려졌다.

침대의 높이는 아이들이 쉽게 올라올 수 있도록 30cm이며, 유모차와 유아용 식기, 시헤키 인형, 젖병 건조 스탠드 등 유아 용품도 갖췄다. 김영민 PIC 괌 매니저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디즈니랜드'가 되는 게 우리의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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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원형극장에서 관람하며 식사할 수 있는 '퍼시픽 판타지 디너쇼' © News1 문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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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이벤트도 있다. 호수 한가운데에 위치한 원형극장에선 밤마다 전통 공연과 뷔페를 함께 하는 디너쇼를 즐길 수 있다. 투몬만 너머 떨어지는 붉은 석양을 바라보며 식사하는 '선셋(Sunset) BBQ'와, 근방의 차모로 야시장에서 쓸 수 있는 음식·음료 바우처도 받을 수 있다.

PIC는 괌 최대 규모의 호텔인 데다 연중 점유율도 90%에 달해 늘 북적인다. 거기다 한국인이 전체 고객의 70% 이상 차지하는 등 '괌 속의 한국'으로도 꼽힌다. 편리한 한국어를 쓰며 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PIC는 좋은 선택이다. 다만 '너무 한국 같다'는 건 모처럼의 해외여행에서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고급과 세련됨의 조화…'자연 속의 성' 쉐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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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라톤 괌 호텔 전경 (PHR코리아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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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여행 대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쉐라톤 라구나 괌 리조트(Sheraton Laguna Guam Resort)가 있다. 동쪽은 푸른 숲, 서쪽은 파란 바다와 마주한 새하얀 외관은 한적한 자연 속에 들어선 성(城) 같은 느낌을 준다.

쉐라톤은 투몬만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하갓냐만(Hagatna Bay) 동쪽 끝에 자리했다. 아이보리 컬러 대리석과 갈색 원목의 투톤으로 된 로비, 프론트 뒤 나무 선반에 가득한 수십 개의 촛불 등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여유롭고 정적인 이국의 정취가 느껴진다. 내부의 318개 모든 객실에선 새파란 남태평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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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라톤 괌 인피니티 풀. (PHR코리아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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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라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다와 맞닿아 있는 듯한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이다. 시야가 탁 트인 바다의 수면과 일직선을 이뤄 바다에서 수영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인피니티 풀을 낮에 방문한 휴양객들은 카메라 렌즈를 바다와 하늘 사이에 맞추고 한참동안 '인생샷'을 찍기에 바빴다. 밤에는 보라색 인공 조명과 하얀 달빛이 만나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괌에 있는 5개 호텔 인피니티 풀 중 제일 크며,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최적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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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야경. (쉐라톤 라구나 괌 리조트 공식 인스타그램)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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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풀과 호텔 사이에 있는 에메랄드빛 라군(Lagoon)도 빼놓을 수 없다.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살려 만든 작은 폭포와 야자수, 다리 등이 남국의 정취를 더한다. 카약·카누로 근처의 알루팟(Alupat) 섬까지 가는 액티비티와 스노클링·제트스키 등 해양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밤에는 석양과 괌 전통 공연을 보며 BBQ 뷔페 식사를 하는 시간도 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쉐라톤을 추천할 만하다. 다른 호텔 수영장은 이용객으로 북적였지만, 상대적으로 쉐라톤은 그렇지 않아 가끔은 수영장을 전세 낸 듯한 기분도 들었다. 쉐라톤이 자체 개발한 시그니처 침대도 호텔의 세련됨을 더한다. 최고급 매트리스에 추가 매트리스를 더해 편안함과 숙면을 끌어냈다.

◇외관·식당·수영장…모든 게 '이국적인' 힐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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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 괌 호텔 객실 내부. 창 밖 테라스 너머로 투몬만이 보인다. © News1 문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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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몬만의 서쪽 끝에 자리 잡은 힐튼 괌 리조트&스파(Hilton Guam Resort & Spa)는 외관부터 다양한 열대식물에 둘러싸여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의 휴양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최적의 숙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힐튼 방문 고객의 국적 비중(2018년 기준)은 한국과 미국이 각각 31%씩으로 비슷하다. 일본은 20%, 나머지 18%는 기타 국적이다. 한국인이 전체 고객의 70%를 차지하는 PIC와 비교하면 골고루 분포된 셈이다. 전 세계에 알려진 '힐튼'이라는 브랜드를 보고 다양한 국적자들이 방문하는 것으로 보인다. 차인 힐튼 괌 리조트 부장은 "분위기가 어느 한 국가로 쏠리지 않아 호텔에 들어서면 외국에 왔다는 걸 실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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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수영장 © News1 문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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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은 다양한 6곳의 식당을 보유한 점이 특징이다. 괌의 다른 호텔들이 2~3곳의 식당을 갖춘 것과 비교된다. 전 세계에서 방문하는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다. 우선 메인 레스토랑에선 괌 전통 음식과 세계 각국의 음식이 제공된다. 그 밖에 괌에서 유일한 시푸드 레스토랑, 수영장에 위치한 야외바, 모던한 분위기의 퓨전요리 레스토랑, 괌 전통공연을 보며 식사할 수 있는 야외 바비큐 등이 있다.

3개의 다른 콘셉트를 가진 객실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이 중 인상적인 건 '호텔 속의 호텔'을 내세운 '더 타시(The Tasi)'다. 메인 로비에서 2분가량 걸어 타시 입구에 들어서면 열대 나무가 우거진 라운지가 있어 마치 실외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또 다른 호텔'이란 콘셉트에 맞게 타시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프런트 데스크와 조식 뷔페 등이 있다.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가까운 오션뷰와 쇼핑몰 셔틀버스 서비스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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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 호텔 속의 또 다른 호텔 '더 타시' © News1 문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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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6개의 수영장도 힐튼의 매력이다. 바다와 마주한 인피니티 풀과 수구를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풀, 어린이를 위한 키즈 풀 등이 있다. 수영장과 연결된 해변에는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산호초가 있어 스노클링에도 최적의 장소다. 밤의 수영장은 야자수 나무와 은은한 달빛, 인공조명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가 절정을 이룬다.

전반적인 호텔 분위기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어, 어떤 여행자가 와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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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야경 © News1 문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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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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